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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노동이 됐다

by Lohengrin

어쩔 수 없이 지구라는 행성에 태어나 생명체 중의 하나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고 물으면 당연히 건강이라고 할 것이다.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에 우열이 있을 수 없겠지만 일단 신체 건강을 우선시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진리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기타 등등이다. 돈이 아무리 많으면 뭐 하나, 몸을 움직여 쓰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며 맛있는 것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봐야 몸이 쇠약하여 빌빌거리면 입맛이 없어 그림의 떡일 뿐이다.


건강(健康 ; health)은 "몸이나 정신에 아무 탈이 없이 튼튼함"을 일컫는다. 현대를 사는 호모사피엔스의 가장 큰 화두다. 구석기시대의 원시 호모사피엔스도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약초를 썼고 문자의 발명으로 기록을 시작한 고대문명사회에서도 질병에 대한 치료법들이 활용된다. 기원전 400년경의 고대 그리스 히포크라테스는 '건강은 균형'이라는 개념을 강조하기도 했다. 중세와 근대를 넘어 현대로 들어서면서 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건강을 주시하게 됐고 이젠 건강이 인류 생존의 키를 쥐게 됐다. 현대의학과 바이오 기술이 인류의 건강을 책임질 파수꾼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을 말할 때 운동은 빠질 수 없는 필요조건이며 충분조건이다.


그렇다면 운동이란 뭔가?


운동(運動 ; exercise)은 "건강의 유지나 증진을 목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일"이다. '움직임'에 방점이 있다.


아주 허접한 접근법일 수 있으나 '모든 운동은 움직임'이라고 정의 내려놓으면 운동은 아주 쉽고 간단해진다. 특별히 피트니스센터에 다니고 수영장에 가고 등산을 하고 조깅을 하는 것은 움직임의 한 방편이다. 사실 일상 자체가 움직임이고 운동임에도 간과하고 있어서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굳이 노동(勞動 ; labor)과 운동을 구분 지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노동과 운동을 애써 구분 짓는 것은 심리적 요인의 차이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적 접근 때문이다. 하기 싫지만 할 수 없이 강제로 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운동은 하기 싫어도 해야 되는 노동이 된 지 오래다. 바로 건강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곡점임을 알게 된 때문이다.


그래서 운동은 건강의 한계 임계치를 넘지 않게 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 됐다. 움직이지 않으면 죽는다는 총부리 앞에서 비틀거리며 형장으로 향하는 죄수의 형상이다.


운동은 왜 필요한가? 일상생활과 노동 활동만으로는 몸에 축적해 놓은 에너지가 남아돌기 때문이다. 이 과잉 에너지가 똥배를 만들고 지방간을 만들고 체중을 늘려 무릎 관절에 무리를 주는 원흉이다. 남아도는 몸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방편이 운동이다.


몸에 에너지를 쌓아놓지 않는 방법은 딱 두 가지밖에 없다. 적게 먹거나 먹은 에너지만큼 운동하 거 나다. 위고비(wegovy)와 같은 비만치료제가 나와, 운동하기 싫은 게으른 자들에게 한줄기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약물요법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식단을 조절하고 적당히 먹는다는 것이 현대사회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먹거리가 넘쳐난다. 요즘은 끼니를 거른다는 것이 없어서 못 먹는다 게 아니고 체중조절 다이어트를 위해 일부러 안 먹는 경우다.


입으로 들어가는 에너지 조절이 힘들다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무조건 움직이는 거다. 헬스클럽을 가던 들로 산으로 가던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몸을 움직여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 체중조절 및 다이어트는 너무도 간단했음에도 실천을 안 했기 때문이다. 먹은 에너지만큼 움직이거나 조금 더 움직이면 된다.


"물만 마셔도 살찐다고?"


세상에 그런 에너지 과잉의 법칙은 없다. 가만히 입으로 들어가는 에너지를 살펴봐라. 끼니때마다 밥만 안 먹을 뿐 하루 종일 간식을 입에 달고 살거나 한번 먹을 때 폭식하듯 많이 먹고 있을 것이 틀림없고 하루 종일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살고 있을 것이다. 물 마신 에너지만큼도 안 움직여놓고 살찐다고 핑계를 대는 것이다.


건강을 유지하는 일은 너무도 복합적이고 다원적이다. 어느 하나 열심히 하고 잘했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건강은 내가 뭘 소홀히 하고 있지?를 눈치채고 그 소홀한 부분을 보강하고 강화하는 쪽으로 맞춰나가야 겨우 유지되는 항상성이다.


"내 두 발로 걸을 때까 지가 삶이다"라고 한다. 물론 정신건강도 함께 유지해야 함은 자명하다.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한 삶을 위해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해졌다. 움직여라. 운동을 노동처럼 하고 노동을 운동처럼 하라. 그리고 공부하라. 빼놓을 수 없는 건강 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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