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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Nov 11. 2021

철갑의 내공을 두르고 있는가?

나는 세상을 대하는 내공을 얼마나 정교하게 쌓고 있는지 물어보자. 내공(內工 ; 훈련과 경험을 통해 안으로 쌓은 실력과 기운)이라고 거창하게 물을 것도 없다. 그냥 지금 있는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가 말이다.


어떠한가? 자신 있는가?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자신 있다고!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자신에 자부심과 자존감과 자긍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정말 대단히 성공한 사람이거나 자기만족 및 자기도취에 빠져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쉽지 않다 세상 살면서 만족하며 산다는 것이 말이다.


삶에 만족하기 위해서 바로 나만의 내공이 필요하다. 현재의 위치를 고수하기 위한 계속된 노력, 즉 끊임없는 훈련과 경험을 통해 항상 새롭게 자신을 업데이트시켜놓는 일이다.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하려면 계속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어야 한다. 눈감고 귀 닫고 있는데 자신이 변할리 없다. 생활에서, 사회에서, 회사에서 도태되는 지름길이다. 뒷길로 가는 길은 항상 열려있다. 조금만 게을러져도, 조금만 한 눈 팔고, 현상유지에 안심을 해도 이미 발걸음은 뒷길을 걷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다.


산다는 것은 비탈길에 새워둔 자동차와 같다. 비탈길에서 뒤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나마 액셀레이터를 계속 밟고 있어야 한다. 앞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발에 힘을 더 주어야 한다. 현상유지도 힘들다는 말이다. 한순간 발을 떼는 순간 뒤로 밀려내려 갈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자신을 채근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비탈길의 함정'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비탈길 자체는 모든 인간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길이다. 하지만 길은 같지만 어떤 자동차를 탈 것인지는 만인만색이다. 성능 좋은 포르셰로 자기를 개조할 것인지, 덜덜거리는 목탄차로 장착을 할 것인지는 자기에게 달렸다는 뜻이다.


이 비탈길의 자동차는 개조가 가능하다는 게 묘미다. 조이고 닦고 부품을 갈면 성능을 좋게 할 수 있다. 기울어진 비탈길을 무난히 넘어갈 수 있다. 어쩌겠는가? 나를 개조해야 할 이유는 너무도 분명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럼 개조는 어떻게 시작할 것이며, 무엇을 해야 가능할까? 굳이 물을 필요도 없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꿰뚫고 있다.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말이다. 그것을 보충하고 준비하고 찾아서 바꾸어주면 된다. 


알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금방 포기하게 된다고?


간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꾸지 않아도 크게 손해보지 않고 현상유지를 그럭저럭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게 변화하면 귀찮고 힘들고 신경 쓰이는데 뭐하러 바꾸려고 고생하는가?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 현상에 갇혀버린다. 절실해야 바뀔 수 있다. 바뀌어야 비탈길을 올라갈 수 있다.


그럼 비탈길 위에는 뭐가 있는데?라고 물으면? 


뭐가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가보지 않았고 도달하지 않았는데 알 수가 있나. 알면 도사가 되었을 텐데. 하지만 비탈길 위를 향해 가는 길을 어떻게 가느냐가 중요함은 불문가지다. 힘겹게 생각하고 고생스럽게 여기며 가야 하는가 말이다. 똑같은 길이다. 옆에 동행자도 만들고 즐겁고 행복하게 올라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옆에 같이 가는 동행자가 포르셰를 몰면 견인줄이라도 매고 같이 가면 좋을 것이다. 뒤에 따라오는 디젤차에 요소수가 부족하여 서 있으면 내 차에 줄을 매어 같이 끌고 가면 이 또한 좋을 것이다. 비탈길에서 뒤로 물러나지 않고 같이 갈 수 있는 동행자가 있다는 것은 삶의 큰 힘이다.


그래서 내공을 키워야 한다. 내공을 키우면 독립불구 둔세무민(獨立不懼 遁世無悶 ; 혼자 있어도 두렵지 않고 세상과 떨어져 있어도 고민하지 않는다)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 비탈길의 공포는 주어진 환경이다. 내가 변하고 내가 맞짱 떠 이겨내 극복해야 할 조건이다. 독립불구 둔세무민의 내공을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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