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어라 Nov 30. 2021

비오는 화요일 출근길


지금 몇 시지? 

불길한 예감에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자마자 침대에서 튕기듯 벌떡 일어났다. 

평소 집을 나서는 시간에 눈을 뜨다니. 

난리 났다. 

서둘러 세수를 하고 대충 옷을 꿰입었다. 

머리는 질끈 묶고 아침은 생략한다. 

아이들 옷도 못 챙기고, 먹을 밥도 못챙기고 그냥 뛰쳐나왔다. 

이런, 비 오잖아!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우산을 들고 나온다. 

앱으로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 부랴부랴 나오니 신호에 걸린 버스가 보인다. 

뛰어야한다! 

운동화 신고 나오길 잘했지. 

물을 튀기며 정류장까지 뛰어가니 버스가 딱 맞춰 온다. 

자리에 앉아 아이들 자가진단앱을 켜고 체크한다. 

몇 정거장 뒤면 내려서 환승해야한다. 

바로 환승할 수 있으면 다행이고 아니면 지각이다. 

내려서 또 신호등을 건넌다.

뛴다. 

다행히 환승할 버스가 바로 왔다. 

안 뛰었으면 놓쳤을거다. 

뛰길 잘 했다고 3분 전의 나를 칭찬하며 버스카드를 찍는다. 

한 손은 손잡이를 쥐고 다른 손엔 우산을 들었다. 

평소보다 늦은 시간의 버스는 평소와 다른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교복 입은 학생들이 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안쓰럽다. 

연민을 거두고 내려야할 정류장에 맞춰 벨을 누른다. 

카드를 찍고 내린다. 

우산을 펴고 걷는다. 

도착이다. 


늦은 만큼 정신없이 오전을 보내고 나니 점심이다. 간단히 먹고 잠시 숨을 돌리려 오전을 떠올려보자니 그만 숨이 차올랐다. 심호흡하고 기운을 모아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 일주일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