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붕 위 아빠 Apr 17. 2024

"썼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아빠육아휴직 선배가 쓰는 육휴문답, 마지막  <아빠육아휴직 승전보고서>

⏰이거 찾으시면 여기 맞아요⏰


①육아휴직 할까, 말까 고민하는 시니어 직장인 아빠라면

②육아휴직 쓸까 고민 중인 남편을 둔 아내라면

③육아휴직이 막연하게만 보였던 유부남, 유부녀라면


이 글로 아빠육아휴직 이야기를 갈무리합니다. 제 육아휴직은 8월 말일까지예요. 글을 쓰기 시작한 목적인 아빠육아휴직의 필요성, 유익, 즐거움, 결과를 충분히 담았기에 이제는 글을 맺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빠육아휴직 총 1년 6개월을 쓰고 돌아가네요. 치열하게 삶의 최전방에서 싸운 전투일기이자 승전보고서를 아빠육아휴직 전우들에게 남깁니다. 카이사르는 폰투스 전쟁을 승리한 후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를 남겼어요. 저는 아빠육아휴직으로 삶을 이겼기에 이 말을 남깁니다.


"(아빠육아휴직을) 썼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아빠육아휴직을 썼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아빠육아휴직을 썼노라."

나를 세웠노라


연봉도, 평가도, 평판도 좋은 회사원, 사랑받는 남편, 존경받는 아빠를 꿈꿨어요. 월급 100만 원도 제때 못 받던 대행사에서 시작해 통신사 마케터 7년 차가 되며 제법 잘 나가는 사람으로 저를 인식하고 있었죠. 하지만 내심 불안했죠. '저 사람보다는 잘나 보여야 해'가 제가 바라보는 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늘 바깥 세계를 동경했죠. 그런데 아뿔싸... 상사로부터 버림받고, 해보지 않던 일, 연고 없던 부서로 발령받는 일이 생기자 제 회사 유니버스는 순식간에 붕괴됐어요. '회사만 바라볼게 아니다. 회사를 떼고, 내 이름 석자로 살아남을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결심이 섰죠. 제가 제일 잘하고, 제일 좋아하던 것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그제야 하게 됐어요. 돌아보니 저는 '말하기, 듣기, 쓰기'를 제일 잘하더라고요. 그중 듣기와 쓰기에 집중했어요. 코칭을 배워서 듣기를, 글을 꾸준히 남기며 글쓰기 기술을 키웠습니다. 덕분에 '나를 세우는 글쓰기 코치'라는 브랜드를 갖게 되었어요.


아빠육아휴직이 저를 세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아빠육아휴직으로 보았노라."

가족을 돌보았노라


매일 저녁 7시에 오고, 새벽 5시에 나가며 가족에게 늘 자리비움이었던 남편, 아빠였어요. 이름은 있는데, 곁에 없는 시간이 길었죠. 집에 온 지 2시간 만에 자러 가야 하니 저는 환승센터에 앉은 고객 같았죠. 아내와 대화가 줄었고, 아이들과 놀이는 꿈도 못 꿨죠. 육아휴직을 하고 나서야 아내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보였어요. 오전 7시 50분부터 8시 50분까지, 출근전쟁은 등원전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알게 됐고, 설거지옥은 왜 계속되는지, 돌려야 할 빨래바구니의 빨래와 건조기 이모가 말려줘도 개키고 갖다 놔야 하는 빨래는 앞으로 갚아할 빚만큼 많더라고요. 아이들 순차 하원 시켜야 하는 여백 없는 일과에 하원 후 펼쳐지는 ’ 육아천국’은 예수님이 오셔도 감당이 쉽지 않겠다 싶었습니다.


아내와 해가 떠 있는 동안 함께 하는 요즘에서야 우리 가족이 어떻게 사는지, 가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됐어요. 비로소 가구원이, 가장이 된 듯합니다. 분단된 가족이 비로소 통일되었습니다. 가정에 남편이, 아빠가 돌아오자 놀이가, 대화가 살아났습니다. 가정이, 가족이 제자리를 찾은 느낌이에요. 회사원이기 이전에 가구원이어야 하나 봐요. 이 행복을 꾸준히 느끼고 싶어요.


가족을 돌보자 가족이 저를 돌아보기 시작했어요.



"아빠육아휴직으로 이겼노라!"

두려움을 이겼노라


인정받으며 회사에 다닐 때도, 밀려났을 때도 저는 늘 전전긍긍했어요. 육아휴직을 하고 생각해 보니  '내 자리가 없어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두려움이 항상 있었어요. 부하직원 자리는 스스로 만드는 것보다 위에서 주어지는 것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참 늦었게 알았죠. 40이 넘어서 알다니. 알게 되니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졌어요. 저를 구체적으로 뜯어볼 수 있었죠. 


제가 제일 잘하는 듣기, 쓰기, 말하기에 코칭을 배우며 제가 참 잘 듣는 사람이라는 것을, 글을 꾸준히 쓰며 나에게 원고료를 내어주는 곳이 있다는 것을, 듣기 쓰기 말하기를 한 그릇에 담으면 저도 20시간쯤은 누군가에 가르칠 것이 있다는 것, 누구보다 글쓰기를 통해 사람을 세울 수 있는 달란트가 있다는 것을 재능기부와 소소한 알바로 알게 됐어요.


이제는 어느 정도 검증됐고,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하나님께서는 매일 읽는 성경 말씀을 통해서도, 밤낮으로 기도했던 기도제목 응답을 통해서도, 이 길이 제 길이라는 확신을 주셨어요. 물론 어렵겠지만 두렵지는 않습니다. 복직해서도 회사에서는 조금 더 가볍게, 회사 밖에서는 조금 더 묵직하게 살 수 있다는 자신이 있어요.

 

아빠육아휴직으로 두려움이 두려워하는 아빠가 됐습니다.



⏰1분 요약 ⏰


"아빠육아휴직을 썼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저는 아빠육아휴직을 써서 저와 가족을 세웠고, 가족을 돌아보며 가구원으로 돌아갔고,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아빠들이 부디 이 승전보를 울리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여러분의 무운장구,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지붕 위 아빠가 코칭하는 '나를 세우는 글쓰기'는 아래 링크에서 신청할 수 있어요]


중랑여성인력개발센터(월, 오후 2시)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금, 오전 10시)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화, 저녁 7시)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특강, 토 오전 10시)

북부여성발전센터(화, 목, 오전 10시)

도봉구 평생학습관(화, 목 오후 2시 - 코칭 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