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주 이야기
텍스트는 보면 볼수록, 고치면 고칠수록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느 선까지,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인가 늘 고민하게 됩니다.
금주에 호러 판타지 중편 소설 시리즈 ‘매드앤미러’를 론칭했습니다. 아밀 작가님의 아름다운 소설, <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것>이 크레마클럽을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독자분들의 반응도 하나둘 올라오고 있고요.
<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것>은 독특한 부부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꽤 논쟁적인 작품이고 흡인력이 어마무시합니다. 인간이란 얼마나 모순된 존재인지를 놀라운 필력으로 펼쳐내는 이야기입니다.
크레마클럽에 작품이 공개되자마자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다시 읽어도 참 좋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군데군데 살짝만 다듬으면 텍스트들이 보였습니다. 몇 번이나 읽었었고 전문 교정자 분이 봐주셨던 텍스트인데 왜 더 손 볼 것이 있는지 잠시 현타가 왔습니다만 …. 종이책 내지 디자인을 진행 중이고 이왕이면 전자책 파일도 수정했으면 하여 작가님께 체크한 부분들을 정리해 전달드렸고, 세심히 잘 살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듣고 체크 사항을 반영하기로 하였습니다. 다음 날 협력 디자인사에 내용을 전달하였고요.
사실 매번 이렇습니다. 책을 내고 나서 발견되는 것들을 2쇄에 반영하고 그래도 또 나오는 것들을 3쇄에 반영하고… 이러다 보니 잘 팔리는 게 좋아서가 아니라 더 떳떳한 책을 내고 싶어서 중쇄를 바라게 됩니다. 단계마다 정말 열심히 보는데 은연중 집중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고 시간에 쫓겨 소홀해지는 부분은 없는지 제작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요.
아직 텍스티의 제작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추어지진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금요일에는 업계 지인에게 미팅을 청해 교정 교열을 어떤 시스템으로 진행하는지 이야기를 듣기도 하였습니다.
전문 교정자가 교정을 하시고 담당 편집자가 크로스 체크를 하고 거기에 더해 교정 감수자를 두어 3중 체크를 한다는데, 분명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적절한 비용을 배정하고 감수자를 찾는 것은 또 고민과 시간이 필요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출근하면 주간회의 때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눠볼 생각입니다.
보면 볼수록 친근해집니다. 친근해지다 보면 신뢰가 생깁니다. 어떤 작가분을 만나 일을 성사시키는 과정도 그렇습니다. 금주에는 작가 세 분을 만났습니다. 한 분과는 정식 미팅은 아니었고 뮤지컬 티켓이 생겨 함께 관람했습니다. 물론 그러면서 작업이 어떻게 되어가는 중인지도 이야기 나누고 새로운 자극을 통해 함께 하는 일에 반영될 부분이 있다면 신나게 이야기 나누기도 합니다. 계약 관계 이상의 신뢰 관계,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는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나머지 두 분과는 앞으로의 협업을 기대하며 만남을 가졌던 것인데요 그중 한 분은 저로서는 삼고초려의 마음가짐으로 교류를 해왔던 분입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소설계의 젊은 스타 작가님들 중 한 분이시고 1년 전 만남을 청해 함께 하고 싶음을 진솔하게 어필했었던 분입니다. 텍스티의 신간 소식이 있을 때마다 책을 보내드리고 안부를 물었었고 이번에는 작가님의 상황을 예상하여 가급적 부담이 덜하면서도 작가님의 관심사에 닿아 있을 만한 기획을 사전에 제안드린 후 만남을 가졌습니다.
만나서 작가님의 사정도 파악하고 텍스티의 현황이 어떤지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제안드렸던 기획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결론은, 오케이였습니다. (야호!!!!!!!!)
앤솔로지 기획이라 또 섭외해야 할 작가분들이 계셔서 배를 띄우는 데는 시간과 공이 더 들어가야겠지만 저에게는 인피니티스톤 중 가장 중요한 스톤을 일단 하나 찾은 기분이라 기분이 매우 뿜뿜 합니다. (타노스 같은 일을 벌일 생각인 아니니 오해는 마시고요. 하하.)
총 여섯 혹은 일곱 분의 작가님을 모시려는 프로젝트인데 조합이 완성되면 이 브런치 지면을 통해 공개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아, 제 릴스에 영상 하나 추가해서 링크 공유해요. 한번 봐주십사. ‘보면 볼수록’을 위해^^)
https://www.instagram.com/reel/C7PA-4avmq0/?igsh=MWVqbDdtb3dpbDRrb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