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와 노견] 2부 4화 _섬 출신 들개와 도시 출신 노견의 난리동행
땅속 깊은 곳에 대나무 싹들이 태어났다. 몸을 한껏 부풀려서 지상으로 도약하는 날, 천장에 머리를 부딪치고 모두 후드득 바닥으로 떨어졌다. 머리 위 천장이 아스팔트라는 것을 알게 된 죽순1은 세상 밖으로 나가려는 생각을 접는다. 하지만 덩달아 동요한 녀석들이 너도나도 단념할 때 죽순2는 계속해서 지상으로 뛰었다.
남쪽 섬나라에 봄이 오고 무지개색 꽃잎들이 바닷가 마을에 날릴 때 죽순1과 그 무리는 여전히 땅속에서 움직이지 않았고, 죽순2는 쉬지 않고 하늘을 향해 뛰어올랐다. 어느 날 천장이 벌어지고 갈라진 틈으로 마침내 죽순2가 머리를 내밀었다. 이때, 길을 지나는 개 한 마리가 죽순2를 보고 멈춰 섰다.
개 다른 놈들은 땅속에서 죽었는데 넌 무슨 수로 이 딱딱한 아스팔트를 뚫은 거야?
그러자 죽순2가 답했다.
죽순2 ...... 아스팔트가 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