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홍콩 워킹홀리데이를 선택한 이유는 중국 광저우와 가까운 이유도 있었지만, 우연히 여러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한식당 공고들을 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
기본 조건들은 거의 비슷했다.
주 6일 근무, 10시간 또는 12시간 근무, 왕복 항공권 지원, 언어교육 지원, 급여 18000HKD ~ 25000HKD 등
상기 조건에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략 이정도에서 왔다갔다했다.
그중에서 나는 J식당을 선택했다.
대부분 한식당 채용공고였기때문에 선택지도 별로 없었지만, 나는 어차피 식당을 창업할 것이라서 크게 상관이 없었다.
8월초부터 눈여겨봤던 J식당의 공고를 즐겨찾기로 추가했다가, 퇴사를 결정한 나는 23년 8월 25일 드디어 연락처를 추가하고 K톡으로 연락을 시도했다.
'안녕하세요. F 사이트에서 공고 보고 K톡 추가했습니다. 광저우 주재 근무로 공고상의 번호 추가하여 늦은 시간 연락드린 점 죄송합니다. 요식업에 이전부터 관심이 많아 주방 보조로 근무 가능한 곳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혹시, 현재도 J식당 4호점 근무 인원 모집중에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답장은 3분만에 왔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그럼 현재는 중국에서 근무중이신건가요?'
'답변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맞습니다. 광저우에서 근무중입니다. 현재 9월말까지 업무 인수인계 끝내고 퇴사 후 홍콩 워킹홀리데이 계획중입니다.'
'네 반가워요 혹시 나이는 어떻게 되시나요?'
홍콩의 워킹홀리데이는 만 30세까지 가능했기때문에 아마 그걸 먼저 확인하는 것 같았다.
'95년 2월 2일 만 28세입니다.'
내 답변을 들은 K사장님은 이내 장문의 메세지를 보냈었다.
'저희는 9월 7일 오픈 예정이고 현재 워홀 직원은 남자 8명 여자 3명 예정입니다. 현재원 남자 7명 여자 3명이에요. 숙소는 2군데이고 남자 4명이 같이 생활합니다. 여자는 3개의 숙소에서 각 4명이 같이 생활합니다. 숙소는 홍콩 워홀 숙소 컨디션중에는 최상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픈이 9월초인데다가 주방에 있는 친구들이 어린 친구들도 있다보니까 오신다고 하면 인수인계 및 넘어오는 시기가 빠르면 좋긴해요. 근무조건이나 다른 궁금한 사항은 혹시 있으실까요?'
가장 궁금했던 건 워킹홀리데이 비자의 신청 방법이었다. 내가 직접 신청해야하는지 어떤지 그때는 알 수 없었다.
'워홀은 진행하신다고 하면 필요 서류를 알려드릴거고 주시면 저희가 진행할거에요.'
다행히 비자 신청을 직접 하지않아도 된단다. 가장 궁금했던 문제는 금방 해결이 되었다. 역시 궁금한 건 연락해서 바로 물어봐야한다. 그렇게 나는 K사장님이 보내준 메일로 내 이력서를 송부하고 퇴사절차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튿날 K사장님은 내가 진짜 홍콩에 올건지 확인하는 메세지를 남겼다.
'네 고민 많이 했습니다. 사직서는 내일 제출 예정입니다.'
면접 절차도 없이 그렇게 근무 약속을 잡은 나는 이게 진짜 맞는건가? 의심하기도 했고 이게 취업사기는 아닌지도 조금 고민했다.
이렇게 메세지 몇번으로 일을 구한 적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력서는 잘 봤어요. 주재원에 연봉도 저희 근무조건보다 높고 하시던 일이 아닌데 지원을 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앞으로 요식업 창업 계획중에 있습니다. 워킹 홀리데이도 꼭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기에 꼭 지원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금일 사직서 제출에 후회하지않습니다.'
그렇게 홍콩 워킹홀리데이 비자 신청도 전에 나는 홍콩에서 한식당 취업을 확정지었다. 3일뒤 K사장님과 공동 사장인 L사장님이 같이 있는 단톡방이 만들어졌고 워킹홀리데이 비자 신청 서류도 그 곳에서 전달받았다.
1. 여권 사본 (스캔 후 이미지 파일)
2. 증명 사진 (스캔 후 이미지 파일)
3. 영문 주민등록 초본
4. 영문 잔고증명서 (20,000HKD 이상)
5. 영문 여행보험증서 1년 (삼성 다이렉트가 가장 저렴)
-> 보험 적용 시작 날짜는 입국 날짜로
준비하는 서류는 간단했다. 그 중 여권은 사증면이 거의 안남아서 광저우 영사관에 재발급을 신청했고 그 이유로 9월 10일에 필요 서류 전부를 메일로 발송했다.
증명사진은 3.5 * 4.5 규격의 여권사진을 보냈었는데, 크게 상관이 없었고 영문 잔고증명서는 K뱅크로 해결했다. 내 주거래 은행은 M금고였는데 직접 방문이 아니면 영문으로 잔고증명서를 발급할 수 없어서 비대면으로 계좌 개설 후 홍콩달러로 변환해서 증명서를 발급했다.
증명서 발급 후 돈은 다시 내 주거래 계좌로 이동시켰다.
영문 여행보험증서는 K사장님이 보내준 삼성 다이렉트로 가입했다. 대충 보장보험 전부 빼버리니 한화 1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해결이 가능했다.
'주방도 홀도 멀티로 배워. 우선 먼저 온 친구들이 있으니까 홀 먼저해'
주방을 지원했던 나는 그렇게 홀 포지션을 갖고 홍콩에 가는 걸로 되었다.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병원아 주방 잘 배워라. 힘들어도 기회 주는거니까 그리고 조리화 사와야해'
2주뒤 단톡방에 L사장님이 남겨준 메세지는 주방 포지션으로 변경됨을 알려주는 메세지였다. 홀보다 주방을 원했던 내게는 굉장히 좋은 소식이었다.
조리화는 중국 T사이트에서 금방 구입했고 9월 27일 드디어 마지막 근무를 끝낸 나는 10월 2일 홍콩으로 떠나기전 필요한 모든 짐을 정리하고 광저우 남역에서 홍콩 서구룡으로 가는 고속철에 몸을 맡겼다.
바야흐로 홍콩 워킹홀리데이의 첫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