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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불로초의 뿌리.

by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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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이! 조고. 이제부터 간헐적 단식이야.


황실근위대를 물리니, 다시 밥 시간. 매일 먹다 지쳐 잠든다. 이런 습관으로 50살까지 살 수 있었다는 사실도 대단하다. 나는 밥상을 보며, 조고를 불렀다.


"폐하. 부르셨습니까. 헤헤."


왜. 헤헤 웃는 거야. 간신처럼. 아 원래 간신이지.


"어이! 조고. 이제부터 간헐적 단식이야!"


마음먹었으니, 바로 시행이다. 계획과 시행 간의 간격이 짧을수록, 성공확률이 올라가는 법이니까.


"간헐적 단식? 아. 간이 헐 정도로 단음식을 내어오라는 말씀이십니까? 헤헤. 못 말리시네. 그럴 줄 알고, 이 조고가 꿀로 아주 단 음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꿀꽈배기. 쌀가루를 반죽해서......"


꿀꽈배기가 벌써 있다고? 아부의 힘으로, 역사를 앞당겨 정제 탄수화물을 만들려 하나?


"야. 조고야. 입 닫고, 내 말 들어줄래?"


"아이쿠. 제가 또 불경스러운...... 죽여주시옵소서!"


조고가 납작 엎드린다.


"음식을 하루에 두 끼만 먹겠다. 10시, 18시 그러니까...... 해가 머리에 가장 높이 떠 있기 바로 직전에 한 번, 석양이 질 때즈음 한 번. 이렇게 두 번만."


나는 상다리가 부러져라 나온 음식들을 보며 말했다.


"아! 간헐적이, 시간 간격을 두고 되풀이하는, 간헐적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단식은, 제가 알고 있는 단식이고. 그렇다면, 정오와 저녁에 한 번씩만 드신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잘 알아들었네."


"말씀하실 때, 뜻은 짐작했어도 워낙 드시는 것을 좋아하셔서 알아듣지를 못했습니다. 죽여주시옵소서!"


"그럴까? 죽여도 돼?"


"......"


대답이 없다. 싸한 분위기에, 날 째려보는 느낌. 설마, 기분 탓이겠지.


"농일세. 농이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음식은 정말 푸짐했다. 소고기, 오리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와 이름 모를 생선들. 국수와 약과 비슷한 간식들도 있다.


이렇게 쉴 새 없이 먹으면, 소화기관은 정신없이 일하고, 인슐린은 올라간 혈당을 떨어뜨리려 쉴 새 없이 일한다. 그게 누적되면, 췌장은 혹사당하고, 내부 장기들은 인슐린에 둔감해지며, 인슐린 자체도 효율이 떨어지는 파업상태, 즉,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


그럼, 포도당은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액 속에 남아 혈당을 올리고, 세포는 포도당이 부족하기에 먹어도 배가 고프다.


그래서 비만이 되고, 당뇨가 생긴다. 물론, 지금 시대에는, 정제 탄수화물은 보기 힘들다. 그래서, 당뇨까지는 안 생길지 몰라도, 저 역사를 거스르는 조고가 벌써 꿀꽈배기를 만들어 내려하니,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황제 폐하. 감히, 첨언을 해도 되겠습니까!"


조고가 엎드려서 간청한다. 또 뭔 소리를 하려고.


"해 봐."


"황제께서는 이 나라의 주인이십니다. 그러니, 많이 드시고 만수무강하셔야 합니다!"


"그러려고 이러는 거야.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


"통촉하여 주십시옵소서!"


조고가 작은 눈을 부릅뜨며 다시 엎드린다.


"야. 너나 통촉하고, 너나 많이 드세요. 다섯 끼 드세요."


"황명이시라면......알겠습니다. 그럼, 황제폐하께서는 여섯 끼 드십시오."


"뭐? 여섯 끼?"


하. 미쳤네. 악의가 없는 조언임을 알았으나, 나는 순간 욱해서, 소리쳤다.


"야! 많이 먹으면 안 돼. 공복이 있어야 하지. 내장도 쉬어야 해. 인마, 내가 너 밤새도록, 잠 안 재우고 일 시키면 좋겠냐?"


"물론입니다. 폐하. 저는 몹시 기쁠 겁니다. 폐하께서 저를 그만큼 중히 여기고 계시다는 뜻이니."


이놈이. 진짜 맥락을 모르네.


"그럼. 그렇게 해."


"예?"


"그렇게 하라고. 여봐라! 오늘부터 환관 조고는 잠을 자지 않고 국정을 보기로 했으니, 짐은 그의 뜻을 존중하노라!"


그리고는 황실근위병 세 명을 붙여, 3교대로 지켜보게 했다.


"성...... 은이 망극하옵니다."


조고는 똥 씹은 표정으로 고개를 조아린다.


"야. 너 자면 죽는다. 알겠어?"


"예......"


"그리고, 여섯 끼 먹어. 너는."


"예......"


환관 조고는 힘없이 물러났다. 그로부터, 정확히 5일 되는 날, 몸이 붓고, 혈색이 어두운 조고가 찾아왔다.


"폐하. 차라리 죽여주시옵서서. 속이 더부룩하고, 두통과 함께 몸이 무겁습니다. 이유 없이 짜증도 나고, 그런데도 음식은 더 먹고 싶고......"


"것 봐. 죽고 싶지?"


"예......"


약간 말이 짧은 느낌. 아마, 쉬지도 못하고 잠도 못 잔 상태로 여섯 끼를 먹었으니, 제정신이 아니었으리라.

"내장기관도 똑같다. 안 쉬면, 내 몸이 그렇게 된다. 너처럼 말이 짧아지고, 약간 대드는 분위기, 그렇게 된다고.


"제가 언제......"


조고는 사색이 되었다.


"저봐. 저봐. 말대답. 내 내장이, 너처럼 되는 상태가 바로, 인슐린 저항성이야. 그러니까, 공복시간이 필요하다는 소리야."


"인수인 저항성? 제가 황제폐하 말씀을 제대로 인수받지 않아, 저항감이 생겼단 말씀이십니까. 잘 알아들었습니다. 폐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러니, 명을 거둬주십시오."


조고는 몹시 피곤하고 귀찮은 말투로 말했다. 더 이상, 헤헤, 거리지도 않았다.


"그래. 명을 거두지 않으면, 아주, 한 대 치겠다."


"무슨 그런 말씀을! 죽여주시옵소서!"


조고는 바닥에 머리를 찍으며 소리쳤다.


"역시 그럴까?"


"......"


내 말에 눈치를 보며 숨을 참고 있는 조고.


"농이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기다렸다는 듯, 다시 넙죽 엎드린다.


"참 나......"


나는, 그런 조고를 보며 접힌 뱃살을 문질렀다.


'간헐적 단식과 운동으로 뱃살을 녹여버리리라.' 그리 다짐하면서.



2. 간헐적 단식을 해야하는 이유.


1) 간헐적 단식은 삶의 방식이 될 수 있다.


맛있는 음식을, 그냥 먹지 말라는 소리는 너무 무책임한 소리다.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오래 살고 싶으면, 술과 몸에 안 좋은 음식들을 먹지 말아라. 그러면, 인생이 몹시 지루하고, 결과적으로, 아주 오래 사는 느낌일 테니.


물론, 건강을 위해서는, 간헐적 단식과 함께 식단도 해야 한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필자의 경험을 들어, 이후에 자세히 설명하겠다.


허나, 식단을 하지 않더라도, 공복시간 유지만으로 어느 정도의 건강증진 효과와 다이어트 효과는 분명히 있다.

쉽게 말해, 누구나 할 수 있고, 습관화할 수 있으며, 지속 가능한 방법이다.

즉, 일시적인 다이어트가 아니라, 생활화를 통해, 삶에 스며들게 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소리다.



2) 공복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


간헐적 단식의 핵심은 공복에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공복을 유지해야 하는가. 세상에 모든 생물은, 쉬어야 한다. 적당한 휴식은 빛나는 활동을 보장한다.


여러분도 마찬가지. 여러분들을 쉬지 않고 일하게 하면, 지쳐서 그만두고 싶어지고, 파업을 생각할지도 모른다.


우리 소화기관도 마찬가지이다. 소화기관 역시 쉬어야 한다. 특히, 음식을 쉬지 않고 먹으면 소화기관이 쉴 새 없이 일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인슐린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며, 파업하는 상태, 즉,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액 속에 남게 된다. 그러면 우리 몸은 필요한 에너지를 얻지 못하고, 혈액 속 포도당 수치도 높아진다.


결국, 세포는 포도당이 부족하기에 먹어도 배가 고프다. 달고 짠 음식이 먹고 싶고, 그래서 먹는다면, 혈당 수치가 상승하며 당뇨 질환 등으로 발전한다.


야식은 어떤가.


낮에 먹은 음식은 활동 에너지로 쓰이지만, 밤에 먹은 음식은, 잉여 지방이나 에너지로 남아 체내에 축적된다. 그러다 보면 비만이 되고, 염증과 만성 통증이 동반되며, 만성피로에 시달릴 가능성도 높다.


더불어, 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증, 성장호르몬, 멜라토닌 호르몬 등의 생성도 저하되어, 우리 몸 회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소화기관의 적절한 휴식이 보장된다면, 우리 인슐린은 파업하지 않는다. 즉, 이 모든 안 좋은 증상들을, 공복 시간 유지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3) 간헐적 단식을 할 동안, 우리 몸 안에서는?


인체 공복시간이 12시간을 넘어서면, 지방조직이 유리 지방산으로 분해되어 혈액으로 들어온다. 유리지방산은 간에서 지방이 대사되는 베타산화 과정을 거쳐, 케톤을 생성한다. 케톤은 포도당 대신 뇌에서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며, 근육에서도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그리하여, 간헐적 단식이 체지방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즉, 지방조직이 에너지원으로 쓰이면서 케톤 수치가 올라가고, 건강한 다이어트 효과가 나온다.

(출처: Flipping the metaboplic switch: Understanding and Applying the Health Benefits of Fasting. Obesity. 2018- 신진대사 전환: 단식의 장점과 이해)

이러한, 공복 케톤 생성은 당뇨병 발병 위험성을 37%나 낮출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공복시 케톤뇨가 나오는 정상인의 경우, 그렇지 않은 정상인에 비해 체질량 지수와 체지방 지수가 적은 것이 확인되었다.

(출처: MedicalTimes기사. 2019. 05. 09.)


그리고, 비 당뇨 성인 15만 3076명 4.1년간 추적 분석한바, 케톤 수치가 높으면 지방간이 예방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21. 12. 28. 강북상섬병원 코호트 연구센터 연구팀.)


더하여 오토파지 효과도 나타난다. 일명, 자기 소화작용으로 이것이 활성화되면, 우리 몸의 불필요한 독소 및 노폐물들이 제거되고, 암, 파킨슨병, 퇴행성 신경질환 등이 예방된다.


즉, 다이어트 효과는 당연히 얻을 수 있고, 좀 더 건강해진다는 소리다.


간헐적 단식을 하게 되면, 수면의 질도 향상되며, 이것은 건강과 노화 방지에도 연결이 된다.


만약, 배가 가득 찬 채로 잠을 자면,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든다. 그러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그것은, 전두엽 기능을 떨어지게 한다. 그렇게 되면, 음식 절제력이 떨어져, 짜고 단 음식들을 먹고, 혈당을 올리고, 혈관 손상과 함께 혈압도 올리게 되며, 다시, 수면질이 떨어지고, 결국, 악순환의 반복이다.


깊은 수면이 건강의 시작이고, 공복 유지가 그 시작의 첫걸음이란 사실을 명심하자.



3. 필자의 간헐적 단식


1) 식단 없이 12:12 단식(21년~22년) – 공복 12시간이 핵심.


간헐적 단식 시작 전, 필자의 신체 계측은, 2021년 8월 26일 기준, 체중 80.9kg, 체질량 지수 26.78kg/㎡, 허리둘레 87cm였다.


그래서, 12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 방법은,간헐적 단식의 기본이며,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하여, 처음에는 이 방식을 추천한다. 하루 세 끼를 다 먹을 수 있어, 간헐적 단식의 장점도 챙기면서 스트레스도 없다.


필자는 약 1년간, 12:12 단식을 했으며 세 끼를 다 챙겨 먹었다. 즉, 저녁 7시에 식사를 마치고, 다음날 7시까지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야식만 안 먹으면 된다.


12:12 단식 전에는,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 등만 먹는 황제 다이어트를 해봤는데, 실패한 경험이 있다. 무엇보다, 건강검진 결과를 보니 입맛이 썼다. 일단, 비만을 제외하고도 공복혈당과 총콜레스테롤이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하여, 2021년 8월 26일부터는 12:12 단식으로 살을 빼기 시작했다. 운동으로는 복싱을 택했다.


결과는 어느정도 성공이었다. 약 1년만에, 식습관을 조절하지 않고도 80.9kg에서 76.9kg까지 약 4kg을 감량하였다. 체질량지수는 26.78kg/㎡에서 25.4kg/㎡로 비만에서 과체중이 되었으며, 허리둘레도 87cm에서 84.5cm로 좋아졌다.


다만, 당화혈색소는 5.9에서 6.0으로 올랐다. 그래도, 다른 수치는 좋아졌으니, 간헐적 단식을 좀 더 본격적으로 하기로 했다.



2) 16:8단식(22년~23년)- 공복 16시간이 핵심.


22. 9. 27일 건강검진 결과, 대사질환까지 잡기 위해, 이제 16:8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 공복을 유지하는 시간을 16시간으로 하고, 오후 6시에 식사를 완료하면, 다음날 10시까지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8시간 동안 세 끼를 먹어도 되지만, 굳이 필요성을 못 느껴서 점심, 저녁 두 끼로 했다. 허나, 군것질이나 기타 먹고 싶은 것들은 8시간 동안 실컷 먹었다. 즉, 식이조절은 없었다. 여전히 복싱을 병행하며, 1년 동안 했고, 23. 7. 3일 검진 결과는 다음과 같다.

1720501971423.jpg 신체계측 2022년, 20223년.
1720501537246.jpg 당뇨검사 2022년, 2023년.

체중은 많이 줄지 않았으나, 허리둘레가 2인치 줄었고, 공복혈당도 정상이 되었다. 헌데, 콜레스테롤 수치나 당화혈색소는 잡히지 않았다. 계속 이렇게 하면 실패한다는 생각에, 방식을 바꿨다. 운동지도사의 도움을 받아, 제대로 식단, 운동과 함께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



3) 식단과 함께 16:8단식(23년~24년)- 식단과 공복 16시간이 핵심.


그 결과, 24. 6. 26일 결과는 다음과 같다. 21. 8. 26일 결과와 비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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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6. 26. 신체 계측 / 21. 8. 26. 신체 계측과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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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6. 26. 당뇨 검사 / 21. 8. 26. 당뇨 검사와 비교


식단은, 지중해, DASH, 마인드, 블루존 식단을 참조하여, 상황에 맞는, 건강한 음식들을 섭취했다. 식단을 병행했을 때, 간헐적 단식의 효과가 극대화되었다.


결론적으로 체중은 80.9kg에서 69.7kg까지 감량하였고, 체질량 지수는 26.78kg/㎡ 비만에서 22.9kg/㎡까지 낮아졌으며, 허리둘레는 75cm가 되었다.


심혈관 발병 위험을 낮추는 HDL 콜레스테롤은 58mg/dl에서 73mg/dl으로 올랐고, 동맥경화를 악화시키는 LDL 콜레스테롤은 180mg/dl에서 119mg/dl로, 중성지방은 81mg/dl에서 53mg/dl으로 떨어졌다. 총콜레스테롤도 249mg/dl에서 210mg/dl로 낮아졌다.


식단의 효과는 당뇨 검사에서 특히 빛을 보았다. 당화혈색소가 5.9%에서 6.0%까지 올랐다가 5.6%로 정상이 되었고, 공복혈당 역시 104%에서 95%로 정상판정을 받았다.


3년간의 긴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정확한 간헐적 단식 방법을 알아내었다. 공복 유지와 더불어, 운동과 식단이 핵심이라는 사실을. 식단은, 지중해, DASH, 마인드, 블루존 식단을 주로 했다. 음식 종류를 보면 알겠지만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다.


이 모든 정보와 구체적인 방법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운동지도사 지침을 참고했으며, 이 책에 수록해두었으니, 천천히 읽어보면 필자처럼 3년간의 시행착오 없이 바로 건강한 몸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럼, 지금부터 필자가 도움 되었던 지식과 정보들을 하나하나 소개해 보겠다.



4) 콜레스테롤 수치 정상화의 필요성.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사항은 체중 감량과 더불어, 콜레스테롤 수치 정상화이다. 콜레스테롤의 어원은 쓸개, 담즙과 고체를 의미하는 그리스어의 합성어다. 콜레스테롤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mg/dl)


총 콜레스테롤은 200 미만이 정상, 240 이상이면 고지혈증.

LDL 콜레스테롤은 130 미만이 정상, 160 이상이면 위험.

HDL 콜레스테롤은 60 이상 정상, 40 이하면 위험.

중성지방은 150 이하는 정상, 200 이상은 위험.

그사이 위치한 수치는 경계단계이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를 둘러쌓는 세포막의 구성 성분이자, 소화액인 담즙을 만들며, 비타민D의 재료가 된다. 30%는 음식에서, 70%는 간에서 형성되는 데, 지질이므로 혈액에 녹지 않고, 단백질과 결합하여 혈관을 통해 이동한다.


HDL(고밀도 지질 단백질)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쌓여 있는 나쁜 기름을 수거해서, 간에 저장하는 역할을 하고, LDL(저밀도 지질 단백질)콜레스테롤은 혈관에 상처가 생기면 보수 작업을 한다. 그러다 보면 콜레스테롤이 쌓이게 된다.


LDL 콜레스테롤은 A형과 B형으로 나뉘는 데, A형은 지방, B형은 당이 주성분이다. 즉, LDL 콜레스테롤 중 B형이 많다면, 심장병의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LDL 콜레스테롤이 A형인지 B형인지는 어떻게 할까? 중성지방 수치로 예상할 수 있다. 중성지방 수치가 150 이상일 경우에는 B형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고 추정할 수 있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혈관을 청소해주는 역할을 하기에 높으면 좋다. 그럼, 어디까지 높아도 괜찮을까? 코펜하겐 의대팀 연구 결과, 남자의 경우 77, 여성의 경우 90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았으며, HDL이 100을 넘기기 전까지는 사망률 수치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 사망률이 증가하는 수치는 남자 116, 여자 135 이상이 되겠다.


그렇다면 콜레스테롤 정상화가 우선인 이유는 무엇일까? 로마제국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와 같다. 고대 로마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도로이다. 도로 덕분에 로마인은 군대, 물자, 정보 전달이 쉬웠고, 그래서, 제국이 안정되고 발전할 수 있었다.


로마제국은 우리 몸이고, 도로는 혈관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이라는 말은, 도로의 통행이 원활하지 않다는 말과 같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이면, 혈관에 지방이 쌓여 좁아지고, 좁아지면 심장이 펌프질해도 혈액이동이 잘 안된다. 그러면, 심장에 무리가 오고, 고혈압이 생기며, 혈관이 터질 수도 있다. 뇌출혈, 심근경색, 뇌혈관 질환 등이 오고, 심하면 급사까지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혈액도 끈적해지고 혈관을 손상하는 염증 물질도 생긴다. 그러면 다시 그 염증을 제거하기 위해 LDL콜레스테롤이 출동하고 혈관은 더욱 좁아진다.


콜레스테롤은 죄가 없다. 내 몸이 망가졌으니, 치료하기 위해 수치가 높아졌고, 그로 인해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겨버린 상황이니. 마치, 로마의 용병대장 오도아케르가 로마를 지키기 위해 복무하다가, 결국 상황이 변해 로마를 멸망시킨 것처럼.


우리 몸도 로마제국처럼 되지 않으려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화해야 한다. 필자가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 시점인, 2021년 8월 26일의 필자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자.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249로 고지혈증 진단을 받았고, 중성지방은 81, HDL 콜레스테롤은 58, LDL 콜레스테롤은 180이었다.


경계를 지나, 위험단계에 근접한 상황이었다. 방법은 알았다. 식이요법과 운동. 허나, 필자는 운동과 12:12간헐적 단식으로 모든 대사질환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식단을 하지 않았다. 2023. 07. 03일, 1년이 지난 시점.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249에서 217, 중성지방 수치는 81에서 62로, HDL 콜레스테롤은 58에서 63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180에서 142로 바뀌었다.


언급했듯이, 식단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럴진대, 분명 좋아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간헐적 단식 16:8로 강도를 높였다. 물론, 이번에도 식단은 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720501620997.jpg 지질 및 심혈관 혈액 검사(2022년, 2023년)

중성지방이 높아졌고, LDL 콜레스테롤이 낮아졌으며 HDL 콜레스테롤은 더 높아졌다. 어쨌든 극적으로 좋아지진 않았다. 하여, 이제는 식단도 병행했다. 그리고, 24년 6월 26일, 다음과 같은 결과를 받았다. 21년과 비교해보자.

1720500610322.jpg 지질 및 심혈관 혈액 검사(2021년, 2024년)

답은 운동과 식단이다. 전체적인 수치가 좋아졌다. 사실, 필자도 그 전부터 알면서도 이를 악물고 무시했다. 운동보다 식단이 더 힘들기 때문에.


허나, 이제는 확실히 깨달았다.


식단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콜레스테롤이 로마를 멸망시킨 장수, 오토아케르가 되어, 나를 쓰러뜨릴 것이니, 현실을 직시하고 실천하자. 필자는 깨닫는데, 2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은 외면하지 말고, 기억하자. 운동과 식단.


돌아가는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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