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이 아름답다
5월 경주다.
커피를 마시러 향미사에 간다.
향미사라. 향이 아름답군.
찾아보니 향, 맛, 사람이라 한다.
너울너울한 기분의 카페.
실내는 사람들로 가득이다.
다행히 야외에 의자가 있고 거기에서 마시기로 한다.
오월의 밖이 좋다.
경주의 오월은 따뜻하고 춥고 나른하다.
밖에 앉아 나무를 보고 나무 위로 날아가는 새를 본다.
이 기분 마치 신라.
내가 주문한 숏라테가 온다.
적은 용량의 진한 라테라는 설명에 기가 막히게 딱 맞는
작고 진한 라테다.
우유 비린내 없이 마실 수 있어 마음에 든다.
시원한 커피지만 아이스로 가득 차있지 않아 이 또한 마음에 든다.
작고 시원하고 따듯한 경주같다.
다음 날 두 번째 향미사.
어제와 달리
실내가 한산하다.
브루잉 커피를 주문한다.
초록색 잔에 담겨 나온 커피.
향기에 끌려 코를 대고 숨을 들이마신다.
진한 블랙 액체에 내 얼굴이 비친다.
훗.
내 콧바람에 물결이 이는 표면.
단아하고 균형감 잡힌 커피 덕분에
기분 좋은 표정이 된다.
아름답게 한 모금.
경주의 향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