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취업학개론 Oct 18. 2020

취업은 작은 성공들의 합이다

스펙업을 비롯한 취업 사이트 질문과 답변을 보면 졸업 학교, 학점, 어학점수, 공모전 수상 개수, 대외활동 회수 등 스펙 검증을 위한 질문들이 상당히 많이 올라온다. 저자의 경험으로는 이러한 수치 자체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일련의 활동들을 통해서 본인만의 실력과 경험, 그리고 이야기를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세대가 취업 준비를 할 때 취업 트렌드를 보면 대외활동, 그리고 이를 통한 스토리텔링이었다. 지금은 우리 세대가 취업할 당시만큼 공모전이나 대외활동이 많지 않아 보이고, 기업이나 학생들도 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때문에 단순히 교외 다양한 경험을 하라는 말씀은 드리지 못하겠다. 


하지만, 꼭 트렌드에 의한, 트렌드를 위한 대외활동, 교외활동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관심 가지는 분야에 대한 경험은 필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취업 준비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옳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이력서를 쓰고 면접관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필히 보여줘야만 하는데 성실한 학교 생활과 공부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연애를 예를 들면, 좋아하는 이성에게 매일 같은 장소, 같은 음식, 같은 데이트 코스만 간다면 과연 상대가 애정을 느낄 수 있을까? 물론, 성향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보다 나의 애정을 보여주기 위해서 새롭고 더 참신하고 생각이 깃든 데이트를 준비하지 않을까? 이런 관점에서, 대외활동은 트렌드이기 때문에, 이력서에 한 줄 넣어야 하기 때문에 해야만 하는 숙제 같은 것이 아니라 반대로, 내가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해야만 하고, 했어야만 하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특히, 자격증, 공모전, 대외활동의 규모가 객관적으로 크고 작음도 중요하겠지만 어떤 사유로 해당 일을 준비하였으며 얼마나 열과 성을 다해 참여하였는지, 관련 활동을 통해 얻은 결과가 자신의 진로를 준비하는데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가 중요하다. 연애로 돌아가 보자. 예쁜 공간에서 이벤트를 준비하는 데 있어, 돈을 주고 업체에 맡겨 준비하는 것과 직접 혹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풍선도 불고, 손 편지도 쓰고 비교해 보자. 결과물은 동일할지 모르겠으나 이벤트 후 이성과의 대화에 있어서 콘텐츠가 다르지 않겠는가? 어느 쪽이 마음을 더 깊게 전달할 수 있을지는 예측하시리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유통관리사 2급을 취득하였다. 자격증 공부를 하기에 앞서 경영학과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3~4주 기출문제 풀이를 통해 취득하는 간단한 자격증, 기본 스펙 중의 하나로 여겼다. 반면, 저자는 한 학기 내내 시험 준비를 하였다. 단순히 기출문제를 풀고 넘어가는 수준이 아니라 한 학기 유통 관련 공부를 한다는 생각으로 시험 문제집뿐 아니라 시중에 나와 있는 유통 관련 책들을 모두 읽어가면서 공부를 하였다. 비 전공자라서 그런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유통관리사 2급은 모두가 느끼듯이 아주 어려운 난이도의 자격증이 아니라서 비 전공자도 전공자와 마찬가지로 시험 합격만이 목표라면 기출문제 중심으로 준비하여도 합격 가능한 시험이다. 


이렇게 자격증 시험공부를 하였던 이유는 실제로 유통영업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심이 자격증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기 위해서 해외여행을 갈 때면 각 국가별 유통 채널에 직접 들려서 매대 VMD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제품 구성은 어떻게 다른지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노트에 기록하였으며 자격증을 위해 공부했던 내용들과 비교해 보기도 하였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개 소개서와 면접에서 이야기할 거리들이 풍부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왜 유통회사에 지원하였는지, 해당 직무에 지원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였는지, 왜 해당 직무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거창한 자격증과 대단한 대외활동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답할 수 있는 내용들이 자연스럽게 준비되었다. 


학점도 마찬가지이다. 호주 교환학생에서 마케팅학과 수업을 들었다. 대부분의 교환 학생들이 학점 따기 쉬운 교양 과목 중심으로 수강할 때 마케팅학과 수업만 수강하였다. 성적은 한 과목은 A를 제외하고는 A+를 받았다. 본교에서 수강했던 심리학, 경영, 경제학과 관련 수업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졸업 학점은 대기업 입사 기준으로 불리던 3.5를 겨우 넘긴 3.56이었지만 관심분야의 성적만 놓고 보면 훨씬 앞선 성적이었다. 물론 해당 내용들은 자기소개서 단골 소재로 사용되었으며 예측 가능한 면접 질문으로 대답하기도 훨씬 수월하였다. 불과 한 학기 동안의 교환학생 수업이었지만 이때 얻어낸 결과는 단순히 성적 수치 자체가 아니라 관련 직무에 대한 관심사와 학습 능력을 전공자 못지않다고 어필할 수 있는 소재가 되었다.


영어는 어떠한가? kt 인턴에 지원할 당시 아이엘츠 6.0, 오픽 IH, 토익 905점이라는 나쁘지도 그렇다고 특별히 뛰어나지도 않은 성적이었다. 상경계열은 토익 900은 넘겨야 한다는 취업 공식 같은 것이 있었는데, 900 초반도 부족하다며 조금이라도 눈에 띄는 점수를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경계열 학생들이 있었다. 글쎄, 본인 생각에는 900점에서 950점으로 올리기 위한 노력보다 중요한 것은 점수에 담긴 진짜 영어 실력인 것 같다.  


취업 관련 사이트에 가면 이런 질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토익 900 넘기 쉬워요? 토익 900 넘으려면 얼마나 공부해야 돼요? 사실 이런 질문 대부분은 취업준비가 임박하였는데 준비가 하나도 되어 있지 않거나 애초에 영어에 관심이 없는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혹은 정말 시험에 대한 학습능력과 감각이 좋아서 금방 해결 가능한 소수이겠다. 사람마다 기본적으로 가진 언어에 대한 감각, 시험을 대하는 스킬,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에 쌓아온 기본기가 전혀 다른데, ‘토익 900은 3개월만 바짝 하면 된다.’와 같은 말들은 믿고 거르시길 바란다. 토익 학원 마케팅팀은 상술이거나 고등학교 때부터 영어를 잘했던(영어 시험에 강한) sky 학생들의 시험 수기 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개월 바짝 한다 라는 말에 대한 뉘앙스도 받아들이는 이에 따라 다를 것이다. 어떤 이는 하루 15시간씩 공부를 생각할 것이고, 어떤 이는 하루 4시간도 많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애초에 토익을 위한 시험공부를 하지 않았었다. 시험에 임박해서는 시험 유형을 파악하기 위해 기출문제를 풀어보곤 했지만, 애초에 토익 시험공부가 아닌 영어 공부를 하자는 마음으로 접근하였다. 매일 아침 1시간씩 회화 스터디를 하였고,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와 같은 해외 유명 연사의 연설문을 외우거나, 미드 주인공 대사를 듣고 쓰는 식으로 말이다. 내가 했던 학습법이 올바른 영어 학습 방법이냐에 대한 물음에는 영어 교육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서 객관적인 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최소한 취업에 있어 영어를 대하는 관점은 시험이 아니었으며 이 덕분에 영어 면접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학점, 어학점수, 자격증,,, 점수도 중요하고 합격 여부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1차원적인 접근은 이력서 통과는 시켜줄지 못하지만 최종 합격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점수 그 자체 못지않게 중요한 점은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여 준비했느냐 이고, 면접관이 궁금한 것은 점수 이면에 녹아든 정성과 관심, 점수가 다 말해주지 못하는 진짜 관심과 실력이다. 


지방대학교, 비상경계열, 학점 3.5, 토익 905, 공모전 수상 1회,,, 널리고 널린 스펙이거나 평균 이하 일지도 이지만 대기업 합격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점수 이면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기 때 문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보다 훨씬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여러분들이라고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이전 02화 대기업에 가고 싶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