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짧게 매우 천천히.
아침 달리기를 시작했다.
5일째니 작심 삼일을 넘겼다.
매우 짧은 코스다. 2.5km 정도.
속도도 매우 느리다. 걷는 것 보다 나은 정도.
장기 휴일 덕분이었다.
휴일은 긴데, 할 일은 있다. 당연히, 하기 싫다.
그냥 안 하면 마음이 불안하니, 다른 뭔가를, 나한테 좋은 뭔가를 하고 싶다.
그래서 시작한 달리기.
날씨가 완벽했다.
뛰기 시작할 땐 약간 쌀쌀하지만 다 뛰고 나면 땀이 살짝 흐르는 쾌적한 온도.
마침 닷새 내내 아침 햇살도 좋았다.
첫 날은 2.5km를 다 뛸 때쯤 오른쪽 무릎 안 쪽이 멍든 듯이 살짝 아팠다.
다음 날에도 아픈 느낌이 남아 있어 1/3 정도는 걸었다.
다행히 3일째부터는 쌩쌩하다. 몸이 조금씩 적응하나 보다.
힘들면 당장 다음 날 뛰기 싫어질까봐,
무리 않고 천천히 뛴다. 그런데도 한 절반 뛰면 괜히 꾀가 난다.
워낙 짧은 코스라 천천히 뛰어도 10분에서 15분 사이에 들어온다.
운동을 했다고 말하기에 민망한 길이와 시간이지만
이 정도가 일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좋다.
늘 소화가 걱정인 체질에도 도움이 되는 느낌이다.
하루 중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의외로 삶을 변하게 한다.
어릴 때부터 이런 건실한 삶을 동경했는데
근처에도 못 가고 살다가
휴일 덕에 한 번 시도해 보았다.
농구처럼 같이 하는 운동도 즐겁지만
혼자 하는 아침 달리기도 참 정갈한 기쁨을 준다.
휴일이 끝나고 날이 추워져도 꾸준히 할 수 있기를.
...
여기 이렇게 써놨으니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