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책장이 되는 사람

by 색감여행자

군대 시절, 훈련병 때 잘해주었던 한 아이가

다른 중대로 배치된 뒤,

나에게 “그때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나는,

잘해준 기억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지랖과 잔정이 기본값인 나였기 때문.

그게 특별한 일이 아니었던 거다.


지금도 나는 여전히,

두루두루 잘하고,

한 사람에게는 더 다정하려고 한다.


누군가는

“연애를 잘하려면 한 사람한테만 다정해야 해”라고 말하지만

나는 모두에게 따뜻하고,

그 중 누군가에겐 조금 더 깊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에겐 조용한 책장처럼 와닿지 않지만,

또 누군가에겐 잊을 수 없는 문장이 되기도 한다.


그런 나를 알아봐주고,

살펴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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