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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Dec 23. 2021

김영하 <오직 두 사람>

[내 마음대로 책읽기] 단편 소설 읽기의 즐거움

 책은 김영하 작가의 단편/중편 소설을 모아 놓은 소설집이다. 서로 다른 결을 가진 7편의 소설들은  나름대로 독특한 특징을 가진다. 대부분의 소설들은 뭔가를 상실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어떤 이는 창작의 희열을 잊어버리고, 어떤 이는 죽은 아버지의 존재 대신에 양복을 얻어 오고, 어떤 이는 오랜 친구의 죽음을 겪는다. 어떤 이는 아들을 유괴당하지만, 11년만에 되찾기도 한다. 어떤 이는 아버지와의 극도로 친밀한 관계로 인해 개인의 삶을 상실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들었던 첫번째 느낌은, 각 소설을 끝까지 읽고, "잉?" 하는 반응이었다. 뭔가 결론을 기대했는데, 기름진 음식을 먹고 커피를 마시지 않은 느낌이랄까. 이야기를 마무리 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어, 단편 소설 <최은지와 박인수>에서, 박인수는 출판사 사장, 최은지는 출판사 디자이너이다. 최은지는 의도적으로 임신을 하고, 싱글맘으로 살기로 결단한다. 직업을 잃을까봐 사장 박인수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박인수는 노동법을 지키며 싱글맘에게도 출산 휴가를 주고, 퇴직을 권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출판사에서는 최은지의 아이가 사장 박인수의 아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런데, 거기서 소설은 끝난다. 박인수의 아내도 남편을 의심하지만, 별다른 결론 없이, 출판사 직원 중 한명이 사장 박인수에게 술주정을 버리는 것을 끝난다. 작가의 의도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단편 소설은 장면 전환이나 인물들의 대화의 속도가 꽤 빠르다. 그래서 쉽게 읽힌다. 그런데, 그것이 독자에게는 깊은 여운을 남기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단편 소설을 하루에 다 읽는 독자라면, 단편 소설의 내용이 서로 섞여서, 다시 책을 들여다 보아야 단편마다의 내용을 혼동 없이 이해할 수 있겠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은 <빛의 제국> 이후 처음 접한다. <빛의 제국> 읽고는 내용이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단편집은 일기 수월하고 재미도 있다. 김영하의 <오직  사람>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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