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재조합은 생명의 본질이다

by Lohengrin

오늘 아침 인터넷 뉴스를 뒤적이다가 가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한국도 비타민D 토마토 허용되나(https://v.daum.net/v/20240905060114607)"라는 기사다.


외부 유전자를 넣지 않고 자체 유전자만을 교정해 비타민D가 나오게 한 토마토를 개발해 해외에서는 시판을 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유전자 교정 작물(GEO ; Genetically Editied Organism)을 유전자 재조합 작물(GMO ;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과 같은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판매할 수 없어, 유전자 교정 작물을 GMO 작물과 분리해 국가 간 이동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자 국회에서 발의한다는 내용이다.


비타민D 토마토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2021년 12월 오른쪽 갑상선을 적출하고 나서, 한 달에 한 번씩 액상으로 된 비타민D를 마셔 보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 지인들을 봐도 2-3개월에 한 번씩 비타민D 주사를 맞는다는 사람도 있다. 비타민D는 햇빛을 쬐면 자외선 B가 피부에 닿을 때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합성된다. 하지만 사무실 생활이 많은 직장인들은 특히나 비타민 D가 결핍되는 경우가 많다. 비타민D는 체내의 칼슘 흡수를 도와 뼈를 단단하게 하여 골밀도에 영향을 미친다. 비타민D는 등 푸른 생선과 달걀, 치즈, 우유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지만 함량이 높지 않아 필요 영양분을 얻으려면 많이 먹어야 한다. 사실 비타민D도 D3, D2 두 종류이나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이 비타민D를 다량 함유한 토마토는 이미 2022년에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영국에 있는 식물 미생물연구기관인 존인스센터가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주간조선,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기고 ;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0702) 했고 국내 유전자 교정 관련 연구소와 바이오기업들도 이미 뛰어들어 있다. 유전자가위 크리스퍼 활용 기술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급이니 당연한 진행이다.


문제는 GMO에 대한 일반인들의 거부감이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GMO에 대한 규제가 한국이 제일 엄격한 나라 중의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는 GMO 작물은 재배를 허용치 않고 있으며 수입되는 GM작물은 콩과 옥수수가 전부다. 그나마 수입되는 대부분의 콩과 옥수수는 가축 사료용으로 쓰이고 있다. 지나치게 불안해하고 지나치게 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특히나 먹는 것이니 조심 또 조심하는 게 좋은 것은 당연하지만 지나치게 불안을 조성하고 집착하는 것은 병이다.

GMO가 세상에 등장한 지 50여 년이 넘었지만 구체적 부작용 사례로 보고된 바가 없다. 그동안 수많은 위험성 주장이 있고 검증 실험이 있었지만 대부분 숨겨진 위험이라 할지라도 상관관계였을 뿐이다. 상관관계와 인과 관계는 전혀 다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검증되지 않은 나머지 일부분에 집착을 한다. 역시 당연하다. 안 보이면 불안해하는 것이 살아남는 생존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학의 반대말이 체험이고 진실의 반대말이 신념이라는 소리가 있다.


"내가 겪어봤다는데" "내가 아프다는데" "먹어보니 조금 이상한 거 같다는데"


세상에는 이 불안을 잡아채 과도하게 선동하는 불안장사꾼들이 너무 많다. 평평 지구설과 외계인이 지구인으로 위장하고 숨어산 다는 괴담과 진배없다.


생명을 구성하는 기본 언어는 동물이나 식물이나 똑같이 4개의 핵산(nucleotide)을 쓴다.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이다. 생명은 이 4개의 뉴클레오타이드의 분자 배열일 따름이다. 단순 무식하게 가면 "서로 바꿔 끼워도 작동한다"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 뉴클레오타이드를 자르고 이어 붙이는 크리스퍼 가위 기술이 등장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주기율표에 있는 원소들이 우주의 물질과 생명의 기원인 것과 동일하다. 생명은 그 배열과 조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탄생한 것일 뿐이다. 생명의 형체마다 각각의 배열이 다를 뿐, 근본은 같다.


자연에서는 유전자 재조합이나 유전자 교정이 일상으로 벌어진다.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다. 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을 인간이 인위적으로 줄여놓게 된 걸 위험하다고 염려하고 불안해하는 것이다. 당연한 걱정이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들이 만들어져 생태계를 교란시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너무 쫄아서도 안 되겠고 너무 과감해서도 안 되는 것이 생명윤리에 관한 문제다. 각자의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입장을 낼 수 있다.


수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맞는 인슐린 주사도 유전자 재조합으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합성물이다. 인슐린이 유전자 재조합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거부하는 당뇨병 환자가 있을까? 인슐린 맞다가 나중에 어떤 부작용이 나올지 모르니 안 맞겠다는 환자 있을까? 없다. 그런 사람은 이미 죽었기 때문이다.


전문분야는 전문가들에게 맡겨놔야 한다. 불안과 걱정과 염려로 세상을 보는 시선으로는, 제자리에는 있을 수 있지만 발걸음을 앞으로 옮길 수 없다. 과학분야는 특히 그렇다. 검증과 실험으로 증명을 해야 인정받는 분야다. 분자생물학, 합성생물학, 유전자 기술들이 얼마나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지 따라는 가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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