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by 조병원
K대리님, 저 퇴사하겠습니다.


전날밤 정성스럽게 적어놓은 사직서를 제출하며 나는 떨리지만 담담한 목소리로 의견을 표출했다.

내 무지막지한 퇴사 선언을 옆에서 들었던 K대리는 무심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M 차장을 소환했다.

“병원이 퇴사한다네요.”

“왜?”

“저도 모르죠.”

8월말 무덥고 습하던 중국 광저우의 사무실에서 나는 그렇게 퇴사 절차를 밟고 있었다. 여러차례 면담 절차를 거치고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중국으로 출장온 대표이사와의 면담을 모두 끝내자 더 이상의 퇴사 만류는 없었다.

“너 내년이면 대리 진급인데, 진짜 퇴사할거야?”

여러차례 우려먹는 그놈의 진급보다는 나의 꿈이 더 중요했다.

“야, 너 어디 가서 지금 월급보다 돈 더 받기 진짜 힘들어.”

지금의 월급이 나의 평생을 결정짓기 힘듬을 나는 알고있었다. 주재원 월급... 확실히 나는 또래 평균보다 많은 월급을 받고있었다.

글쎄 월급은 중요하지만, 내가 이 회사에 지원한 이유는 직업에 욕심이나 급여에 관련된 것이 아니었다.

그저 결혼을 약속한 중국인 여자친구와 가까웠기 때문에 지원한 주재원이었다.

월급이 많으면 좋지만, 결국 언젠가는 중국을 떠나야하는 파리목숨과 하등 다를게 없는 이 입장을 바꾸고 싶었다.

“지금 경기가 좋지않은데, 홍콩 가서 식당 일 배워서 어디 성공할 수 있겠어?”

대표이사는 내게 현실이 녹록치않음을 30분동안 쭉 늘어놓았었다. 내가 홍콩 워킹홀리데이를 선택한 것은 그 말처럼 중국에서 식당을 창업하기전 요리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아무것도 모른채 식당을 창업하기는 힘드니까.

“그래도 해보고싶습니다.”

9월 한달간의 인수인계 기간을 가지며 퇴사와 함께 가지는 후련함과 불안함이 한달내내 나를 지배했다.

이 글을 읽을 많은 분들도 공통적으로 느낄 감정.

두려움과 불안함이 공존하고 두근거리는 설레임과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며...

언제나 적응하고 익숙한 환경을 스스로 내려놓고 낯설고 새로운 곳으로 떠난다는 것은 쉬운 선택지는 아니다.

혹자는 직장을 때려치고 홍콩을 선택했거나,

혹자는 학교를 자퇴 또는 휴학하고 홍콩을 선택하거나,

혹자는 군대를 전역하고 홍콩을 선택할 수도 있다.

각양각색의 이유로 홍콩을 선택하고 나와 비슷한 감정을 가진 여러분들을 환영한다.

나의 1년간의 경험이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첨언하자면 어째서 이 지옥같은 홍콩을 선택했는지 의문이다만, 필자는 지옥문을 두드리는 후배들을 기쁜 마음으로 두 팔 벌리고 환영한다.

진짜.

레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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