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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an 05. 2021

코로나 19로 못하는 운동을 늘리는 법

신년이 되면 가장 많이 하는 다짐 중의 하나가 "건강을 위한 운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고민일 겁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삶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하는 최종 목표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시름시름 앓으면서 백세시대를 누려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부모세대를 지켜보면서 깨달은 겁니다. 그래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삶을 사는 방법을 찾게 되고 그 귀결은 바로 운동이 종착점이었던 것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농경생활로 들어서기 전까지 수렵채집 생활에 적응했던 종입니다. 하루에 적어도 20km 이상을 걷거나 뛰어다니며 사냥을 하거나 채집을 해야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적응한 신체 능력이 농업의 발달로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쪽으로 변화되었지만 그 시절은 호모 사피엔스 진화 단계 중 최근의 현상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호모족의 등장은 대략 200만 년 전이고 사피엔스는 20만 년 전에 분화되지만 농경의 시작으로 인한 정착생활은 1만 년 전 밖에 안되었기에 인류의 역사에서는 정말 한 달 전에 일어난 사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몸은 움직이고 뛰어야 하는데 움직이지 않고 뛰지 않으니 당연히 부작용이 옵니다. 매일 과도한 칼로리를 섭취하니 에너지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지방으로 쌓여 체중이 늘어납니다. 늘어난 체중을 감당 못한 관절들에 문제가 생깁니다. 만병의 근원은 우리 신체의 본연의 조건을 망각하고 움직임을 줄인데 있었던 것입니다.


먹은 만큼 움직임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면 배가 나올 수가 없습니다. 건강에는 과함과 모자람이 없는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에너지 섭취의 중용 상태를 유지하는 일, 현재 우리의 삶에서는 참 지키기 어렵고 힘든 수행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나름대로 시간 내서 운동도 빠지지 않고 하는 편입니다만 이놈의 코로나 19로 인하여 운동의 리듬이 완전히 깨져 있습니다. 코로나 19 전에는, 밖에서 뛰기 추운 겨울에는 주말마다 동네 사우나에서 밀 트레이드도 뛰고 주중에 집에 일찍 오는 날에는 골프연습장에도 내려가 한 시간씩 운동삼아 골프채도 휘두렀습니다. 그런데 이런 운동 패턴조차 코로나 19로 인하여 완전 중지 상태입니다. 다행히 매일 아침 샤워하고 체중계에 올라서는데 오늘 아침도 68.4kg을 찍습니다. 올해 체중의 목표도 일단 70kg을 넘기지 말자로 세우고 있습니다만 지금처럼 운동을 못하는 추세로 가다간 이번 달을 못 넘기고 한계체중에 다가설 듯하여 걱정입니다.


운동부족이란 사실 생활 움직임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할 수는 있습니다. 계단을 오른다거나 하는 방법을 통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이 생활 움직임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님은 뭐 다들 경험으로 아실 것입니다. 잘 안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결국 운동이란 강제적으로 패턴화 시켜야 그나마 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거실에 요가매트를 깔고 1시간 정도 스트레칭을 하며 팔 굽혀 펴기 30회, 누워 복근력만으로 발 들어 올리기 30회씩을 5 세트 하는 것으로 부족한 운동을 보충하고 있습니다. 10km씩 조깅을 하며 땀 흘리던 습관이 있어서 땀이 나지 않는 운동은 운동으로 치지도 않지만 그래도 이나마 해서 근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최면을 계속 걸고 하고 있습니다.

추울 때 동네 사우나에서 밀 트레이드라도 뛰며 땀을 흘릴 때가 좋았는데 이젠 그나마 추억이 되어 버렸습니다. 밀 트레이드 뛸 때는 "이럴 왜 뛰고 있지?" 하는 회의감에 수없이 속도를 줄이곤 했는데 말입니다. 사실 밀 트레이드 뛰는 것만큼 지루한 운동도 없습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발판이 움직이는 데로 안 떨어지기 위해 발을 움직여야 하는 어떻게 보면 아주 무미건조한 행위입니다. 그나마 밀 트레이드 앞에 TV 화면이 있어 영상이 있으면 신경을 분산시킬 수 도 있긴 합니다. 그나마라도 없으면 주변에 다른 사람이 같이 뛰거나 걸어주면 위안이라도 됩니다. 30분 넘게 뛰다가 걷다가 하다 보면 "지금 뭐 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밀 트레이드를 뛰는 한계점입니다. "건강을 위해서 꼭 이걸 뛰어야 하나? 그냥 찜방에 누워 땀 흘리면 같은 효과 아닐까?" "똥배를 집어넣기 위해서 하는 건가?" 뭐 이런 핑계들을 자꾸 떠올립니다. 뛰지 않기 위한 조건들 위주로 생각이 유혹을 합니다. 이 유혹의 한계점을 넘으면 계속 1시간까지 뛰고, 그렇지 못하고 고독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면 스위치를 끄게 됩니다.


그래서 동반자가 중요합니다. 혼자 하면 힘들게 느껴지는 것도 같이 하는 사람이 있으면 거뜬히 이겨내고 한계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시너지 효과입니다. 브레인에 있는 미러 뉴런을 활성화시켜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게 합니다. 운동의 본질은 어차피 개인적 일 수밖에 없습니다. 남이 같이 뛴다고 해서 내 근육의 한계가 더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같이 뛰는 사람이 있으면 그 역량을 배가시킬 수 있습니다. 마라톤에서 페이스 메이커를 두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국 운동도 요령입니다. 운동의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과 방법이 있다는 것입니다. 무작정 뛰고 지치도록 운동해봐야 근육만 피곤해집니다. 피곤하다는 것이 근육에 젖산이 쌓이고 이것이 근육의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위안을 할 수 있으나 이것은 운동이 아닌 노동이 됩니다. 이제 중년의 나이가 되면 근력 운동을 체계적으로 늘려 나가야 합니다. 예전에 하던 운동량 가지고는 신체 기능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집니다. 호르몬의 양이 변한 것입니다. 변한 만큼 더 움직여야 하고 근육의 힘을 유지하기 위한 강화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나이를 넘어선 무리한 운동 또한 좋지 않습니다. 적당히 해야 하는데 그 선을 찾기가 힘듭니다.


세종대왕의 건배사인 "적중이지(適中而止) ; 적당한 가운데 그쳐라"의 의미가 운동에도 적용됩니다. 중용(中庸)은 "과하거나 부족함이 없이 떳떳하며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는 상태나 정도"를 말하지만 활시위가 팽팽이 당겨져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운동에도 적중이지와 중용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내 몸의 상태에 따라 운동량을 맞추어 조절하고 적당량보다 조금 더 할 수 있는 수준. 참 어려운 계량이긴 합니다만 맞춰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를 지키지 못하고 과욕을 부려 물도 마시지 않고 계속 운동을 하면 목이 칼칼해지는 부작용이 옵니다. 적당히 운동하는 지혜가 필요한 나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로 줄어든 운동량을 늘릴 수 있는 묘수를 짜내 보시죠. 결국 생활 움직임을 늘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이긴 하지만 실천하는 일이 제일 중요함을 눈치챕니다. 숨쉬기 운동만으로도 만족할 수는 없게 배는 계속 나오고 전철역 계단만 올라와도 숨이 가빠진다면 정말 운동을 체계적으로 해야 할 때입니다. 마스크를 쓰고 아파트 주변을 뛰던, 주말에 인적 드문 눈 쌓인 산을 가던, 밀 트레이드를 뛰던, 운동으로 체력을 키워보시는 것은 어떠실지요. 아니 체력은 둘째치고 똥배라도 집어넣는 노력이라도 같이 해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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