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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Aug 22. 2021

[내 마음대로 책읽기] 정유정 <진이, 지니>

“네 이웃을 사랑하라”

아이들에게 미국 애니메이션을 보여주지 않는  이야기를  다리 건너 들은 적이 있었다. 눈이 하나인 캐릭터, 눈이 세 개인 캐릭터는 기독교인에게는 옳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보여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기독교 믿음에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생각했더랬다.

이 책은, 앞서 말한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기독교인은 절대 보아서는 안 되는 소설이다. 사육사 "진이"의 영이 보노보 (구글을 찾아보니, 챔팬치와 다른 영장류라고 한다)의 육신 안으로 들어가 3일을 지내면서, 보노보의 처절하고 슬픈 삶을 목격하게 되고, 삶의 실패자로 낙인 찍인 "민주"는 "진이"의 영이 들어간 보노보와 대화를 하니까 말이다. 더군다나, 치명적인 교통사고로 인해 "진이"의 영이 보노보에 들어간 뒤, "진이"는 보노보 "지니"를 살리기 위해서 자신의 생을 마감하기로 한다. 저자 말대로 판타지 소설이다.

정유정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다. 상당히 유명하고, 꽤 많은 베스트셀러 소설을 출판한 작가라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이 소설이 독자들에게 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첫째, 삶의 실패자는 없다고 말한다. 사육사 "진이"의 이야기도 그렇지만, 30살에 부모로부터 "간장 종지"라는 폄하를 받으며 쫓겨난 "민주"는 실패자로 낙인이 찍힌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진이"와 "지니"를 통해서, 삶의 "성공"이라는 개념을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된다. 어찌 보면, 기독교에서 말하는 섬기는 삶, 사랑하는 삶이 진정한 삶이라는 사실을 "민주"는 알려준다. 둘째, 눈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말한다. 보노보 "지니"의 몸에서 기생하는 "진이"의 3일은, 보노보가 인간들로 하여금 어떤 처우를 받으며 아프리카 땅에서 일본으로, 그리고 한국으로 왔는지, 또한 한국에서 채찍질에 맞으며 서커스 연습을 하며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간점 체험하게 된다. 이러한 것은 동물의 감정으로까지 가지 않더라도, 타인에 대해 무심하고 무관심한 현대인들에게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으로 보인다. 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한 삶이 될 필요가 있겠다.

소설이 독자들에게 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자신이 있는 어느 곳에서든지 사랑을 하라는 것이다. 사랑을 보이라는 것이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곧 그랬다. 정유정의 <진이, 지니>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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