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당연한 것들을 하며 살아가는 일상에서 자유를 얻는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것들을 하라는 주문이 들어온다.
부모를 공경하라. 선생님을 존경하라. 상사에는 복종해야 한다. 자녀들을 사랑을 대하라 등 상당히 크고 추상적인 것에서부터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도 많다.
길을 걸을 때는 오른쪽으로, 요즘은 마스크 항상 쓰고 다녀라. 횡단보도는 신호등 켜지면 건너라. 회사는 지각하면 안된다. 일어나서 물 한컵 먹어라. 식사하고 양치질 해라 하루에 세번하는 거다. 숙제는 꼭 해야 한다. 술먹고 늦게까지 돌아나니지 말아라. 밥 먹을 때 숟가락 젓가락 한번에 들지 마라. 밥은 하루 세번 먹는 거다. 어른 만나면 머리숙여 인사하는 거다.
하루 24시간 중 우리가 이런 관습, 문화, 규범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시간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니 반대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자유의지가 아니라 사회적인 틀 안에서 짜여진 주문대로 움직이고 있을까? 아니 과연 우리에게 온전한 자유라는게 있기는 한걸까? 이런 생각을 곰곰히 끝날때 까지 하는 것이 철학자들의 일상일 게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는 수 많은 규범들. 실제 그 규범들 중 많은 것은 백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들도 많을 것이다. 또한, 우리 후손들은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할 다양한 제약 속에서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가령, 우주 여행 하기 전에는 반드시 3일간 금식해라. 자율주행차 탈 때 누워서 잠들면 안된다. 날라갈 때는 반드시 90도 3시 방향으로 가야 한다. 연금은 1백살 부터 나오니, 그전까지 열심히 일해야 한다. 메타버스에 캐릭터는 100개를 초과할 수 없고, 이 중 수익을 내는 캐릭터는 30%로 제한한다.
공인 중개사 시험을 예로 들어 보자.
그거 부동산 중개하는 데 뭐 그리 복잡한 규칙을 만들어 놓고, 그거 자격 시험에 2년 이상 준비하게 만드는 게 지금의 현대 사회다. 고대에도 공인중개사 있었을 텐데, 뭐 그런 자격 있을 법하지 않다. 그냥 갑과 을이 직거래 하거나, 그거 맞는 얘기라고 증언할 만한 사람 여럿이 그 주위에 있으면 되지 않았을까?
지금 우리가 따르고 있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 그 당연한 것들 중 백년전, 천년 전에도 유효한 거 생각해 보면, 또한 우리 후속들이 백년후, 천년 후에 동일하게 지킬 것 같은거 상상해 본다면 우리가 지금 움켜쥐고 있는 많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에서 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이런 말을 중얼 거렸다 한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설마 이게 바뀌지는 않겠지 하는 굳건한 믿음을 갖고 나는 오늘도 5시30분에 일어나, 물을 두잔 마시고, 혈압약을 먹고, 라디오를 틀고, 아침에 늘 해야 한다고 내가 적어놓은 그 일과를 하고, 사과를 한쪽 먹는다. 달걀은 반숙 두개와 소금은 과다섭취가 안된다고 케쳡을 조금 뿌린다. 아마도 내가 오늘 따라야 할 우리 시대의 규범은 족히 수백가지는 될 것이다.
그래도 나는 그 수백가지의 당연한 것들을 자연스레 따르면서 자유를 맘껏 느끼며 오늘 하루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