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의진이는 매일 지각을 한다. 대개 초등학교는 9시에서 9시 10분 사이에 수업을 시작한다. 앉아서 가방도 내려놓고, 물도 한 모금 마시고 친구들과 인사도 하려면 최소 10분 전에는 교실에 들어와야 시작시간부터 수업을 시작할 수 있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9시 10분 부터 수업이 시작되고, 고학년은 8시 40분까지, 저학년은 9시까지 등교를 권고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40분에서 50분 사이에 학교에 온다. 우리 반은 글쓰기나 체조, 식물 물주기등의 아침활동을 하기 때문에 50분까지는 등교하고 있다.
그런데 의진이는 보통 9시 넘어 오거나 아예 수업이 시작한 다음에 교실문을 열고 들어서기도 한다. 일곱살 동생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오기 때문에. 5학년 언니는 귀찮다고 먼저 학교로 가고, 출근준비로 바쁜 엄마는 아홉살 의진이한테 막내를 맡긴다. 집 앞에 있는 유치원이라지만 아홉 살짜리가 일곱 살짜리 동생을 등원 시킨 후 학교로 오다보니 늦게 교실 문을 들어서게 된다.
아이 걸음으로 부지런히 걷는 일곱살과 아홉살의 아침풍경을 생각하면 마음이 저리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 의진이가 힘들어하거나 불편해 한다면 어렵게라도 어머니께 말을 전해볼텐데, 그러지 않으니 나도 입을 다문다. 그래도 내년이면 동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니 아침에 조금 더 여유가 생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