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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리생각 Aug 18. 2021

대학생 자녀와 보드게임을 한다고?

가족회복을 위해 다큰 자녀들과 보드게임을 시작하다


우리 가족도 별반 다르질 않았다. 


부모와 자녀들간의 온전한 관계. 거리가 먼 일이었다. (주관적인 생각이니까) 우리나라의 입시구조상 자녀들의 성적은 곧 엄마의 성적이다. 물론 부모의 성적인데, 아버지는 사실 (평균적으로) 약간 떨어져 있다. 아버지는 공동으로 쉐어 정도 한다고 봐야겠다. 


이런 입시의 시간을 5~6년 지나고 나면, 부모와 자식들간의 대화가 대학생 이후 다시 회복되기는 쉽지 않은 듯 하다. 대학에 들어가서 술이라도 맨날 먹고 들어오는 자녀가 생기면 그 때 자녀는 그저 집안의 애물단지가 된다. 흔히 집안에 자취생 하나 키운다고 생각해야 맘 편하다는 자조섞인 얘기까지 나온다.


그래도, 어찌 부모의 마음은 그러랴.

말로야 자취생이라고 하나, 자기가 품고 낳은 자식. 스무해 넘게 먹여주고 재워주고 키운 자식인데 말이다. 


스무살 넘은 성인이 되어 알아서들 하겠지 하지만, 사실 매일 볼 때마다 묻고 싶은 질문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요즘 뭐할까? 대학 졸업하고 뭘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은 하고 있을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까? 운동이라도 좀 하면 좋을 텐데, 왜 이리 집구석만 좋아할까? 


자녀들은 그저 무덤덤하게 한 마디 한다. "알아서 해요."

보드게임 스플렌더

새로산 보드게임. 스플렌더


2년 전만 해도 답답한 마음에 교회의 아버지학교를 수강했었다.

그 때 내가 배운 단 하나 가장 중요한 교훈. "사소한 얘기 하지 않으면, 중요한 애기 절대 할 수 없다. "


가족간의 대화 얘기다. 아버지들의 가장 큰 실수에 대한 가이드이다. 아버지들은 1년에 한 두번 자녀를 부른다. 그리곤 다그친다. 요즘 뭐하나? 인생의 계획은 뭐냐? 어떻게 살거냐? 등등 이런 무거운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밷는다. 그리곤, 자녀들이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스스로 단정한다. 아! 나 옛날에는 알아서 취직도 하고 결혼도 했는데, 요즘 애들은 영...


3주전 부터 우리가족은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건 바로 어릴적 같이 하던 보드게임을 시작하는 것이다. 카탄, 모노폴리. 아내는 저 옷장 한켠에 보관해 두었던 근 이십년이 된 보드게임 상자를 꺼낸다. 

보드게임 카탄

우리집 최고의 보드게임, 카탄


카탄은 딸이 늘 우승이다. 모노폴리는 반대로 아들이 늘 승자다. 오십 줄에 이른 우리 부부는 느리게 도는 386컴퓨터를 돌리느라 (돌리는 척 하느라) 진땀을 흘린다. 게임을 하다 보면, 웃음이 늘 터진다. 상대방의 머리쓰는게 보일 때, 또는 다른 사람을 속이려고 한 것이 들통날 때, 억지 부리는 걸 아무도 안 받아줄 때 등.


우리 가족의 온전한 가정으로의 회복은 이렇게 시작된다.


대학생 자녀를 둔 우리 대한민국의 가정에게 정말로 권한다. 집안에 쳐박혀 있는 보드게임을 꺼내 다시 시작해 보시라고. 자녀에게 인생을 묻기 전에, 자녀와 함께 놀이를 시작해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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