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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James Oct 16. 2024

버림받는 것에 대해 써라

2024.10.16.


버림받음.

어떤 관계에서 떨어져 나가 버림이다.

자발적 선택보다 강제적 강요의 결과다.

버림받는다는 건 '버림'이란 행위를

누군가로부터 '받는' 일이다.

버림을 주는 주체가 있고

버림을 받는 대상이 있다.

버림받는 건 쓸쓸함과 고통,

고립과 고독, 좌절과 절망을 내포한다.

스스로 한다면 독립이 될 수 있어도

그렇지 못하면 추방, 축출이다.


버림받은 적이 있나.

또는 누군가를 버림받게 한 적이 있나.

버림받은 상처와

버림받게 만든 슬픔이 충돌했다.

사람은 살면서 버림을 주고받는다.

대개 물건의 경우가 많고

인간관계에서도 드물지 않다.

연인이 만나다 헤어졌다.

누군가 먼저 이별을 말했으리.

그 사람은 버림받았고

이 사람은 버림을 주었다.

두 사람은 비애 속에서 아픔을 나눴다.

서툴고 모자란 사람이라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하고

손을 놓아버렸다.

상대방에게 잊을 수 없는 비탄을 주고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통탄을 주었다.

자기 삶을 이끌고 선택할 힘도 뜻도

부족했다. 삶은 진실에서 분리되고

조각나 깨져버렸다.

먼지가 날리고 비틀거렸다.


지난 시간으로부터

영영 버림받을 뻔했던 미래는

먼저 용기를 내어준 그 사람 덕분에

다시 불을 피웠다. 이제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물에 꺼지지 않는

영원의 횃불이 되어 영혼을 비추리라.

그들은 다시 씨앗을 심었다.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모른다.

그건 잘라내고 쪼개어 알아내는 게 아니라

심어보아야 알 수 있다. 물을 주고

햇살을 쬐어주고 바람을 머금게 해 주어

키워내며 깨닫는 것이다. 그렇다.

다시 심은 건 사랑과 희망의 씨앗이다.

버림받았던 시기를 거름 삼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테니까.

우리에 대해 진심 어린 애정 없이

멋대로 떠들어대는 무리들의 신변잡기는

조용히 접어두리라.

삶에서 진짜로 소중한 그것을 간직하자.

그대와 함께 손을 잡고.


버림받는 것에 대해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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