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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리생각 Aug 18. 2021

너무도 당연한 것들

너무도 당연한 것들을 하며 살아가는 일상에서 자유를 얻는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것들을 하라는 주문이 들어온다.


부모를 공경하라. 선생님을 존경하라. 상사에는 복종해야 한다. 자녀들을 사랑을 대하라 등 상당히 크고 추상적인 것에서부터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도 많다. 


길을 걸을 때는 오른쪽으로, 요즘은 마스크 항상 쓰고 다녀라. 횡단보도는 신호등 켜지면 건너라. 회사는 지각하면 안된다. 일어나서 물 한컵 먹어라. 식사하고 양치질 해라 하루에 세번하는 거다. 숙제는 꼭 해야 한다. 술먹고 늦게까지 돌아나니지 말아라. 밥 먹을 때 숟가락 젓가락 한번에 들지 마라. 밥은 하루 세번 먹는 거다. 어른 만나면 머리숙여 인사하는 거다.


하루 24시간 중 우리가 이런 관습, 문화, 규범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시간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니 반대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자유의지가 아니라 사회적인 틀 안에서 짜여진 주문대로 움직이고 있을까? 아니 과연 우리에게 온전한 자유라는게 있기는 한걸까? 이런 생각을 곰곰히 끝날때 까지 하는 것이 철학자들의 일상일 게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는 수 많은 규범들. 실제 그 규범들 중 많은 것은 백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들도 많을 것이다. 또한, 우리 후손들은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할 다양한 제약 속에서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가령, 우주 여행 하기 전에는 반드시 3일간 금식해라. 자율주행차 탈 때 누워서  잠들면 안된다. 날라갈 때는 반드시 90도 3시 방향으로 가야 한다. 연금은 1백살 부터 나오니, 그전까지 열심히 일해야 한다. 메타버스에 캐릭터는 100개를 초과할 수 없고, 이 중 수익을 내는 캐릭터는 30%로 제한한다. 


공인 중개사 시험을 예로 들어 보자. 


그거 부동산 중개하는 데 뭐 그리 복잡한 규칙을 만들어 놓고, 그거 자격 시험에 2년 이상 준비하게 만드는 게 지금의 현대 사회다. 고대에도 공인중개사 있었을 텐데, 뭐 그런 자격 있을 법하지 않다.  그냥 갑과 을이 직거래 하거나, 그거 맞는 얘기라고 증언할 만한 사람 여럿이 그 주위에 있으면 되지 않았을까?


지금 우리가 따르고 있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 그 당연한 것들 중 백년전, 천년 전에도 유효한 거 생각해 보면, 또한 우리 후속들이 백년후, 천년 후에 동일하게 지킬 것 같은거 상상해 본다면 우리가 지금 움켜쥐고 있는 많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에서 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이런 말을 중얼 거렸다 한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설마 이게 바뀌지는 않겠지 하는 굳건한 믿음을 갖고 나는 오늘도 5시30분에 일어나, 물을 두잔 마시고, 혈압약을 먹고, 라디오를 틀고, 아침에 늘 해야 한다고 내가 적어놓은 그 일과를 하고, 사과를 한쪽 먹는다. 달걀은 반숙 두개와 소금은 과다섭취가 안된다고 케쳡을 조금 뿌린다. 아마도 내가 오늘 따라야 할 우리 시대의 규범은 족히 수백가지는 될 것이다.


그래도 나는 그 수백가지의 당연한 것들을 자연스레 따르면서 자유를 맘껏 느끼며 오늘 하루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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