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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James Aug 04. 2024

선한 의도 뒤에 가려진 것들

2024.8.4.


주고받는 삶.

우리는 살면서 무언가를 주고받는다.

물건뿐 아니라 말과 행동,

감정과 생각을 서로 옮긴다.

그 대상이 사람만은 아니며

혼자 산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지금도 들숨과 날숨을

자연과 바꾸고 있다.


누군가와 함께 할 때 주고받는

대부분의 언행은 어떤 뜻을 담고 있다.

단순한 감정 표현일 수도 있고

계산적인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

여기에는 자신의 계획대로

상대방을 유도하고 바꾸려는 목적이 숨어있다.

좋은 쪽이든 그렇지 않은 쪽이든.


사람은 이기적 동물이라고 하는데

또한 사람은 다른 이를 돕기도 한다.

순수한 선의에 따라,

책임감이나 시선 때문에 마지못해,

아니면 자기 이익을 위한

일종의 제스처일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마음대로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선의나 이익을 위한 도움은

대개 자발적인 듯하다.

책임감이나 시선을 의식한 도움은

결과적으로는 자발적이더라도

시작은 자기 외부에 있다.


출발이 어떻든 화자에서 떠난 어떤 메시지는

청자에게 닿아 일련의 반응을 이끌어 낸다.

다가온 정보를 해석하고

겉뜻과 속뜻을 구분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에 알맞은 대응을 하고

새로운 메시지를 제시하기도 한다.

화자와 청자는 입장이 바뀌고

다시 위의 과정을 반복한다.

이렇게 사람은 의미를 주고받으며 산다.


선한 의도에 따른 도움이

항상 긍정적이지는 않고

선한 의도 뒤에 가려진 것들이

잘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의미를 받아들일 때

오해할 수도 있고

처음과 나중의 환경이 바뀔 수도 있다.

당시 좋았던 상황이 지나고 보면

달라져서 입장이 바뀔 수 있다.


또는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악의를 품은 속임수일 때도 있다.

본인의 어려운 처지나 억울함을 호소하며

동정을 구하다가 본심을 드러내

이익을 취하기도 한다.

함정 위에 덮인 수풀 뭉치에 가려

함정 바닥에 도사리는 가시에 찔리기도 한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사람을 믿지 못하고

호의를 거부할 수도 있다.


사실 겉뜻과 본뜻을

완전히 구별하고 파악하기는 어렵다.

일본인들의 대표적인 가치관 중

다테마에(建前)와 혼네(本音)가 있다.

다테마에는 상대방에게 드러내는 마음(겉마음),

혼네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속내(속마음)라고 한다.

일본은 이것이 고유의 문화로 자리 잡을 만큼

다른 나라보다 그 구분이 확실하다고 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데

때로는 가느다란 믿음 한줄기에 의지해

관계를 이어가야 할 때도 있다.

쉽지 않다. 속을 때도 당할 때도 있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 참 어렵다.

어찌하면 좋을까.

휴, 잠깐 쉬자.


선한 의도 뒤에 가려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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