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슬픔을 이기지 못할 때
사람의 말이 사람을 앞서 탄식의 우물을 만들 때
나는 어둠의 한 구석으로 밀려나있다.
바깥도 안도 아닌 주변인의 테두리를
위태롭게 걷다가
돋아오른 이기와 적개에 가슴이 쏘여
칼로도 자를 수 없는 슬픔이 쐐기처럼 박혀
산채로 죽어가는 사람이.
그대는 알고 있는가.
죽어도 죽지 않고 살아도 살지 않는
어떤 이의 이야기를.
죽어서도 놓지 못하는 가슴의 칼을.
그대는 본적이 있는가.
망망한 영혼들이 잠겨있는 거대한 슬픔의 강을.
유령처럼 떠돌다 거품처럼 사라질
내가 베어낼 슬픔의 칼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