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행, 그리고 숙소

by 조병원

23년 10월 2일 아침 일찍 일어나 10시 40분에 떠나는 고속철을 탑승했다.

광저우 남역에서 홍콩 서구룡역까지는 약 52분이 걸렸다. 덕분에 점심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만, 그날따라 사람들이 바글바글거려서 입국심사를 통과하는데 약 2시간이상 걸렸다.

지루한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려서 내 차례가 되었을때, 워킹홀리데이를 증명하는 e-visa 를 보여주니 심사관이 여러차례 확인하고 랜딩슬립을 여권에 껴서 내게 돌려줬다.

"这就结束了吗?"

지금까지 항상 중국에서는 비자를 붙여왔기에 내게는 이런 조그만 종이 하나가 진짜 워킹홀리데이로 입국되는건지 확인하고 싶었다.

'아니... 이거 진짜 비자 맞아?'

진짜 이게 끝인가요? 두어차례 질문했는데, 심사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안으로 들어가라고 손짓했다. 여기에서 주의할점은 이 종이처럼 생긴 랜딩슬립을 잘 확인해야하는 것이다.

'Visitor - Permitted to remain'

이렇게 적혀있으면 관광객으로 입국한 것으로 나중에 이 사실을 모르고 계속 홍콩에 체류했다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Permitted to remain'

앞에 Visitor 가 없어야 제대로 랜딩슬립을 받은 것으로 홍콩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는 분들은 각별히 주의바란다.

실제로 워킹홀리데이로 입국한 것으로 알고 체류하다가 단속되어 불이익을 받은 워홀러들의 사례가 있기때문에 입국부터 확인을 잘하자!

"후... 힘들어."

중국보다 더운 공기로 가득찬 10월의 홍콩에서 나는 캐리어와 가방을 매고 주변을 헤매었다.

"일단 옥토퍼스를 사야하는데..."

서구룡을 나오면 바로 지하철을 타는 공간이 나오기때문에 나는 주위를 둘러보다 옥토퍼스를 무인으로 발급하는 기계를 찾고 그 곳에서 발행을 시도했다.

1차 시도는 실패.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위챗과 알리페이를 자유롭게 사용하던 나는 그 순간 중대한 사실을 알았다. 중국인은 홍콩에서 사용가능하지만, 외국인은 중국 계좌로 연동되었어도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왜 차별하냐?...

결국 아무생각없이 왔던 나는 근처의 환전 창구에서 중국돈을 홍콩 달러로 바꾸고 Circle K 라고 적혀진 편의점에서 옥토퍼스를 구매했다.

참고로 옥토퍼스에도 종류가 있다고 여러 검색사이트에 차이점을 나열한 것들이 있는데 오히려 그런 글들은 방해만 된다. 뭔가 헷갈리기만 하고 내가 뭘 사야하는지 혼란만 오는 느낌이다.

홍콩에 1년 거주할 예정이므로 우리는 그냥 Adult 적혀진 카드를 사면 된다. 어차피 그냥 옥토퍼스 달라고 얘기하면 알아서 관광용이 아닌 현지용으로 준다.

가격은 200HKD 였고 150HKD 가 자동으로 충전되어 있다. 그 카드를 들고 미로와 같은 홍콩 지하철역에서 또 다시 멍때렸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위대한 구글맵이 있다. MTR 무료 와이파이도 빵빵하기때문에 유심이 없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구글맵의 도움을 받아 다행히 내가 가야하는 센트럴역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홍콩역으로 1정거장 이동하면 되는데, 멍청멍청했다.

내가 특수한 경우라 고속철을 이용해 서구룡으로 홍콩 입국을 했지만, 워홀을 준비하는 분들의 99%는 홍콩 공항으로 입국할 것이다.

만약 센트럴쪽으로 가야하는 워홀러분들은 공항철도로 쭉 가서 그냥 홍콩역에서 내리면 된다. 센트럴역과 홍콩역은 도보 5분거리니까.

무거운 캐리어를 낑낑거리며 도착한 홍콩에서 나는 또 다시 욕을 내뱉었다. 숙소가 있는 곳까지 경사가 너무 심했다.

당시에는 에스컬레이터의 존재를 모르고 있어서 그 경사과 계단 하나하나 캐리어를 이끌고 올라갔다. 역시 나는 멍청멍청했다.

여러분들 혹시라도 센트럴에서 일하실 계획인 워홀러분들은 'DON DON DONKI' 를 검색해보자! 그 옆에 간편하고 신속하게 올라갈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발견 할 수 있다.

'안녕하십니까. 저희 숙소는 현관 카드키로만 열 수 있어서 도착하시면 연락주세요. 제가 내려가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숙소 도착해서 메세지 남겨드립니다.'

숙소 앞에서 K사장님이 알려준 S씨의 연락처로 연락을 하니 1분 후 그가 내려왔다. 나보다 1살 어린 96년생이었다.

그의 안내로 들어간 숙소의 첫 이미지는 마초향이 가득한 곳이었다. 중국에서 나름 괜찮은 방에서 지냈던 내게는 지옥과 같은 곳이다.

"이야... 참 쉽지않아보이네요."

"네네... 저보다 형이니까 말씀 편하게 하세요. 그래도 숙소 나름 적응하면 괜찮으실거에요."

글쎄... 적응 가능할까 싶다...

진짜 도망가고 싶었다.







keyword
이전 02화홍콩에서 일 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