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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안이혜 Sep 11. 2019

5. 캡틴 아메리카 vs 아이언맨

올라플이 필요한 이유


당신은 아이언맨입니까?


나는 영화를 그다지 즐겨 보는 편은 아니지만, 어벤저스 시리즈만큼은 꼬박꼬박 챙겨 본다.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 토르 등으로 대표되는 어벤저스를 보면서 현실에서의 그들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아이언맨은 단연 독보적인 캐릭터이다.

세계 최고의 부자인 데다 똑똑하고 명석한 그는 첨단 과학기술의 총체인 아이언맨 슈트를 개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아이언맨 슈트는 미래 기술이 종합 선물 세트처럼 담겨 있다.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는 아이언맨 슈트의 이 곳 저곳에서 시작된다.

아이언맨이 걷는 곳에는 환호와 찬사가 따른다.


반면, 가장 무난하고 심지어 약해보이기까지 하는 것은 캡틴 아메리카이다.

그는 관객들의 눈을 휘둥그레 하게 할 만한 무기나 능력을 지니지 않았다.

조금 남다른 것이 있다면, 출연자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훤칠한 외모와 듬직한 성품?

다소 평범해 보이는 그는 놀랍게도 어벤저스 팀의 캡틴이다.



어벤저스는 다양한 스페셜리스트들의 총체이다. (출처: www.marvel.com, 2019년 개봉한 엔드게임 포스터)



캡틴 아메리카는 어떻게 캡틴이 되었을까?


캡틴 아메리카가 총과 같은 무기를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는 주로 둥그런 방패를 매거나 들고 다니는데, 제2차 세계 대전 과정에서 만들어진 이 방패는 이후 다시는 만들 수 없어지면서 캡틴 아메리카의 것이 되었다.

최선의 공격은 방어라고 외치는 그의 방패는 어벤저스 팀의 중재자이자 리더로서 그의 역할을 대변하기도 한다.


어벤저스 팀은 말 그대로 스페셜리스트의 집합이다.

그들은 각기 괄목할 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이는 대체 불가능하다.

그들은 각자가 경험으로 알고 있는 성공 방식이 있으며, 지구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자신의 주장을 굽히려 하지 않는다.

목소리가 높아지고 대립이 극에 치달을 때, 캡틴 아메리카는 이를 중재해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도록 한다.



올라플은 아이언맨일까, 캡틴 아메리카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라플은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중간의 어디쯤에 위치한다.

실망스러운가? 하지만 다 이유가 있다.


올라플은 대개 아이언맨과 같은 화려한 인상의 인물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언맨의 화려함은 스페셜리스트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입이 떡 벌어지는 산출물을 안고 나타나는 디자이너, 개발자를 만나면 나도 모르게 경외감이 든다.

따봉, 따따봉, 슈퍼 그뤠잇을 외치게 하는 그들은 진심으로 그들의 분야에 탁월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

그런 면에서 올라플은 캡틴 아메리카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럼, 올라플은 캡틴 아메리카인가?

그렇지만은 않다.


아이언맨이 슈트를 입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스페셜리스트들에게는 그들의 장끼를 극대화하기 위한 여건이 필수 불가결하다.

여기서 여건이라 함은, 시간, 장소, 도구 등을 비롯하여 비용, 커리어에 미칠 영향 등의 부차적인 것을 포함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업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1인 다역이 필수이다. (출처: Photo by Austin Distel on Unsplash)


그럴 때, 올라플들은 화려하게 꽃을 피운다.

동일한 여건에서 경쟁해야 할 때에는 스페셜리스트에게 자리를 내어주지만, 스페셜리스트가 재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올라플들이 나서 그들이 지닌 B급 능력을 묶어 A급 성과를 낸다.

이때 올라플들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난다.

"오, 자네 이런 사람이었어?" 하는 말을 듣기도 하고.


주로 이런 환경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혹은 중견기업 이상 규모의 기업 안에서도 빠른 업무 처리를 요구받는 업무 분야 또는 특정 업종의 기업들에서 주어진다.


따라서, 구직 혹은 창업을 고민하는 젊은이들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자신이 스페셜리스트, 제너럴리스트, 올라운드 플레이어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직무 혹은 그에 맞는 직능을 개발하는 것보다 자신의 성향, 능력 등이 위의 세 가지 중에 어느 것과 같은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도 하겠다.


타고난 감각과 능력이 있다면 재빨리 스페셜리스트의 흔적을 따라 커리어를 쌓아야 하고, 통합과 중재의 능력이 훌륭하다면 제너럴리스트로서 길을 걸어야 한다.

올라운드 플레이어는 제너럴리스트의 역량을 바탕으로 스페셜리스트에 이르지 못한 몇 가지 재능을 탑재한 이들이니, 자신을 객관화하여 들여다 보고 역량이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곳에 스스로를 가져다 놓길 바란다.



어벤저스 팀이 모두 아이언맨이었다면, 지구는 더욱 안전하고 평화로웠을까?


답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조심스레 짐작해 볼 수 있다.

과연 그 아이언맨이 모두 같은 편이었겠냐고.

누군가는 또 그 안에서 "world peace"를 위하여 애쓰지 않았겠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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