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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파 마르죠 Nov 22. 2020

마르죠와 외계인 6

외계 지구인과의 아침

마르죠는 한밤 중, 갈증이 나서 잠에서 깼다.

물을 따르려는 순간 어디선가 무지개 불빛이 번쩍거리는 게 느껴졌다. 정확히 말하면 무지개 색깔 중 빨간색이 유달리 돋보이는 왜곡된 무지개 색이었다. 마르죠는 자기도 모르게 빛이 비치는 곳으로 발을 옮겼다.  살금살금 도둑 고앙이처럼 몸울 움츠려 끝방 쪽으로 향했다.

MJ 가 신음소리 비슷한 소리를 내며 누워 있었다. 방문 밖으로 비추는 실루엣으로 보아 지구인이 아닌

외계인의 모습으로 보였다.


문을 열어 볼까 망설이다가 이 밤중에 들어가는 건 사생활 침해인 것 같아 궁금중을 몰아내기로 했다. 하숙생이라고 선언까지 한 마당에 오버하지 말자고 맘을 다지고 다시 자리로 들어갔다. 혹시 도움을 요청하면 못 이기는 척하고 도움의 손길을 뻗어봐야지 하고 생각하며 잠을 청했다.


아침인가? 요란한 소리에 잠이 깨었다. 뭐지? 시간을 보니 아침 6시 15를 가리키고 있었다.

" Good morning. Marjo, Merjang, and dear cat. The morning sun is already up

(굿 모닝, 마르죠, 메르 쟝. 냥이, 벌써 아침해가 떴어. )"


헐~ 이 낯선 목소리는 뭐지? 아, 맞다. 어제 불청객 외계인이 집 안에 들어와 있었지?

마르조는 이 익숙지 않은 상황이 불편하긴 했지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다시 지구인으로 돌아온 MJ에게 마르죠는 애써 웃음을 짓고

" Good morning. MJ. Did anything happen last night?

안녕? MJ. 일찍 일어났네? 간 밤에 별 일은 없었어?)"

" Of course. The room was so comfortable that I slept well thanks to you.

그럼. 방이 아주 쾌적해서 덕분에 꿀잠 잤어.) "


마르죠는 외계 지구인에게 쪼르르 달려 나가는 고양이에게 시선을 쫓으며

" Really? That's a relief. I eat brunch instead of breakfast. Are you okay?

그래? 다행이네. 난 아침 대신 아점 먹는데 괜찮아?)"

"  I'm not eating, So don't care. By the way, shouldn't you do yoga in the morning?

난 밥 안 먹으니 신경 쓰지 마. 그건 그렇고. 마르죠. 이침에 요가해야 되지 않아?)"



" (Whoa. How did you know that? Then do what you have to do while I do yoga.

헐 그건 어찌 알았대? 그럼 내가 요가할 동안 너 할 일 해 )"

" Okay. I'll show you the yoga home training screen, so do you want to watch it?

좋아. 내가 요가 홈트 화면으로 보여줄 테니 보면서 할래?)"


마르죠가 대답하기도 전에 외계어로 한 마디 하더니 거실 벽 전체에 요가 홈트 장면이 생생하게 펼쳐졌다.

어, 이거 괜찮은데? 이 정도 호의는 받아줘야지 허면서 매트 위에 자세를 잡았다.

메르 장도 나와서 토끼 눈을 하고 얼떨결에 요가를 시작했다.

냥이도 어느 때처럼 마르죠 옆으로 와서 바지 끈을 잡고 으쌰 으쌰 마르죠 트에 참가한다.

고요한 음악에 맞춰 몸을 스트레칭하고 나니 몸이 개운해지고 정신이 맑아졌다. 오늘따라 난이도 있는 활 자세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 동작이 쉽게 느껴져서 신기했다.


'짜식 그래도 덕분에 아침을 상쾌하게 열네?'


요가 동작이 만족스러운 마르죠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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