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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an 18. 2021

코로나 시국에 재점검하는 신년 계획

2021년이다 싶었는데 벌써 한 달의 절반이 후다닥 지나갔습니다. 한해의 계획을 세우고 정리할 틈도 없이 지나가는 것 같아 조급한 마음이 앞섭니다. "늦었다고 할 때가 제일 빠를 때"라는 것을 눈치채고 있지만 일상에 쫓기어 잘 실천되지 않습니다. 년 초에 세운 체중관리에 빨간 불이 들어온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오늘 아침 체중 68.9kg으로 한계체중 70kg은 밑돌지만 경계수준을 다가서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핑계로 평일에 운동도 못하고 먹는 양까지 줄이지 못하니 당연한 일입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못합니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디지털의 세계입니다.


사실 먹으면서 체중조절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아무리 운동으로 조절한다고 해도 그건 명백한 불가능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운동과 먹는 양을 줄이는 습관이 같이 병행되어야만 합니다. 우리가 먹는 햄버거 하나의 칼로리는 보통 600~700kcal 정도로 에너지로 환산하면 2,800KJ 정도 됩니다. 역기 50Kg를 2미터 들어 올리는데 소비되는 칼로리가 0.25kcal로 에너지로 환산하면 대략 1KJ 정도 나옵니다. 햄버거 한 개 먹은 에너지를 역기를 들어 소비한다면 역기를 2,800번 들어 올려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역기 2,800번을 들어 올린다? 상상할 수 없는 운동량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과도한 에너지를 먹고 있습니다.


체중을 줄이겠다고 한다면 자명합니다. 입으로 들어가는 에너지를 줄이면 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소식을 하면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에 무리가 옵니다. 적당하다는 중용은 체중관리에도 반드시 필요한 용어입니다.


이런 ^^;;; 올해의 계획을 점검하려다 체중 점검만 하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회사에서 하는 일외에 4가지 정도를 해 볼 요량으로 계획 중에 있습니다. 코로나 시국이 올해도 계속될 요량이라 지난해 하던 것을 계속 이어서 하는 수밖에 없긴 하지만 그래도 대나무 마디처럼 재점검을 하면 좀 더 긴장하고 계획했던 일들을 이어가지 않을까 합니다.


하나는 그동안 오늘처럼 매일 쓰고 있는 아침 글들을 모아 책을 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지난해에 등록한 대학원 공부를 이어가는 일이며 세 번째는 10년 가까이하고 있는 자연과학 공부와 뇌과학 공부도 계속 밀어붙여보려고 합니다. 네번째는 코로나 시국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하반기가 되면 '백신여권'으로 라도 해외여행을 할 수 있을듯 하긴 합니다.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면 뉴욕으로 가족여행을 가볼 요량으로 준비중에 있습니다. 군에 가있는 막내녀석도 9월 제대인지라 가능하면 10월말 정도 뉴욕행 비행기를 타려고 합니다. 매년 해외로 가족여행을 다닌지 20년 가까이 되었는데 유일하게 지난해 코로나로 해외여행길이 막혔고 막내녀석도 군에 입대하는 관계로 해외로 못나가고 말았습니다. 사실 뉴욕은 제가 가족여행의 대미로 남겨두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20년 가까이 다니다보니 웬만한 해외 유명도시들은 대부분 다 다녀왔구요. 아이들한테 세계 최대의 도시인 뉴욕은 꼭 보여주고 싶어서 그동안 남겨두었던 목적지였습니다. 올해 그 계획을 실천할 수 있을지는 코로나 상황의 안정세에 달려있습니다.


 아무튼 2021년 일 년 치 달력에 대학원 강의 일정을 표기하다 보니 흰 공백이 메꿔지는 것 같아 부담감이 엄습하긴 합니다.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에서 봄가을로 일요일에 하는 강의 일정도 확정되면 달력에 표시를 할 텐데 점점 쪼여오는 압박감으로 작동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오랜 시간 지속해온 가락이 있으니 무난히 목표 달성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최면을 걸어 봅니다.


책 내는 일은 사실 지난해부터 그동안 썼던 브런치 글을 쭉 모아놓았습니다. 워드 파일로 500쪽이 넘는 분량이 되더군요. 아직 초안만 그대로 모아논 것이라 분량이 많긴 합니다만, 매일 쓰는 글이라 아침 날씨로 시작하는 리드 부분을 들어내고 시기에 안 맞는 부분도 들어내고 하면 절반 정도 양으로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버리기 아까우면 상/하권으로 만들던지 아이디어를 내봐야겠습니다. 근데 요즘 에세이집에 대한 선호도가 없어서 출판사 섭외로는 어려울 듯하고요. 그냥 자비로 출판을 해야 하나 생각 중에 있습니다. 올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첫 번째 일입니다.


대학원은 3학기째로 접어드는데 매주 월/수 저녁에 진행되는 강의라 따라가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듯하고요. 더구나 코로나 시국이라 지난 한 해도 온라인 강의로만 진행되었습니다. 1년 동안 학교에 한 번도 못 갔습니다. 올해도 현재 코로나 정국으로 보건데, 대학원 동기 얼굴도 못 보고 졸업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문제는 자연과학과 뇌과학 공부를 따라잡는 일이 제일 힘들 듯합니다. 봄가을로 일요일에 진행되는 '137억 년 우주의 진화'와 '특별한 뇌과학'은 공부 범위도 방대하고 깊이도 깊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10년 가까이 귀동냥을 하고 있는 덕에 간신히 감은 잡을 것 같습니다만 블랙홀 같은 그 깊이에서 헤어 나올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것, 바로 호기심, 관심 때문에 10년 세월을 자연과학 공부에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다는 것은 재미가 있다는 겁니다. 재미가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아주 단순한 진리입니다. 

몰입입니다.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 말마따나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현상은 공부를 통해 기억의 회로를 빨리 돌려 시간을 늦출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새로운 것을 학습함으로써 신경 뉴런을 끊임없이 생성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시간을 제대로 쓰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자연과학과 뇌과학은 우리의 존재를 알고자 하는 가장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접근입니다. 몰라도 되고 그저 스쳐 지나가면 되는 정도가 아니라 반드시 알아야 되는 그런 물음입니다. 추상적이고 먼 나라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숨 쉬고 생각하는 그 자체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탐구입니다. 형이상학적이고 내재적 관념적인 상상이 아니라 직접 확인하고 증명하는 과정을 통해 존재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희열이 있습니다.


137억 년 우주의 근원을 찾기 위해 아인슈타인을 알게 되고 중력장 방정식과 슈레딩거 방정식을 통해 양자역학까지도 접근합니다. 천체물리학과 천문학을 통해 우리 은하를 너머 안드로메다까지도 올려다봅니다. 지구의 생성과 그 안에 존재하는 생명체를 알기 위해 지구과학과 진화론과 분자생물학도 맛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의 뇌를 들여다봅니다.


평생 공부할 것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두려움이 아니라 경이로움으로 맞이하게 됩니다.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가벼운 떨림으로 하나씩 섭렵해 보게 됩니다. 뒤돌아서면 잊히고 책 덮으면 사라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장기기억 속에 끊임없이 쌓일 수 있도록 새로움을 찾아봅니다. 


확정된 스케줄을 달력에 하나씩 표기하면서 올해의 다짐을 다시 다져 봅니다. 어떤 사건들이 매일 매주 매월 발생할지 예단할 수 없지만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즐겁게 맞이한다는 정신을 가다듬어 봅니다. 기꺼이 맞이한다는데 어떤 불신이 다가올 것이며 어떤 불행이 다가오겠습니까? 긍정의 자세는 그래서 항상 긍정의 결과를 낳게 됩니다. 아무리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다 해도 백신으로 서서히 잠재워 가듯이 어떠한 불확실한 내일이 다가온다고 해도 맞서고 부딪치면 그 또한 이겨내리라 확신합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을 재점검해보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잘 되고 잘 풀리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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