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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r 12. 2020

환절기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합니다. 오늘 아침 동녘이 밝아오기 전의 잔 어둠 속 기온은 아직도 차가움을 벗지 않았습니다. 아침 온도 영하 2도를 보이더니 지금은 태양이 동쪽 산머리에 오른 후여서 그런지 영상 1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태양이 중천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빛으로 대지를 덥히고 공기를 따뜻하게 할 것입니다. 낮 기온은 영상 13도 정도를 예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교차가 심한 기간을 환절기라고 합니다.


계절이 교대하고 함께 섞여있다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혼돈이 오고 질서가 매겨지는 시간입니다. 기온의 혼란기에 신체리듬은 괜찮으신가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두문불출하고 있어 신체리듬이 깨졌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환절기를 지나고 있는데 독감 환자가 급감했다고 합니다.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으로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 등을 착실히 하고 있는 관계로 인플루엔자가 기를 못 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가 기세를 부리면 다른 한 가지가 꺾이는 조화가 세상의 이치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같은 환절기처럼 갑자기 바깥공기의 온도차가 심하면, 겨울 동안 운동을 제대로 못하고 식이조절이 안돼 떨어진 체력이 빨리 적응하는데 과부하가 걸려 문제가 발생합니다. 생명체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환경이 바로 온도이기 때문입니다.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는 온도에 따라 존폐가 좌우되어 왔습니다. 온도차가 10도 정도만 편차가 생겨도 인간의 신체는 심하게 반응합니다. 생체를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의 흐름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됨으로 호르몬의 불균형을 가져옵니다.


갑자기 추워지면 체온 유지를 위해 아드레날린 분비를 강화합니다. 피부의 호흡을 담당하던 모공들도 닫혀 피부호흡도 줄어듭니다. 심장은 더 많은 혈액을 말단 세포에 까지 전달해야 하므로 더 강하게 움직입니다. 그로 인해 모든 혈관에 과부하가 걸립니다. 공기를 흡입하는 입구인 목에도 찬 공기에 포함된 외부 바이러스와 세균의

양이 증가되므로 편도들이 초과근무를 하는 통에 염증을 수반합니다. 이 모든 증상은 체력이 떨어져 에너지의 효율성이 저하되면 더 빨리 발현됩니다.


아프다는 것은 과하게 사용되었기에 휴식이 필요함을 알리는 경고등과 같습니다. 생명유지를 위해 에너지를 보충하고 신체의 모든 기능들이 평상시 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함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은 신체기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균형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바로 부작용이 옵니다. 그 한쪽은 양 방향에 다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과해도 문제이고 덜해도 문제입니다. 균형의 아이러니와 묘미는 바로 한 점에 위치해 있으며 한 점에서 약간 벗어나는 임계점까지만 인체는 허용하고 감당합니다.


그런데 그 한 점이 어디냐에 대해 계량을 할 수 없습니다.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표준화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건강은 개별적인 것입니다. 긴 겨울을 거쳐오면서 내 몸의 균형점은 어디였는지 혹시 임계점에 다다른 양방향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혹시나 신체에 작은 변화들이 감지되는지 찬찬히 살펴보기 바랍니다. 겨우내 운동이 부족해서 외부 환경에 적응할 체력을 소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겠습니다.


저는 3월 들어서 조금씩 운동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골프연습장 가는 시간을 없앴으나 다시 가서 1시간씩 운동을 합니다. 집에서 요가매트 깔고 스트레칭하고 윗몸일으키기, 팔 굽혀 펴기 하는 것보다는 운동량이 적긴 하지만 골프는 감의 운동이라 감을 잃지 않기 위해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연습장이 아파트 상가 지하에 있지만 시간을 내서 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저녁 약속들이 모두 취소되어 오히려 운동하기엔 좋은 시간들입니다. 바깥 기온이 좀 더 오르면 겨우내 못 뛰었던 10Km 조깅도 재개할 예정입니다.


이미 양지바른 곳에 자란 냉이와 쑥도 밥상에 올려 봄의 기운을 챙겨야겠습니다. 몸의 구석구석에 봄의 기운을 채워 나가다 보면 겨우내 비워졌던 공간이 채워지고 다시 활력으로 재생될 것입니다. 우주 137억 년의 시간이 방향성을 가지고 전개되어 왔듯이 우리의 신체도 그 시계에 맞춰 한치의 오차도 없이 흘러갈 겁니다. 우주의 역사, 지구의 역사에서 찰나와 같은 시간을 머물다 가는 시간이지만 이 한 계절의 기운을 오롯이 느끼는 행운도 지금 나에게 주어진 행복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무리 움추러들게 하고 꼼작 못하게 붙잡아 둘 지언정, 몸에 오는 작은 신호 하나라도 주의를 기울여 잡아내어 지금 이 순간 내게 주어진 이 귀중한 현실을 기쁨으로 받아낼 수 있어야겠습니다. 신체의 경고등을 살펴 이 환절기를 지혜롭게 살아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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