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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Aug 27. 2021

[내 마음대로 책읽기] 김중혁 <가짜 팔로 하는 포옹>

시간은 반복되는 걸까

작가 김중혁의 단편 소설 8개가 묶여 있는 책이다. 장편 소설을 읽을 때와 달리, 단편은 한 번에 여러 편을 읽게 되어서 곱씹지 않으면 내용을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웬만하면 단편집은  읽지 않는 편인데,  표지에 그런 말이 없어서 장편 소설인 줄 알았다.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선, 작가가 붙인 소설의 내용과 제목의 상관관계를 좀 깊이 있게 생각해야 되는 경우가 있었다. 단편 "요요"나 "종이 위의 욕조", "뱀들이 있어"는 왜 그런 제목이 붙어 있는지 조금은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단편들은 작가가 붙인 제목을 보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단편 "픽포켓"이나 "힘과 가속도의 법칙", "가짜 팔로 하는 포옹", "보트가 가는 곳"은 소설을 읽고 제목을 다시 곱씹어봐도 잘 모르겠다. 나의 무지 때문일 것이다.

두 번째, 단편들을 읽으면서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단편 "요요"는 우리네 삶에서 시간이란 직선으로만 흘러가는 것인지, 반복이 되는 것인지를 생각하게끔 한다. SF 단편 소설인 "보트가 가는 곳"은 일직선으로만 흐르는 시간에 대해 말하는 것 같다. 단편 "픽포켓"은 무언가 분명하지 않은 시간 속에 서 있는 사람이 자신의 위치를 보게 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

8편의 단편 중에서 "요요"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모든 사람들에게 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졌을 텐데, 요즘 나의 시간은 속도가 빠른  같다. 언젠가 40대에는 시간이 2년씩 흘러간다는 농담을 들었는데, 정말 그런  같다. 시침과 분침이 원을 그리며 일정한 시간 후에 같은 자리로 되돌아오는 것처럼,  시간은 반복이 되는 듯싶다.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은  오늘과 같겠지. 오늘 행복하게 살면, 내일도 행복하겠지. 김중혁의 <가짜 팔로 하는 포옹>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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