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by 색감여행자

전세살이의 마지막은 집주인의 재계약 불가 통보였다.

그 덕분에 나는 잠시 본가에 머물게 되었고,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마음도 점점 무거워졌다.


어릴 적부터 이사가 잦아, 벌써 스무 번쯤 짐을 쌌다.

그래서 다시 전세집을 구하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버거웠다.


계속된 청약 실패 끝에, 중기청 특별공급을 알아보던 중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했고, 조심스레 신청했다.

그리고 마침내, 당첨.


끝도 없이 반복될 것만 같던 전세살이 인생에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고, 조용히 스스로에게 선언했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새 집.

대출금은 버겁겠지만, 더 이상 짐을 싸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조금은 안심하고, 많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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