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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이야기들 사이에 언젠가 내 이야기도 남겨지길

브런치 팝업 스토어에서 만난 가을

by 육백삼홈
<서울, 경복궁역, 브런치팝업 전시2025>

매일 쓰면서, 지난날을 생각하고 정리하면서, 매일 뒤처지는 오늘을 살고 있다. 내가 원하는 생각과 내지난날이 마주하게 되는 순간에 글을 쓴다. 그것이 꼭 맞는 형태를 그리게 될 때가 있다. 그러면 시간을 들여 글을 쓴다. 그러고 나면 어딘가가 아물었다는 기분이 든다. 이제는 버거움보다는 치유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며, 건강한 뒤처짐을 겪으며 오늘도 또 쓰고 있다.


- 빵 고르듯 살고 싶다_임진아


- 브런치 첫 글 2020.11.3

- 구독자 143명

- 남긴 글 115개

- 최다조회수 133,390회


어느새 5년 차 브런치 작가이다. 남김 글이 115개뿐이지만, 아직도 내 서랍 속에 잠들어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글들은 더 많다. 길이 막혀 보이지 않아 우연히 쓰기 시작했던 글을 매주마다 발행하고 있다. 한 주에 하나 쓰기도 벅차하면서 언젠가 내 책을 내고 싶은 소망은 여전하다. 여전히 내 희망은 스릴러 작가다. 글쓰기 위해 노력하는 건 자주 책을 읽고, 매주 글을 발행하는 일 외에는 거의 없지만, 여전히 소설가를 꿈꾸는 철없는 브런치 작가다.


가을이 시작될 무렵 브런치 팝업전시에 다녀왔다. 출간된 책들, 수상자들의 글, 브런치 작가들의 글 쓰는 흔적들 다양한 테마로 전시되어 있었다. 경복궁역의 찾아온 가을과 너무 잘 어울리는 전시였다. 여러 사람들의 글을 읽고, 흔적을 살피며, 자주 하는 생각이지만 정말 글 잘 쓰는 사람도 많고, 아이디어도 좋고, 글의 세계는 끝이 없구나 했다. 브런치로 시작해서 출간을 하고 여전히 글을 쓰고 계시는 작가님들의 책을 보며, 부러웠지만, 나도 가능할까? 도전 의식도 갑자기 마구 생겨나고,주먹도 괜히 불끈 쥐어봤다. 위에 쓰여준 숫자의 기록은 브런치 팝업 전시에서 글을 남기다 우연히 찾아본 나의 기록이다. 작가가 되고 나서 한참 글 쓰는 재미에 빠져 매일 쓰기, 밤 낮 없이 쓰기, 시간 맞춰 쓰기 다양한 글쓰기를 했다. 어떤 때는 글 쓰는 것조차 힘든 시기를 보내며 뭔가 쓰는 시간들을 잊은 채 살아간 날들도 있었다. 지금은 건강상 이유로 컴퓨터 자판을 되도록 쓰지 않으려고 해서 글쓰기를 잘 못하고 있다. 쓸 시간이 많을 땐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최대한 안 쓰려고 노력했는데, 이제 잘 못쓰는 상황이 되니 시간까지 정해 틈틈이 글을 쓰고 있다. 이런 얄팍한 마음이라니-


매일 하루기록을 위해 짧은 글을 다이어리에 남긴다. 어떤 날은 하루 일과를 몇 줄 기록하는 일 조차 어렵게 느껴진다. ‘오늘 뭐 했지? 오늘 감정은 어땠지? ’ 뭔가 근사한 표현으로 가득 채우는 것도, 누군가에게 보여 주는 것도 아닌데 주저하고 망설이는 시간이 많고 길어진다.

나에겐 여전히 글을 쓰는 일은 쉽지 않지만, 기록의 중요성은 잘 알기에 단순히 기록이라 생각하며 오늘도 부지런을 떨며 글을 써본다. 감정, 날씨, 향기, 공간 이런 기록이 쌓이다 보면, ‘내가 이런 글을 쓰다니! 스스로 놀랄 만큼 멋진 글이 나오는 그런 날도 있겠지? 언젠가 브런치 팝업전시회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의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줄 기회를 만나길 소망해 본다.


언젠가 스릴러 작가 육 백삼홈의 소설도 기대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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