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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un 28. 2021

그래서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데?

세상사는 일의 기준은 자기 자신입니다. 아무리 남을 배려하는 이타심이 좋다고 하지만 남을 위한 마음 뒤편에는 이기심이 깔려있는 것이 본질일 겁니다. 이타심이 진심이라고 할지라도, 남에게 배려함으로써 내 마음이 편해지고 즐거워지는 자기만족이 우선합니다.


'나'를 떠나서는 세상이 의미와 가치를 갖지 못합니다. '나'라는 존재가 있고 나서 세상 만물이 의미를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세상 만물에 대한 의미는 "그래서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데?" "그래서 내가 얻는 게 무엇인데?"라고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대한 가치의 경중에 따라 받아들일 것인지 버릴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세상에 대한 의미는 내가 주어입니다.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나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는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산다'는 것의 본질입니다.


선택을 하고 결정을 하는데 이 질문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까요? 나에게 아무 의미도 없는데, 얻는 게 없는데 행동으로 옮기고 선택했던 일들이 있을까요? 너무도 당연했기에 질문을 안 하는 것으로 여겨졌을 뿐 실제 우리 행동 및 생각 모든 패턴은 이 질문을 통과한 결과로 선택된 것입니다.


물건을 사야 하는 경우에는 이 질문과 더욱 가까워집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이 물건을 사면 나의 어떤 욕망을 충족시켜줄 것인지 묻게 됩니다. 휴대폰을 바꾸려고 한다면 1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일단 망설입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이 그런대로 느리기는 하지만 작동하고 있으면 더욱더 살펴보는 조건이 까다롭고 많게 됩니다. 휴대폰을 바꿔야 하는 타당성과 이유를 계속 가져다 붙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많이 내놓을수록 휴대폰을 바꿀 욕망은 점점 채워집니다.

남을 배려한다고 합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행동을 하여 서로 간의 감정을 상하지 않도록 합니다.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 질서입니다. 이 기본질서를 지키는 이유는 타인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우선일까요? 사실은 그 질서를 지킴으로써 나의 위치와 존재에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세상 모든 사회 제도 역시 그 규범과 규칙을 지키면 나에게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조건이 달려 있습니다. 법을 어기면 구속하여 사회와 강제 격리를 시킴으로써 나의 안전을 유지하게 합니다.


사회규범 자체가 바로 자기를 보호하려는 개인의 욕망이 모여 틀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개인 욕망의 최대 분출구인 정치판을 넘겨다보면 얼마나 이기심이 극대화되어 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그 밑바탕에는 자신의 성취욕과 야망과 타인 위에 군림하겠다는 명예욕이 우선합니다. 


개인의 판단 가치를 좋다 나쁘다의 잣대로 들이댈 수는 없습니다. 나중에 그 판단이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결과로 드러날 때 타인으로부터 평가받게 됩니다. 타인의 평가도 자기의 개인적 이해득실이 감안되어 있을 것은 자명합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 진실은 생각처럼 깨끗하지 않으며 결코 단순하지 않다(The truth is rarely pure and naver simple)"라고 했습니다. 복잡 미묘한 세상사의 본질이 바로 각자의 가치판단과 이해득실에 따라 결정됨을 눈치챈 것입니다.


세상 그 어떤 것도 나를 떠나서는 의미가 없음을 다시 한번 뒤돌아보면 역설적이게도 나 자신을 사랑할 마음이 생깁니다. 나라는 존재가 있어야 세상이 의미를 갖게 되는데 나를 방치해 둘 수 없습니다. 어떻게든 세상 만물을 내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끌고 와야 합니다. 그래서 이타심이 드러나게 됩니다. 나를 위해 주변을 바꾸기 위해 배려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공존하며 사는 길이 내가 최고로 잘 사는 길임을 깨닫게 됩니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더 하고 손 한번 더 잡아주어 옆에 있음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내가 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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