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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Dec 13. 2021

김훈 <달 너머로 달리는 말>

[내 마음대로 책읽기] 인간의 잔인성

읽기 쉽지 않은 소설이었다. <삼국지> 같은 소설인가 싶었는데, (horse) 시선에서 전쟁을 보는 관점도 상당히 등장하고, 고대 역사   나라 사이에서 있음직한 사건을 상상으로 펼쳐 놓은 소설인가 싶었는데, 나라와 사람들 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판타지 소설로 분류할  있을  같다.


커다란 강 "나하"를 사이에 두고 북쪽에는 글을 사용하지 않고 정착해서 농사도 짓지 않는 "초"나라가 있고, 남쪽에는 글을 사용하면서 성을 쌓아 정착해서 사는 "단"나라가 있다. "초" 나라는 "단"의 성을 부수라는 선왕의 유언에 따라 왕 "표"가 군사를 이끌고 나하를 건너 "단"을 친다. "표"의 말은 "토하"이고, "단"의 군장 황의 말은 "야백"이다. 그 말은 전쟁을 누비며 인간들이 죽고 죽이는 전쟁을 목격한다. 두 말은 나하를 건너는 부교에서 만났고, 세월이 지나 "월"이라는 곳에서 재회도 한다. 전쟁을 누비며 뛰어 다녔던 두 말도 나중에는 짐을 나르다가 늙어 죽게 된다. "초"는 "단"의 성을 점령하고, "단"의 백성들은 "월"로 피난을 가며 소설은 끝맺는다.


작가가 소설을 통해서 하고자 한 말은 무엇일까 고민해봤다. 어쩌면, 전쟁의 잔인함과 명목없음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 아닐까. 인간 속에 내재한 야만성을 고대의 이야기를 차용해서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초"와 "단"은 인간의 존엄성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타인의 목숨을 마구잡이로 죽인다. 말(horse)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쓸모를 다하면 죽이거나 버려 버린다. 21세기가 혹 이러한 잔인한 시대는 아닐까 싶다. 나라 대 나라의 전쟁도 잔인하지만, 인간이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도 잔인함이 남아 있지 않을까. 물리적인 죽고 죽임은 아니라 할지라도, 남을 죽여야 내가 살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은 아닐까.


"함께(together)"라는 말은  좋은  싶다. 한국 말의 "우리"라는 말도 좋다. "우리 나라", "우리 학교", "우리 동네". "우리"라는 말은 "" ""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가 아니라 협력하는 관계, 섬기고 사랑하는 관계라는 뜻일 것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분노를 표출하고, 폭력을 휘두르고, 약자를 깔아 뭉개는 세상 속에서, 인간이 보여야  바른 모습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김훈 작가의 소설 가운데 가장 어려운 소설인  싶다. 김훈의 < 너머로 달리는 >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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