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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un 12. 2020

삶의 해석

하늘에 구름이 많습니다. 오후 늦게부터는 비 소식도 있습니다. 이미 고개를 내밀고 작렬해야 할 태양빛 조차도 서서히 가두어가고 있습니다. 구름의 색깔을 보니 아직은 흰색이라  비를 머금은 구름은 아닙니다. 덕분에 선선한 아침 공기를 맞이합니다. 자연의 날씨가 어떻든 그저 그 날씨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모습입니다. 인간도 자연의 존재임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이렇게 자연의 현상조차도 언어적 해석을 통해 이해가 가능합니다.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자극이 의식이 되고 언어가 되어 만물을 해석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음은 지구 역사 46억 년이 빚어낸 철저한 자연법칙의 산물입니다. '활발한 전자의 이동'으로 생명을 바라보는 고단수가 아니어도 그저 숨 쉬고 움직이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우린 고단수의 경지에 있었던 것입니다.

해석은 방향성을 갖습니다. 논리가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도 곧 자기 합리화의 해석입니다. 해석은 위안입니다. 그럴 것이다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사물을 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을 실행할 때 중요하게 작용하는 심리적 변화 상태입니다. 하고자 하는 동인을 만들어내느냐 아니냐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집단, 어떤 조직, 어떤 환경에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긍정의 마인드를 가진 사회는 건강하게 발전할 것이지만 비관의 혼돈에 싸인 사회는 한없이 추락할 것이 자명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를 감정적으로 양분시키는 이상한 한반도의 기류는 이 땅에 살고 있는 국민들의 문제입니다. 유럽의 어느 나라 동네에서 한국의 감정 극단화를 걱정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 나라는 그 나라 나름의 공동체 문제점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사회적 관계의 융점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몇 년 전부터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 : 집단적 영향력)라는 용어가 경제계에 뜨고 있습니다. 한동안 협업이라는 컬래버레이션이 뜨더니 용어의 변천이자 업그레이드인 것 같습니다. 사건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든 관계자들이 총체적으로 나서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인간 사회는 복잡계입니다. 단순하게 하나가 진화적으로 발전하는 자연계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모든 것이 상호 연관되어 있기에 실타래를 잘 풀어야 합니다. 한 곳만 풀어가서는 끝을 볼 수 없는 것이 인간계입니다. 이 복잡계의 해결책으로 팬덤(Fandom)이라는 용어를 끌어오기도 합니다. 열광하는 팬을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방탄소년단에 열광하게 만드는 동력입니다. 팬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힘과 능력은 감정의 양극화로서는 도저히 해석할 수 없는 경지입니다.


그렇다고 이루어내지 못할 상황도 아닙니다. 우리는 바로 지금 그 팬덤의 현장들을 젊은이들을 통해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K-POP의 세계적 열풍의 근간에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베이스에 깔려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해외의 K-POP 팬덤들이 한국기업의 휴대폰과 TV를 통해 방탄소년단을 만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적폐의 감정과 시각으로 경제를 봐서는 이 현상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콜렉티브 임팩트를 사회 전반에 걸쳐 발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어린아이 한 명을 올바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옛 우화의 현대화 버전이 필요한 때입니다.

자연의 날씨가 스스로 폭풍우를 만들기도 하고 살을 에는듯한 추위로 변화무쌍하게 변하지만 결국은 평정되어 고요의 새벽으로 이어집니다. 모든 것이 같이 변하기에 변하는 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라는 진리가 다가오는 아침입니다. 자연의 시간이 흐르고 변한다고 서러워할 것이 아니고 변함을 받아 들이면 편안해집니다. "내 생애 가장 젊은 날인 오늘을 살고 있다"는 삶의 해석은 그래서 소중한 깨달음으로 다가옵니다.


불금입니다. 가장 젊은 날을 맞이했는데 청춘을 불사를 용기를 장착하고 삶의 현장을 살아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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