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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친절한 James
Nov 14. 2024
꽁꽁 얼어붙었던 사흘간
2024.11.14.
한여름은 옛날이 되었고 가을도 지나갔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반팔 티에 카디건으로 충분했던 기온이
영하권으로 곤두박질쳤다.
새해 첫눈이 내린 곳도 있었다.
교통 통제도 있었다고 하니
겨울이 성큼 다가왔구나. 어느새.
X는 달력을 바라보았다.
지난주가 유난히 추웠다.
금요일부터 주말 내내 그랬다.
말 그대로 꽁꽁 얼어붙었던
사흘간이었다고 할까.
창문마다 성애가 보호막처럼 내렸다.
아침에 환기하려고 창을 열면
따가운 추위에 깜짝 놀랐다.
쪼아대는 한기가 바늘처럼 얼굴을 찔렀다.
주말에 어디 갈 엄두가 안 났다.
집 가까운 브런치 카페에 겨우 들러
늦은 아침을 먹은 게 다였으니까.
엉겨 붙은 입김을 닮은 솜털구름이
딱딱하게 굳어 하늘에 박혀 있었다.
해가 뜨면 좀 녹아내리려나.
아직 어둑한 출근길 차창으로 올려다본
하늘에 새겨진 풍경 한 점 흘러갔다.
세찬 찬바람이 불면 얼음 조각이 떨어질까.
혹시나 누가 다치면 안 될 텐데.
X는 옆 차선으로 들어서며
피식 웃음이 났다.
괜한 걱정을 했나.
라디오는 고즈넉한 클래식을 흥얼거렸다.
지금과 딱 알맞은 분위기, 좋네.
X는 손가락을 까딱까딱,
고개를 흔들흔들 움직였다.
아, 이 어려운 시대 속에서
작은 휴식을 주는 음악 한 조각을
입에 머금고 꼭꼭 씹어보자.
달콤 씁쓸한 맛이 나는 것 같아.
약간 담백한 느낌도 있네.
아무튼 좋아. 차가 좀 막혀도
기분은 상쾌하니까.
겨우내 겪을 추위를 미리 겪었다.
앞으로도 더 추워지겠지만
괜찮아, 겨울이 그렇지 뭐.
이 또한 지나가리라.
봄을 품에 그리며
오늘을 맞이한다.
X의 차가 신난 걸음을 재촉하며
잠이 덜 깬 고속도로를 달려 나갔다.
꽁꽁 얼어붙었던 사흘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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