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시를 막아야 한다!
"몸이 왜 이래? 진짜......"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야간에 3번이나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린 탓에.
"빨리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위험하겠어."
진시황의 몸은 당화혈색소가, 적어도 6.0은 넘는 듯하다. 참고로 6.5부터 당뇨다.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음이 아쉽다. 동네 보건소만 가도, 알 수 있었는 데.
"아. 이 불쾌한 증상."
어떻게 아느냐고? 당뇨의 세 가지 증상이 애매하게 나타나고 있기에. 다갈, 다음, 다뇨. 갈증이 수시로 느껴지고, 그래서 물을 먹게 되며, 그만큼 소변도 자주 보고 있다.
피는 콩팥에서 한 번 거르는 데, 포도당은 100퍼센트 재흡수를 한다. 헌데, 피에 포도당이 남아 있다면, 물을 끌고 나간다. 그래서 소변을 많이 보는, 다뇨가 되고, 물이 부족하니 다음, 즉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게다가,
이렇게 포도당이 빠져나가니, 에너지가 고갈되어, 음식이 많이 먹고 싶어진다.
다식하게 되는 이유다.
"일단 혈당 스파이크부터 막아야 한다. 그것이 우선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당뇨나 당뇨초기에, 췌장에서 인슐린을 충분히 분비하거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포도당이 혈액에 남아서 생기는 일이다.
"거미야? 내 팔뚝이 왜 이래."
특히, 근육 없이 팔다리가 가늘고 복부에 내장지방이 잔뜩 낀, 이런 몸으로,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더더욱 증상이 가속화된다.
"지금 먹으면 폭식할 듯한데......"
그러면, 과도하게 올라간 혈당을 낮추기 위해서,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고, 혈당이 낮아졌음에도 남아 있는 인슐린이 작용하여 허기짐을 느끼게 한다.
결과적으로 단 음식을 많이 먹고, 탄수화물 중독이 될 수도 있다.
"진짜, 심각하다. 심각해."
"예?"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린 내 말에, 음식을 가져온 궁녀들이 화들짝 놀란다.
"아냐. 아냐."
일단 음식들을 살펴보았다. 고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조만간 어선방에 행차해서, 식단을 좀 관리해야겠
다. 상 귀퉁이에 껍질을 까서 내온 사과가 눈에 띈다.
"저 사과, 껍질 까지 말고, 그냥 껍질 째 잘 씻어서 가져와."
사과껍질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이 많이 들어 있어,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을 수 있고, 포만감 주기에, 과식을 예방할 수도 있다.
"금방 가져오겠습니다."
어선방 궁녀가 고개를 숙인 후, 사과를 들고 물러난다. 어선방은 내가 먹을 음식을 관리하는 곳이다.
"애피타이저로 사과부터 먹고, 야채 등의 식이섬유, 그리고 고기 같은 단백질, 밥 같은 탄수화물을 마지막으로 먹는다. 이런, 거꾸로 식사법을 습관화해야 해."
내 혼잣말에 익숙한 궁녀들은 미동도 안 한다. 혼잣말이 점점 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살던 시대의 용어를 무의식적으로 쓰면, 상대는 이해는 못하고, 이해시키려면 반나절이 걸리니까.
"혈당스파이크가, 혈관 노화의 주범이다."
혈당 스파이크를 잡지 못하면 당뇨가 온다. 아니, 당뇨가 와서 혈당 스파이크가 일어났을 수도 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중요 포인트는, 당뇨든, 혈당스파이크든 내 몸에서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아는 데로 실천한다."
다행히 알고 있다. 거꾸로 식사법으로, 식사 때 혈당을 느리게 올리고, 식 후에는 혈당 스파이크가 일어나지 않도록 운동이나 산책을 하면 된다. 그리고 사고 식초도 도움이......
"아! 사과식초도 가져오너라!"
"알겠습니다!"
다행히 이 시대에도 사과식초는 있었다. 준비는 끝났다. 내 몸을 바꾸는 습관은 거창하지 않고, 이러한 사소한 일에서 시작한다. 열심히 실천해서, 운명을 바꿔보자.
...
조고는 웃었다. 황제가 노망났다고 확신했기에. 어선방에 심어둔 궁녀가, 황제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고 있는 상황.
"황제께서, 껍질도 까지 않은 사과를 야만인처럼 씹어 먹고, 그다음에 야채를 먹었다고?"
"그렇사옵니다. 그 후에 고기와 밥을 드셨는 데, 밥은 매번 드시던 양의 반정도만 드셨사옵니다."
"크. 크. 크. 크."
조고는 웃음을 참지 않았다. 고기와 밥에 눈이 뒤집히던 황제가 과일, 야채부터 먹는다고? 분명, 노망이다. 어쩐지 요즘 다른 사람 같이 느껴진다고 했다.
"더. 괴이한 일이 있사옵니다."
조고가 웃는 모습에 눈치만 보고 있던 궁녀가 조심스레 말했다.
"무어냐?"
"식사를 끝내고, 매번 드시던 간식은 쳐다도 안 보시고, 갑자기......"
"갑자기?"
"사과식초를 물에 희석시켜 드신 후, 앉았다 일어났다를 20번 정도 하시며, 스쿼트, 스쿼트 혈당 스파이크야 사라져라!'라고 하셨습니다."
"크. 크. 크. 하. 하. 노망이네. 노망이야! 어쩐지...... 평소 하던 대로 식사 잘 챙겨 먹으라고 했더니, 갑자기 화를 내며, 나를 잠도 못 자게 하고, 6끼를 먹게 했을 때부터 이상했어."
머지않았다. 권력의 정점에 설 날이.
"아. 그리고 자신의 팔목을 만지시며, 거미네.라고도 하셨습니다."
궁녀의 말을 들으니, 조고도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식사를 한참 하던 황제가 갑자기 자신의 배를 만지며, '허리둘레가, 90센티가 넘으니, 내장비만이 심각하겠네...... 이러면 공복 혈당도 올라가고 혈당 스파이크도 잘 생겨서, 당뇨가 될 가능성이 높은 데......'라고 말했던 기억. 당시에는 알아듣지 못해 당황했지만, 이미 황제는 그때부터 제정신이 아님이 분명했다.
"됐다. 그만하면 됐어. 물러가거라. 계속 주변을 살피고 특이한 상황이 있으면 내게 오너라."
"예."
조고는 궁녀를 물러나게 한 후, 한 사내를 불렀다.
기골이 장대한 사내였다. 터질 듯한 근육에, 헝클어진 머리. 눈은 산짐승처럼 빛나고 있었다.
"때가 왔는가. 내 나라의 원수를 죽일 때가......"
낮고 소름 끼치는 목소리.
"그래. 때가 왔다. 그러니, 준비하거라. 망국의 장수, 무명이여."
그는, 나라가 멸망할 때, 이름을 버렸다고 한다. 하여, 무명이라 불렀고, 여러 날을 조고의 객으로 지냈다. 하지만, 그 사실은 아는 자는 극소수였다. 안 뜰 깊숙한 곳에서 지냈기 때문에.
"이미, 준비는 끝났다. 조고여. 반드시 그놈을 죽일 테니 걱정 말거라. 내가 아직 살아 있는 이유는, 오직 그것뿐일진대, 실패할 수는 없는 없지 않은가."
숨 막히는 살기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조고는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무명.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마라."
최근, 황제가 전에 없던 민생시찰을 자주 한다. 그것도 최소한의 호위만 대동 한 채, 부유한 상인으로 위장하여. 그래서, 적당한 기회를 노리다, 무명을 끌어들여 이번에 거사를 도모하기로 했다.
무명은 일당백의 장수. 분명, 성공하리라.
...
오늘은 햇볕이 뜨거운 날. 그래도 민생시찰을 가기로 한 날이니, 어쩔 수 없이 나섰다.
"폐하! 재상 이사와, 조고가 왔습니다."
"들라하라."
나를 보자마자, 재상 이사가 놀랐다.
"폐하! 얼굴이......"
선크림이 없으니, 무기자차를 장착하기로 했다. 참고로 무기자차는,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로, 내가 있던 시대에서는 징크옥사이드와, 티타늄디옥사이드라는 성분으로 막을 형성해 주었다.
헌데,
이 시대에 그런 것은 없으니, 그냥 두꺼운 헝겊으로 가면을 만들었다. 정말로 물. 리. 적. 차단이다. 헝겊 뒤에는 모양을 유지하도록 철을 얇게 펴서 가면모양으로 만들었다.
"폐하. 가면을 쓰신 겁니까? 헤헤. 잘 어울리십니다."
놀라는 이사와 다르게 조고는 빠르게 아부를 한다.
"그래. 햇볕이 뜨거워서. 가자!“
"옙!“
황실 근위대의 정예 여섯 명과 이사와 조고만 대동하고 민생시찰을 시작했다. 물론, 복장도 평범한 상인으로 위장하고.
"어딜 가도 폐하의 찬양뿐입니다."
정말 그랬다. 불필요한 노역을 줄였을 뿐인데, 모든 백성이 나를 칭송한다. 다만, 조고는 어딘가 불편한 듯 보였다. 아니, 긴장한 느낌.
"어이. 조고."
"예...... 옛!"
화들짝 놀란다.
"뭘 그리 놀래. 그냥 부른 것뿐인데."
그때였다.
-쉬이익-
"으으윽!"
화살이 날아와, 내 가면에 박혔다. 나는 그 자리에 쓰러지고, 황실 근위대는 번개같이 달려 나가 범인을 제압하려 했다.
헌데, 그 범인은 도망가기는커녕, 큰소리로 외치며, 내게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연나라를 기억하는 가!"
가시가 달린 거대한 철퇴를 든 거한. 봉두나발을 휘날리며, 황실 근위대와 싸움을 시작했다. 정예 6명의 근위대임에도, 그는 전혀 꿇리지 않았다.
-크흑!-
오히려 황실 근위대 2명을 순식간에 제압하고, 4명을 몰아붙이는 것이 아닌가. 그야말로, 미친듯한 괴력이었다.
"뭐...... 야?"
"시황제는 어서 나와, 연나라 철퇴를 받으라! 나라 잃은 백성들 울분을 맞으라!"
그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온 저승사자 같았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철퇴의 가시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아...... 몸 안의 혈당 스파이크를 조심하고 있었는 데, 물리적 스파이크가 나를 노리네......"
다행히, 그놈이 먼저 날린 화살은, 가면이 막아주어, 큰 부상은 피했다. 그래서, 이렇게 농담도 할 수 있는 상태였다.
"이 놈! 내 철퇴를, 네 놈의 피로 적시리라!"
그놈과의 거리는 가까워지는 데, 나는 패닉이 와서 중얼거렸다.
"혈당 스파이크는 혈관을 상하게 하고, 물리적 스파이크는 몸을 상하게 하니, 스파이크는 무조건 해롭구나."
그런 소리를 하며, 혼란스러운 얼굴로 주저하던 내게,
"폐하! 어서 자리를 피하시지요!"
조고가 어딘가 불편한 얼굴로 나를 재촉한다. 그러자, 재상 이사가 손을 번쩍 들며 외쳤다.
"그럴 필요 없소. 폐하를 지켜라!"
그러자, 어디선가 다시, 열 명의 황실근위대가 나타나, 그 사내를 순식간에 포위했다.
"용서해 주십시오, 폐하. 제가 독단적으로 폐하가 가실만한 장소에, 병력을 매복시켜 두었습니다."
다만, 모두 평상복을 입고 있었다.
"어? 잘했네."
진심이었다. 내가 호위로 데려온 여섯 명의 황실 근위대는 이미, 중상을 입어 전투불능이 되었으니.
"억울하다. 억울해...... 내 나라의 원수를 두고, 이렇게......"
말을 마친 그는, 핏발 선 눈으로 나를 한동한 노려보다가, 새로 투입된 황실근위대와 난전을 벌였다. 아무리 강한 자라도 해도, 이미 여섯을 쓰러뜨린 직 후라, 압도하진 못했다.
"이놈! 진시황. 다음에 반드시 죽여주마!"
그는 크게 외치며, 폭풍처럼 길을 뚫었고, 황실근위대 한 명을 더 쓰러뜨린 후, 그림자처럼 사라졌다.
"뭐, 저런 괴물이 다 있어."
식은땀이 흘렀다. 이사가 미리 병력 배치를 하지 않았더라면, 아니면 적의 숫자가 조금 더 많았더라면, 나는 살아남기 힘들었으리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재상 이사가 근위대를 지휘하였으나, 이미 적은 보이지 않았고, 주변까지 어두워지고 있었다.
"후...... 정신없는 하루였구나......"
아직도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나는 미묘한 얼굴의 조고에게 말했다.
"이만 돌아가자......"
"예. 폐하."
그러자, 조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살피고 채비를 하였다.
"정말, 위험할 뻔했습니다."
"......"
그렇게 민생시찰은 마무리되었다. 그날 저녁. 재상이사가 찾아와 내게 말했다.
"폐하. 결국 잡지 못했습니다만...... 신상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는, 연나라의 무장이었으나, 떠돌이로 살던 자입니다. 거리에서 예전에 목격한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다만......"
"다만?"
"예전 조고의 집에서, 객으로 잠시 있던 모습을 목격한 자가 있습니다."
역시 그랬군. 내 민생시찰 계획은 조고와 이사밖에 몰랐다. 이사가 아니라면 조고이겠지.
"부소태자에게 미리 연락을 해두어라."
"부소태자께......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비밀리에 황태자 즉위식을 준비케 할 것이니. 이것은 너와 나만 아는 비밀이다."
"그리하겠습니다. 폐하."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아도, 재상 이사는 알아들었다. 내가 하는 말의 의미와, 내 의심의 화살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를.
2. 혈당스파이크의 위험성.
혈당 스파이크는 가시에서 유래했다. 즉, 혈당치의 그래프가 갑자기 높아졌다 떨어지는 가시 모양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혈당 변동성이다. 배구의 스파이크로 생각해도 이해가 쉽다. 토스로 올려주는 공을 공격수가 내리꽂는 것. 그것이 스파이크이고, 공 대신 혈당으로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공복 혈당은 100mg/dl 미만이 정상이고, 식후 혈당은 140mg/dl 미만을 정상으로 본다. 식후 혈당과, 공복 혈당 차이가 50mg/dl 차이 날 때, 또는, 식후 혈당이 150mg/dl이상이 되면 혈당 스파이크로 본다.
혈당 스파이크는 다른 말로, 식후 고혈당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식사 후, 고혈당이 오게 되면, 췌장에서 혈당을 잡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췌장에 부담이 생겨 당뇨가 올 수도 있고, 아니면, 당뇨 때문에 이런 고혈당이 나타날 수도 있다.
더하여,
이렇게 가시 모양의 혈당이 반복되면, 산화스트레스가 가속되고, 이것은 또 혈관 노화와 직결되며, 심혈관질환의 원인도 된다.
그렇다면, 혈당 스파이크 여부는 어떻게 해야 알 수 있을까?
혈액검사가 가장 정확하나, 유추할 수 있는 현상이 몇 가지 있다.
식후 졸음이나 피로감이 심할 경우, 밥을 먹었는데 또 배가 고프고, 어지럼증이 나타날 경우.
후자의 두 가지 경우는, 혈당이 갑자기 떨어질 때 나타나는 저혈당 증상이다. 고혈당을 없애려고 인슐린을 과도하게 분비했는데, 추후 혈당이 떨어졌음에도, 남아 있던 인슐린이 작용하여 저혈당으로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탄수화물을 적게 먹어야 한다. 고혈당에서, 저혈당으로 가면, 우리 뇌는 혈당을 올리기 위해, 단것을 먹으라고 지시한다. 이것이 반복되면 살도 찌고, 탄수화물 중독도 될 수 있으니.
또한, 뱃살, 즉 내장지방을 빼야 한다. 내장지방은 저항성이 있어, 포도당 흡수가 잘 안되기 때문이다. 더하여, 빨리 급하게 먹거나, 공복 끝에 기름지고 단 음식을 먹는 습관도 지양하자. 간헐적 단식이 간헐적 폭식으로 바뀌는 이유가 대부분 이런 습관 때문이니까.
혈당 스파이크는 심혈관 질환의 트리거가 되어, 돌연사까지 일어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신경 써야 한다.
3. 당뇨와 노화.
우리가 먹는 음식물은 위장을 거쳐, 흡수하기 좋은 포도당 형태로 바뀐다.
포도당은 혈액 속에 흡수되어, 우리 몸 에너지원이 되는 데,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바로 혈당이다. 혈당은 인슐린에 의해 조절된다. 인슐린은 췌장의 베타세포에 의해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우리 몸 포도당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케 한다.
헌데,
인슐린이 모종의 이유로(잘못된 생활습관, 과도한 내장지방 등), 파업하여 제 역할을 못 하게 되는 것을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한다. 이렇게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지면, 혈액 속에 포도당이 쌓이는 데, 이것이 당뇨이다.
당뇨는 말 그대로 소변에서 당이 나오는 상황으로, 포도당은 물을 끌고 나오기에 소변량이 많아지고 허기지게 된다. 당뇨의 증상인, 다뇨, 다음, 다식의 메커니즘이 이름에 담겨있다.
이때, 그 정도를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치가 당화혈색소이다.
우리 몸 안에는 헤모글로빈이 있는데, 혈당이 높으면 이것에 포도당이 들러붙어, 당화된다. 헤모글로빈은 우리나라 말로 혈색소라 부른다.
즉, 당화된 혈색소가 당화혈색소이다.
당화된 혈색소를 가지고 있는, 적혈구 수명은 약 90일 정도다.
하여, 약 3개월 정도의 평균 혈당 상태로 당뇨 수치를 판단할 수 있다.
정상은 5.7% 미만, 당뇨병은 6.5% 이상이다.
쉽게 비유하자면, 우리 몸이 떡을 100개를 만든다고 치자.
떡이 바로 혈색소이다.
100개의 떡 중, 5개에 꿀이 묻으면, 당화된 혈색소는 5개, 100개의 떡 중, 6개 반에 꿀이 묻으면, 당화된 혈색소가 6.5로 당뇨가 된다.
덧붙이면, 한번 꿀에 절어버린 꿀떡은 다시 돌아오기 힘들다.
그래서, 당화혈색소만으로도 3개월간의 그 사람의 평균 혈당을 유추할 수 있다.
당뇨병은 당도가 높은 피가 흐르기 때문에 혈관을 망가뜨린다. 이러한 현상은, 종국에 다양한 합병증, 즉, 망막 손상, 신장 손상, 뇌졸중, 심근경색 등으로도 이어지는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당뇨병의 원인에는, 과도한 스트레스나, 비만, 잦은 정제당 섭취, 식사를 빨리 먹는 습관이나, 수면 부족 등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당뇨병이 노화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최근 발표에 따르면, 2형 당뇨병을 가진 사람은 뇌의 노화 속도가 정상인보다 26% 빠르다는 연구 결과(스토니브룩대 발표. 22.6.)가 있다.
뇌의 노화 속도가 빠르면 치매 등이 유발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당도 높은 피는 언급한 무서운 합병증뿐만 아니라, 세포 기능도 파괴하여, 노화가 가속된다.
이러한 당뇨병을 막기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운동 요법이 필수이다.
식이요법은 위에서 언급한, 지중해, 대쉬, 마인드, 블루존 식단을 참고하여, 개인 여건에 맞는 식단을 구성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식사는 ‘거꾸로 식사법’ 그러니까, 디저트(과일)를 먼저 먹고, 식이섬유(채소), 단백질(고기, 두부), 탄수화물(밥) 순으로 먹는 방식이 좋다.
이유는, 혈당과 포만감을 위해서다. 사과 몇 쪽을 먹은 후 채소를 시작으로 식사한다면, 혈당도 완만하게 올라가고, 뇌에서도 배부름을 느끼게 되어, 자연스럽게 소식을 할 수 있다.
운동 또한 주 3회는 필수로 하여, 키 대비 적정 체중 및 허리둘레를 (남자-90cm 이하, 여자-85cm 이하) 유지하도록 하자.
추가적 당뇨 예방 효과가 검증된 영양제 및 식품 섭취도 도움이 된다. 영양제로는 베르베린과 바나바 잎이 있고, 음식으로는 사과식초가 있다. 더불어, 식사를 느리게 먹거나, 식후 바로 산책이나 스쿼트 하기도 도움이 된다.
간헐적 단식 파트에서 봤듯, 필자는 당화혈색소 6%로, 당뇨 전 단계 판정을 받고, 꾸준히 관리하여 5.6%, 정상으로 좋아진 상태이다. 주 3회 이상 1시간씩 꼭 운동하였으며, 마인드 식단을 기본으로 하여, 식사는 거꾸로 식사법으로 천천히, 식후에는 반드시 산책이나 스쿼트를 했다.
식사 후 몸을 움직이면, 우리 근육들이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하여, 혈당 수치 상승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형 당뇨병은 생활습관 조절로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고, 오히려,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4. 당지수와 당부하지수.
당뇨식이를 위해서는 빠뜨릴 수 없는 사항이 있다.
바로, 당지수(Glycemic index)와 당부하 지수(Glycemic load)이다.
당지수, GI는 음식을 먹었을 때, 그 음식이 식후 2시간 이내, 혈당을 얼마나 올리는지에 대한 지수이고, 그 수치가 높을수록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이다. 1에서 100까지를 기준으로 혈당 상승 속도를 나타내고, GI 지수 55 이하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저혈당 식품이며, 70 이상이면 고혈당 식품이다.
반면, 당부하 지수, GL은 음식마다 평균적으로 먹는 1회분으로 계산한 수치다. GI가 높아도,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 적은 음식이 있고, GI가 낮은 음식이라도,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 많을 수 있으니, 이 또한 참고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감자 100g당 GI 지수는 90, 고구마 100g당 GI 지수는 55이므로 감자가 높지만, GL 지수는 감자가 10.44, 고구마가 16.5로, 고구마가 높다.
즉, 평균적으로 먹는 1회분이 고구마보다, 감자가 적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이 GI 지수와 GL 지수는 어디서 봐야 할까?
가장 활용하기 가장 좋은 자료는, 농촌진흥청과 경희대학교에서 발간 한,
‘한국인 다소비 탄수화물 식품의 혈당지수와 혈당부하지수’이다.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만19~64세 성인남녀가 가장 많이 섭취하는 탄수화물 식품을 선별하여 조리 및 가공 방법에 따른 50종의 혈당지수와 혈당부하지수 측정 결과를 수록하였다.’
라는 소개 글과 함께, 음식사진과 혈당지수, 혈당부하지수가 잘 나타나 있으니 적극 활용하자. 이 PDF 파일은 농촌진흥청이나, 구글에서 ‘혈당지수와 혈당부하지수’로 검색하면 다운받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말 그대로 참고만 할 뿐, 너무 맹신할 필요는 없다. 사람마다, 재료마다, 조리 방법마다 혈당 반응이 조금씩은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 나와 있는 몇 가지 음식들을 소개하면, 라면은 130.8g 기준으로,
GI 지수는 49.3, GL 지수는 44.6이다. 라면이 의외로 GI 지수는 낮지만, GL 지수는 높다. 이유는, 제면 후 고압 수증기로 처리한 후, 기름에 튀겨서이다.
반면, 카스텔라는 50g 기준으로, GI 지수는 59.9, GL 지수는 13.1이다. 이처럼, GL 지수가 낮은 이유는 단백질 식품인 달걀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좋아하는 음식들의 GI 지수와 GL 지수를 쉽게 확인할 수 있으니, 적극 활용하면 좋겠다. 참고로, GI 지수는 낮지만, GL 지수가 높아서 당 수치를 높이는 음식들은, 주로 면류이다.
5. 허리둘레의 중요성.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 증후군의 진단할 때,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바로 허리둘레이다. 허리둘레를 정확히 측정하는 법은, 골반 가장 높은 지점과 갈비뼈 가장 아래 지점 사이를, 숨을 완전히 내 쉰 상태에서 측정하면 된다. 남자의 경우 90cm, 여자의 경우 85cm 이상이 되면 대사 증후군이 의심된다.
즉, 몸무게가 가볍더라도, 배만 볼록 나온 사람들은 위험하다는 소리다. 내장지방의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CT 단층 촬영을 해야 하지만, 허리둘레가 상기 언급한 적정 수치 이상이 된다면, 내장지방이 많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내장지방은 염증과 혈당 스파이크를 만들어내는 주머니이다. 이유는, 내장지방에 당을 많이 저장하기 때문이다. 하여, 굶어도, 내장지방에 쌓여 있던 당이 쏟아지면서 공복혈당을 올리게 된다. 2019년에 발표한 네이처 메디신의 내용에 따르면, 내장지방이 1kg 증가할 때마다, 당뇨 발병률이 남성은 2배, 여성은 7배까지 증가한다고 한다.
이는 쉽게, 거꾸로 매달린 사탕 자루를 생각하면 된다. 그 자루 안에 알사탕이 들어있는데, 내장지방이 얇은 사람들은 조금, 내장지방이 두꺼운 사람들은 많이 들어있다. 공복시에 내장지방에 있는 당을 꺼내 쓰고자 자루 입구를 열면, 적정량의 알사탕이 있는 경우는, 딱 원하는 만큼만 쏟아지도록 조절이 쉽다.
허나,
자루 안이 알사탕으로 가득 차 있다면, 자루 입구를 여는 순간 원하는 만큼의 알사탕보다 곱절은 더 많은 알사탕이 쏟아져 내리고, 그만큼 공복혈당을 올리게 된다. 즉, 내장지방을 관리하지 않는 한, 혈당 수치는 항상 높고(공복혈당장애), 혈당 스파이크도 필연적으로 자주 생기게 된다는 말이다. 결과적으로는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도 취약하게 된다.
따라서, 필자도 허리둘레를 줄이는 데에 신경을 썼다. 언급했듯이, 허리둘레로 내장지방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허리둘레가 줄어들었다고, 공복혈당이나 당화혈색소가 바로 좋아지지는 않는다. 대사질환의 주요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상황이 아니라, 오랜 기간 잘못된 생활습관이 누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천히, 지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인슐린들은 파업을 마치고 업장으로 복귀하고, 내 장기들도 인슐린에 민감한 몸으로 변해있을 것이다. 예전처럼.
6. 술과 노화.
결론부터 말하면, 금주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 술은 신체 노화는 물론, 뇌의 노화를 특히 촉진하기 때문이다.
와인 1잔 정도는 몸에 좋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그 안에 레스베라트롤 같은 항산화 성분들이 도움이 되어 그렇다는 소린데, 최신 연구 결과는 다르다.
일단 와인에 들어있는 레스베라트롤 성분을 섭취하려면, 상당히 많은 양을 마셔야 하고, 그렇게 되면 알코올 성분에 뇌가 망가져 버린다. 결론적으로 레스베라트롤을 위해 와인을 먹는다면 해가 더 크다. 차라리, 영양제로 섭취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 기드온 네이브 교수팀은, 40세에서 69세 3만 6,678명을 대상으로 ‘알코올 소비량과 회백질과 백질의 부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었다. (2022. 3. 4. Nature communications). 회백질은 뇌나 척수에 신경세포가 모여 있어 회색으로 보이는 영역이며, 인지기능 평가에 중요한 지표이다. 또한, 백질은 회백질 사이를 연결하는 신경섬유로 정보 전달 통로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는 1주일에 포도주 한 잔이나, 맥주 1잔도 뇌 노화가 촉진되었으며, 하루에 술 1유닛(맥주 280cc)를 마시는 사람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6개월 정도 뇌 노화가 진행되었다.
특히, 하루 2유닛을 먹는 사람은 뇌의 노화가 2년 반 더 빨라졌고, 하루에 4유닛의 술을 마시면 뇌가 4.9년 이상 늙어버렸다.
신경세포가 밀집한 회백질은 물론, 뇌의 연결망이라고 할 수 있는 백질까지 전체적 퇴화가 이루어진 결과이다.
특히,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들은 더 조심해야 한다.
필자도 여기에 해당하는 데, 이것은 술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술은 우리 몸에서 두 단계를 거쳐서 분해된다.
에탄올이 간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되고,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다시, 아세트산으로 분해된다.
여기서,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사람들은 얼굴이 붉어지게 되는데,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물질은 독성이 있으므로,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들이 술을 마신다면, 몸에 독을 붓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한,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지방간을 만드는 원인도 된다.
지방간이 있는 상태가 지속 되면, 염증세포들이 모이고, 간염이 유발된다. 만성적인 염증은 간을 섬유화시켜,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을 만들고,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10% 확률로 간암이 발생한다.
지방간을 쉽게 말하면, 간세포에 중성지방이 끼는 상태이다. 간 무게에 5% 이상, 지방이 쌓이면 지방간으로 진단한다. 간은 재생, 회복이 가능하기에, 지방간 상태에서는 건강한 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 허나, 간경변과 간암이 되면 더이상 정상으로는 돌아갈 수가 없다.
이처럼, 술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노화를 촉진하는 독약이다. 노년내과 정희원교수님은 술을 ‘치매를 만드는 약’이라고 까지 표현하셨다.
건강한 삶을 위해 금주를 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그것이 힘든 상황에서는 딱 1잔 정도만 먹고, 뇌와 신체가 회복할 수 있는 시간, 3일을 주자.
필자도 한 때는 맥주를 하루 1캔 정도 먹을 때가 있었다. 달리기가 끝난 후, 냉동실에 살짝 얼렸던 맥주를 목으로 넘길 때의 그 행복감. 지금은 얼음물로 바꿨고, 그 행복감은 그대로다.
즉, 술을 찾는 결핍의 원인을 알면, 금주가 좀 더 쉽다. 목마름과 배고픔에도 술이 마시고 싶을 수도 있으니, 무알콜 맥주등, 건전한 대체제를 찾자. 다만, 술을 찾는 원인이 도파민 충족이라면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술로 인한 도파민은, 더 많은 양을 필연적으로 원하게 되고, 그러면 알코올 중독으로도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하여, 술은 안주를 동반하기에 허리둘레도 증가시키고, 수면의 질도 떨어뜨린다. 술은 수면 개시작용에는 좋아서, 잠을 잘 자게 하는 느낌은 있다. 허나, 알코올을 분해하면서 나오는 성분들이 각성효과를 주어, 실제로는 잠을 얕게 자게 만든다.
그럼, 추후에 다루겠지만, 수면의 질이 떨어져,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 호르몬이 줄어서 비만 가능성이 높아지고, 뇌척수액의 순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치매 유발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도 쌓인다.
전두엽 기능도 저하되고, 편도체도 과활성화되며,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고, 짜고 단 음식이 당기게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모든 노화의 촉진이 알코올에 의해 일어날 수 있음을, 항상 유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