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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천협회 윤범사 Sep 01. 2019

블루 마블

가을밤
책상 모서리에 걸치고
종이에 써내린다
사각사각
흰 종이에 글 솟는 소리
흑연 닳는 소리
태고적 무엇이 살고 남긴
마른 탄소의 순수한 정렬,
수억 년을 견뎌낸

면도날로 서걱서걱
깎아놓은 아침
어두울 때 담뿍
매끈한 바람
까르륵 벌레 소리
깊은 고요로
날 새게 차려놓은
가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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