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사람은 본능적으로 딱 보면 알아챕니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이때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기준이 애매모호하긴 합니다. 성격을 말하는 건지, 요즘 흔히 말하는 MBTI를 염두에 둔 것인지 아니면 성품을 말하는 것인지 말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처음 첫인상으로 그 사람의 대부분을 판단한다고 합니다. 첫인상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어떻게 척 보면 착 알 수 있을까요?
바로 외모는 그 사람의 일생이 담긴 거울을 보는 것과 같기 때문일 겁니다. 평생 해온 말과 행동이 몸에 배어 냄새나듯 새어 나오기 때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인상이 좋으시네요" 한 마디 소리의 리듬과 높낮이만을 들어도 어떤 근성의 사람인지 대충 알아챕니다. 레스토랑을 들어서는 발걸음만을 보고도 그 사람의 기백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악수하는 손의 힘 만으로도 나를 만나기 싫어하는지를 눈치챌 수 있습니다.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그 사람을 드러내는 행동이자 표현의 무대입니다. 그래서 척 보면 착하고 알아채는 겁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을 다 첫눈에 알아볼 수는 없습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고 했듯이 감추고 위장하려고 들면 한없이 속일 수 있는 것이 또한 인간이기에 그렇습니다.
오죽하면 중국 당나라 때에는 관리를 등용할 때 신언서판(身言書判)을 인물 평가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신당서(新唐書) 선거지(選擧志)에 보면 " 체모풍위(體貌豊偉) 언사변정(言辭辨正) 해법주미(楷法遒美) 문리우장(文理優長) ; 무릇 사람을 고르는 법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몸(身)인데 그 몸가짐과 얼굴이 듬직하고 위풍당당해야 한다. 둘째는 말(言)인데 그 말하는 바가 조리가 있고 반듯해야 한다. 셋째는 글(書)인데 글씨가 해서처럼 또박또박하고 씩씩하면서 아름다워야 한다. 넷째는 판단력(判)인데 사안의 이치에 대한 판단력이 우수하고 뛰어나야 한다"라고 했다.
주석을 달자면 몸은 건강입니다. 건강한 몸은 척 보면 드러납니다. 혈색으로 보이고 몸의 자세를 통해서도 알 수 있고 행동거지를 통해서도 드러납니다. 균형 잡힌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피트니스 센터를 다녀야 하는 이유입니다. 말하기 또한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어떤 단어 선택을 하며 일목요연하게 맥락에 맞게 구술하느냐가 그 사람의 지혜를 드러냅니다. 글은 필체를 보기보다는 글을 쓰는 내용을 보는 게 현대사회에서는 맞는 듯합니다. 자기의 생각을 앞뒤 정황에 맞게 전개해 나가는 능력은 곧 그 사람의 지식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의 판단력은 그 사람을 드러내는 최종 결과물입니다.
신언서판 중에서 어느 하나가 부족하면 바른 사람으로 보기가 힘듭니다. 몸의 건강상태가 안 좋으면 좋은 말을 하기 힘들고 맑은 글을 쓸 수 없으며 판단력조차 흐려지게 됩니다. 몸은 건강한데 쌓인 지식이 없으면 말을 막 하게 되고 글조차 쓰질 못하니 빈 수레 요란하듯 판단력이 오락가락합니다. 신언서판 4괘가 틀에 맞듯 맞춰져야 합니다.
이는 결국 집중할 때는 집중하고 쉴 때는 쉬어주며 리듬을 가져가야 신언서판의 4괘가 맞춰집니다. 운동도 매일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며 공부도 매일 한다고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할 때 하고 놀 때 노는 리듬을 잘 타는 는 것이 중요합니다. 해보면 압니다. 몸이 기억하게 됩니다. 해서 자기 것으로 체화되지 않으면 하지 않은 것과 똑같습니다. 운동이든 공부든 글쓰기든 모든 것은 일단 실행을 해서 자기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해보지 않고, 시작하지 않으면 영원히 내 것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 않았는데 공짜로 생기는 그런 건강은 없으며 지식도 없습니다. 내 몸과 정신의 리듬을 알아채고 거기에 맞춰 행동으로 실행하는 일, 그것이 몸 건강, 정신 건강을 함께 유지하는 유일한 방편입니다.
이제 몸의 리듬을 알아채고 리듬의 폭을 조금씩 넓히는 일에 나설 때입니다. 세상이 살만해지고 아침에 일어나고 싶어지고 사람을 만나고 싶어 집니다. 줄어들었던 열정을 끄집어내고 되살리는 일은 바로 움직이는 시작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