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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r 01. 2022

힘의 오만함은 인류애 앞에 무릎 꿇게 되리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5일째가 지나고 있습니다. 힘으로 약자를 억누르고 살육을 자행하여 사욕을 채우려는 저질의 야욕이 금방이라도 우크라이나를 집어 삼길 듯했지만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처절한 사투 속에 방어선을 버텨내고 있습니다. 개전 초기의 양상이 뜻대로 되지 않자 푸틴은 전술핵의 사용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칼은 뽑았는데 그냥 칼집에 넣기도 자존심 상하고 뭔가 끝장을 보겠다는 심산인 듯합니다. 전쟁을 일으킬 만큼 도발적인 인물이니 무슨 짓인들 안 하겠습니까? 자존심 센 무모함이 가장 어리석지만 그렇기에 가장 무섭기도 합니다. 


푸틴 같은 지도자 한 명 잘못 뽑으면 국가 전체가 전쟁의 소용돌이로 휘말려 들어가고 전 세계로부터 고립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전쟁은 힘의 논리만이 작동합니다. 푸틴은 자국의 군사력으로 우크라이나 정도는 하루아침에 점령하고 러시아 지지 세력으로 위성국가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 모양입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더라도 NATO 및 미국이 함부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못할 거라 분석했을 겁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죽음을 불사하는 항전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간과했습니다. 전쟁의 전략 전술을 짜는데 상대방의 정신력까지 계산에 반영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지금 배수의 진을 치고 결사항전을 하고 있습니다. 전쟁의 양상이야 지켜봐야겠지만 푸틴의 뜻대로는 절대 쉽게 가지 않을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사실 전쟁까지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임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전쟁이라는 것은 이기든 지든 피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류 전쟁의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푸틴처럼 무모한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얼까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자만심이나 오만 때문일 겁니다. 전쟁이란 절대적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기 전에는 절대 먼저 도발하지 못합니다. 미래의 위협을 없애기 위해 지금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야심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가능한 처방입니다.  힘을 사용한 제압. 가장 질 낮은 행동이지만 가장 쉽게 승패를 알 수 있기에 저지르게 되는 오판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는 러시아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의 경제제재 등은 논외로 치고 세계인들이 러시아에 대해 성토하는 수많은 사례들이 전해지면서 '선한 인간의 모습'을 보는듯하여 위안을 삼게 됩니다. 스포츠 게임 현장에서 러시아와 관련된 게임은 보이콧을 하고 러시아 국적 배는 항구에 입항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전쟁 발발에 대한 항의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들은 피난민들을 수용하기 위한 대피처와 음식물 제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도 전해집니다. 멀리는 러시아 대사관이 있는 서울 정동에서부터 전 세계 곳곳에서 항의 집회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의 명분이야 어찌 되었든 전쟁이라는 행위 자체가 갖는 끔찍한 시련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선한 사람들'의 염원이 담겨있습니다. 인류애는 전쟁을 휘감아 녹여버릴 수 있습니다. 인류애는 전쟁의 상흔을 보듬어 새살이 나게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전해지는 구호의 손길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무모한 오만의 기를 꺾기에는 전 세계인의 이 인류애가 최종 방어선입니다. 인류애는 무너질 수 없습니다. 총알을 퍼붓고 미사일을 퍼부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물질이 아니지만 물질보다 더 강력한 힘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푸틴이 쉽게 물러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정도에서 협상을 할 거라면 아예 도발을 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무력을 쏟아부으면 점령을 하긴 할 테지요. 하지만 군사력으로 점령했다고 끝이 아닐 겁니다. 끝없는 게릴라전이 지속될 것이며 그 비극은 다시 영원한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될 겁니다. 이런 모습들이 너무 눈에 선하기에 전 세계인들의 '선한 마음'이 눈덩이처럼 커다랗게 합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전쟁은 인간 본성의 막장을 보게 하는 악마의 현장입니다. 어떻게든 막아야 하고 빨리 종료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크라이나에 작은 힘을 보태고 총성이 멎은 평화의 땅으로 되돌아가기를 기원해 봅니다.




ㅇ 유엔난민기구 우크라이나 긴급 구호 : https://unhcr.or.kr/ukraine-emergency/?fbclid=IwAR1Dk3KOkoOMX1aVBKz9rfUG7fU49kpJNLN3X_tawVgWuW6Dnz1FmQDSFJ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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