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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로초의 곁가지.

by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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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시황이 불로초를 드셨다.

황실 근위대가 조고를 안내한 장소는, 궁궐 내부의 조그만 정자였다. 달콤한 향기, 물 흐르는 소리, 흐드러지게 핀 꽃. 진시황제가 술을 먹기 위해 즐겨 찾던 장소인데, 어느 순간 발길을 끊었다가 오늘 다시 찾았다.

"조고야. 어서 와라. 아까는 섭섭했지?"


황제의 환대. 그 앞에는 재상 이사가 이미 벌겋게 된 얼굴로 미소 짓고 있다.


'황제는, 분명 내 걸음을 보려고 불렀다. 그러고도 남음이 있지. 괜히 책 잡히지 말자.'

조고는 배꼽을 등에 붙이는 느낌으로 단전에 힘을 주고, 중심선을 바로 세우며, 상투를 누군가 당기는 상상을 했다. 평소보다 보폭은 넓게, 성큼성큼 걸어서, 황제에게 고개를 조아렸다.


"갑자기 부르셔서, 놀랐습니다."


"너. 이제는 잘 걷는구나."


역시, 그럼 그렇지. 이거였구나. 날 부른 이유가. 어림없다 황제야. 조고는 그리 생각하며 웃었다.


"황제폐하께서, 친히 알려주신 자세인데, 제가 어찌 어길 수 있겠습니까? 헤헤."


진시황제도 함께 웃었다.


"하핫. 이 달빛에 취해, 한 잔 하고 싶어서 불렀어. 원래, 술은 한 잔만 마셔도 뇌의 노화를 촉진해서 끊었는데, 달이 너무 밝아서."


꽉 찬 달은, 노란빛으로 황제의 웃음까지 물들이고 있었다.

"황송하옵니다."


"한 잔 받으시게."


"예. 폐하."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술자리가 어느 정도 무르익을 무렵, 황제는 입을 열었다.

"혹시, 내게 말 못 한 일이 있다면, 털어놓으시게. 그러면 저 달에 맹세컨대, 무엇이든 용서해 주지. 그게 설령 반역이라도."


반역이란 말에, 잠시 공기가 가라앉았으나,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재상, 이사였다.


"폐하, 저는 폐하와 닮은 누군가가 폐하인 척 연기를 하신다.라는, 불경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핫! 용서하겠네. 내가 그만큼 달라졌으니. 조고, 자네는 없는가?"


조고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눈동자를 한참 굴리다가 말했다.

"헤헤. 저는, 폐하가 영생을 누리지 못하시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재상 이사는 웃었지만, 황제는 웃음기 없는 얼굴로 다시 되물었다.

"그것 말고는...... 정녕 없는가."


"사실, 너무 멋지시다는 생각도 한 적이...... 헤헤."

조고의 넉살에도, 황제는 한동안 그를 노려보다가,

"하핫! 그래, 용서하겠네."


웃으며 눈을 감았다. 어딘가, 씁쓸해 보이는 얼굴. 조고는 숨이 막힐듯한 기분을 느꼈지만, 설마 황제가 자신을 의심할리는 없다고 철석같이 믿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한 잔들 하시게."


"예. 폐하!"


황제는 잔을 들이켜더니, 혀가 약간 꼬인 채, 알 수 없는 말을 늘어놓았다.


"술은, 간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되고,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다시 아세트 산으로 분해되거든. 근데, 재상, 자네는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가 보군. 얼굴이 시뻘겋게 변한 걸 보면."

뜬금없는 소리. 재상 이사는 실없이 웃다가,


"폐하! 그 효소는 어떻게 하면 키울 수 있습니까? 노력으로 만들겠나이다!"


넙죽 엎드리며 말했다.


"세상에는 노력으로 안 되는 일이 더 많아. 오늘도 노력했는데, 안 되는 일이 생겼지. 살리고 싶었는데."

여전히 알 수 없는 소리. 누구를 살린단 말인가.

"그렇지요. 노력으로 안 되는 일이 더 많지요. 헤헤."

조고가 황제의 빈 잔에 술을 따르며 말한다.


"고마워. 조고. 진심이야."


황제는 술을 따르는 조고 손을 꼭 잡으며, 그의 눈을 가만히 바라봤다.

"폐하! 황송하옵니다."


조고는 당황했으나, 황제는 그의 손을 한동안 놓지 않다가,

"앞으로 너 걸음걸이 지켜볼 거야. 하핫."

웃으며, 손을 놓았다.


"예. 폐하! 헤헤."


그리고, 재상 이사를 보며,


"재상 이사는 이제부터 술을 먹지 말게나. 자네를 위해 하는 말일세."

"폐하! 정녕 제 낙을 거두어 가시는 겁니까?"


"아니, 어쩔 수 없이 끊게 되기 전에, 의지로 끊을 수 있게 도와주는 거야. 말했듯, 한 잔만 먹어도 뇌가 노화되고, 수면의 질도 안 좋아지며, 각종 암 위험도 높아져. 특히, 자네처럼 나이 든 사람들은 낙상 우려도 있으니, 정말 조심해야 해."


"그렇게 저를 아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한 아세트알데하이드로는 독성 물질이야. 헌데, 그걸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자네는, 몸에 더 큰 부담이 되는 거야. 그러니까, 금주를 해야, 내 곁에서 오래 건강하게 있을 수 있다는 소리지."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재상 이사는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넙죽 엎드렸다.


"조고. 자네는 하루 한 잔만 먹고, 마셨으면, 적어도 3일은 쉬게. 몸도 회복할 시간을 줘야지."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황제는 엎드린 두 사람을 보다가, 다시 잔을 들어 올렸다.

"자, 마시세. 달콤한 술, 따뜻한 달빛이 마음에 스며드는 오늘, 섭섭한 일들을 털어버리세. 술은 나도 오늘이 마지막이니."


"예. 폐하."


그렇게, 그들의 마지막 술자리는 깊어갔다.

...


[황궁. 어전회의.]


여러 위기를 딛고, 원래 살던 세상에서 그랬듯, 여기에서도 항노화에 집착했다. 두 번째는 처음보다는 쉬웠다. 하여,


간헐적 단식과 운동, 식단에 집중했다. 이것들이 바로, 나의 불로초요, 삶 그 자체였으니.

"천하가 폐하 은덕을 칭송하니, 태평성대가 따로 없사옵니다."


조고가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고,


"맞사옵니다. 모든 것이 폐하의 높으신 은덕입니다. 그리고, 백성들 사이에서 폐하가 불로불사를 얻으셨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재상, 이사가 거든다. 그도 그럴 것이, 여산릉 증축을 멈췄다. 여산릉, 즉 진시황릉 증축을 멈췄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이렇게 해석하였다.


'나는 불로불사이니, 내 무덤은 필요 없다.'라고.


무엇보다 백성들은 노역에 동원되지 않아, 황제를 칭송했다. 사실은, 백성들이 힘들어 보여, 그런 지시를 했지만.


"그대들 덕분이오. 헌데, 오랜만에 태자 부소를 보고 싶구려."

짐짓, 근엄한 말투로 말했다.


"태자 부소를 말씀이십니까?"


예상대로 조고가 놀란다. 태자 부소는, 책을 불태우고 유생들을 생매장한, 분서갱유에 대해 간언했다. 바른말은 미움받기 쉬운 법. 하여, 황제의 노여움을 받아, 명장 몽염과 함께 변방에 있는 상황이다.

"그래. 조고야. 내 아들 내가 보겠다는데, 뭐 불만 있냐?"

바로, 원래 말투.


"아...... 아닙니다. 전령을 급히 보내겠습니다!"

조고가 급히 머리를 조아린다.


"응. 이번에 태자에서, 황태자로 후계를 단단히 할 생각이다. 민생시찰 때 공격받은 이후, 내 느낀 바가 있어서."


그의 낯빛이 변했다. 진시황이 죽은 후, 유서를 조작하여 부소를 자살케 하고, 열여덟 번째 아들인 호해를 꼭두각시로 세운다. 그리고, 그것이 진나라 멸망의 시초다. 모든 일이 조고의 뜻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현대에도 간신의 상징이다.


"하나...... 태자께서는, 감히 황제께...... 간언을......"


싫겠지. 속 보인다, 이놈아.


"조고야! 또 밤샐래? 내가 괜찮다는데, 네가 왜 그래?"


"죽여주시옵소서."


나는 바짝 엎드린 그를 한동안 노려보다가, 이사에게 말했다.

"재상이 직접 준비하시오. 황태자 즉위식을. 이미 그도 알고 있을 것이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처소로 들면서 조고를 힐끗 봤다. 표정에 분노가 있었다. 그럼 그렇지. 역사는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는 것처럼.

...


그날 밤. 황실 근위대 없이, 궁궐인 함양궁 주변을 달리고 있었다.


항상, 이때 즈음 달린다. 시속 8km의 속도로 40분 정도. 존 2에 도달하는 운동 강도다.

헉. 헉.


숨이 차고, 땀이 흐른다. 느껴진다. 호르몬 생성이. 보물 같은, 마이오카인 호르몬이 분비되고 있다.

마이오카인은 운동 시, 골격근 세포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항염증, 항산화, 면역 기능을 좋게 한다. 또한 비만 유발의 백색지방을, 에너지소비량을 증가시키는 갈색지방으로 유도하여, 대사질환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나는 외쳤다.


"상쾌해...... 마이오카인이 분비되고 있어! 으으윽 존 2에 돌입한다!"


누가 들으면 정신병자인 줄 알겠지. 존 2는, 최대 심박수의 75~82% 정도의 운동 강도를 말하며, 심폐지구력 향상 및 미토콘드리아 밀도를 증가시켜 면역력이 좋아진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실, 가만있어도 상쾌한 이 날씨를 더 생생하게 느끼는 이유는, 뇌가 활성화되어 신경전달물질과 도파민 회로를 강화하기에 그렇다.


이 모든 것이 운동 덕분이다.


기분이 정말 좋다. 은은한 달빛에, 운치 있는 궁궐과 튼튼한 몸. 내가 살던 시대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운동할 때만큼은 잊힌다.

운동에 우울증 완화 효과가 있어서 그런가, 나는 웃통을 벗었다.


네 개로 접히던 뱃살 대신, 식스팩이 자리했고, 보기 좋게 균형 잡힌 근육들은,

땀이 묻어 달빛에 번들거렸다.


"오늘도 90분씩, 5 사이클 자야지."


90분씩 5 사이클이라면, 450분, 7시간 30분이다. 가장 적당한 시간. 더불어, 수면의 질도 좋아졌다.

그때였다.


-쉬익!-


함양궁 모서리를 도는 순간, 화살 두어 발이 날아온다. 처음 진시황 몸이었다면, 즉사했겠지만, 가까스로 몸을 돌려 피했다. 한 발은 종이 한 장 차이로 뺨을 스쳤다. 따가움을 느끼기 전, 복면을 쓴 사내들 세 명이 나를 둘러쌓았다.


나는 다급히, 궁궐벽 쪽으로 몸을 붙였다. 암살자들이다.


"조고가 시켰겠지. 니들, 이미 파악 끝났다. 누군지 알아."

복면을 쓰고 있었으나, 움찔하는 것이 보였다.

그때,


"또 만났군."


숨 막히는 살기. 본능적으로 식은땀이 흐르며 움츠러든다. 거한의 사내, 무명이었다.

"또 너냐? 끈질긴 놈."


나는 한탄하듯 말했다.


"내가 살아있는 이유가 바로, 네 놈의 죽음을 도모하기 위해서일진대, 당연하다."

"휴. 그래. 어디 한 번 해봐라."


"진시황!"


그는 고함과 함께, 가시가 달린 철퇴를 휘둘렀다. 긴장감에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마치, 슬로 모션처럼 철퇴에 삐죽 나온 가시가 보인다.


-쉬이익!-


바람을 가르는 소리. 가까스로 피했다. 두 번째, 세 번째 공격도 연달아 피했다. 몸 이곳저곳에 생체기가 나고, 급하게 움직여 피맛이 올라왔지만, 생각보다 피할만했다.

"이 놈! 왜 이리 날쌔냐!"


예전 몸이었다면, 이미 물리 스파이크에 죽었겠지. 허나, 이젠 달랐다. 그리 생각하는 순간, 몸이 기울었다. 바닥의 굴곡에 발을 헛디딘 탓이다.


"크흑. 이런......"


그 기회를 무명은 놓치지 않았다. 내려오는 철퇴.


-퍽!-


몸을 가까스로 돌려서 피했으나, 어깨 부분에 상처가 났다.


"으으윽......"


불에 타는 듯한 고통. 심장은 과하게 쿵쾅거리는 반면,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움직이는 철퇴가 보인다. 숨이 막힌다.


"끝이다. 진시황. 이것은, 우리 연나라의 철퇴이니, 달게 받아랏!"

정말 끝인가. 주마등이 보인다. 부모님과 친구들이 보고 싶다. 다시, 돌아가고 싶다. 눈을 질끈 감은 순간.

-챙!-


누군가, 그 철퇴를 쳐냈다. 무명 못지않은 거구의 사내.

"폐하. 피하십시오! 여긴 제가 맡겠습니다."


부소태자와 함께 있던 장수, 몽염이었다.

"몽염! 비켜라!"


무명은 절규하다시피 철퇴를 휘둘렀으나, 몽염의 검에 번번이 막혔다.

"그럴 수야 없지. 연나라의 망령 놈이...... 감히, 황제께 무슨 짓거리이냐!“


"제발 비켜라! 제발!"


처음 기세로는 무명이 우세했으나, 침착한 몽염의 반격에 그는,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황제 폐하를 보호하라!-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황실 근위대가 그들을 포위한다.

"폐하! 분부하신 대로, 역적 조고를 잡아왔습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조고가 황당한 표정으로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다.

"아까, 네 얼굴에 불만이 너무 가득하더라고. 마치 나를 죽일 듯이."

나 자신을 미끼로, 역모를 꾀하던 조고를 잡았다. 그는, 반드시 호해를 황태자로 만들고 싶어 했으니, 부소가 오기 전 거사를 치를 수밖에 없으리라. 황태자로 임명되면 되돌릴 수 없으니.


하여, 내가 달리는 동안, 황실 근위대를 매복시켜 배치해 놨다. 조고 주변에도 감시를 붙여, 수상한 움직임이 있으면, 바로 잡아오라고 지시를 했다.


다만, 무명이 너무 강하여 몽염이 제때 오지 않았다면, 물리적 스파이크에 혈관이 찢어졌을 수도 있었다.

"몽염이...... 왜 저기에?"


조고는 넋 나간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그 뒤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오랜만일세, 조고."


부소 태자였다. 그는 이미 도착하여, 때를 기다리며, 내 계획에 맞춰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 하신 말씀은 저를 일부러 시험하려고...... 폐하...... 오해가 있으십니다.“

그때,


-챙!-


무명의 철퇴가, 몽염장군의 검에 걸려 떨어졌다. 그리고,


-원통하도다...... 진시황, 이노옴! 으윽!-


무명은,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몽염의 손에 쓰려졌다. 마치, 고목이 쓰러지듯, 서서히. 그 모습을 본, 다른 암살자들은 빠르게 투항하였다.


"그자들을 데려와라!"


내 말에 조고가 비통하게 웅얼거렸다.


"폐하...... 오해가...... 호해태자께서 오해를 풀어주실 겁니다."


나는 그런 조고를 무시한 채, 암살자들을 보며 말했다.

"야. 너희들. 성의 있게 자백하는 사람, 한 명은 살려준다."

암살자들은, 모두 복면을 벗고, 바짝 엎드렸다. 예상했던 대로, 조고의 호위 무관들이다.

"처자식을 인질로 잡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희는, 저 역적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입장입니다요......"

"조고의 명은 저희에게는 절대적이라."


더는 듣기 싫었다. 나는 손을 들어, 그들을 제지하고 조고에게 갔다.

"왜 그랬냐. 조고야. 만족을 못 하고."


나는 씁쓸한 미소와 함께 말했다.


"......"


조고는 한동안 말없이 눈동자를 굴리더니, 이내 체념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벗어날 구멍은 어디에도 없었다.


"저...... 부소태자는 이 나라를 망칠 사람입니다. 저는 그걸 두고 볼 수가 없었기에......"

부소태자는 낮은 신음소리를 내며, 칼자루를 쥐었다.

"음...... 이놈이!"


허나, 그는 내 표정을 보고 손을 내렸다. 분노. 입술을 떨며, 활화산 같은 화를, 가까스로 참고 있는 얼굴. 내 얼굴은, 마치 야차처럼 일그러져 있었다.

"조고야."


"......"


그는 대답조차 없었다.

"그래서? 나를 죽이고, 호해를 즉위시켜, 이 나라를 네 멋대로 하려 했는가!"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말을 이었다.


"내가 모를 줄 알았는가. 내 아들, 부소태자를 모함하여, 만리장성으로 쫓아버린 주동자가 누구인지를...... 민생시찰 때, 저 연나라의 장수로 하여금, 나를 해치게 하려 한 자가 누구였는지를...... 정녕, 내가 정말 모를 줄 알았는가!"


내 서슬 퍼런 외침에, 그는 말없이 떨고 있을 뿐이었다.

"틀렸어. 너는 죄송하다고 했어야 했다. 그게, 인간으로서 마지막 도리였다. 아니면......"


슬펐다. 미운 정도 정이라고. 허나, 지금 나는 황제다. 아니, 황제가 아니라도 내 목숨을 노리는 놈은 살려둘 수 없다.


"달빛 밝은 밤, 술자리에서라도 뉘우쳤다면, 내게 말했다면, 나는 너를 용서할 생각이었다."

"......"


뒤늦게 재상, 이사가 달려왔다. 나는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죄인 조고를, 법대로 하게."


감히, 살려달라는 소리도 하지 못한 채, 조고는 엎드려서 흐느꼈다.


2. 간헐적 단식 중, 먹어도 되는 영양제들.


공복상태를 유지하면서 섭취 가능한 영양제들은 다음과 같다.

미네랄: 칼슘, 마그네슘, 아연- 미량원소 공급

비타민: 비타민 A, B, C, D, E, K

항산화제(코큐텐, 알파리포산, 클루타치온)

여기 영양제를 다 먹을 필요는 없지만, 공복에 먹어도 괜찮고,

간헐적 단식에도 문제가 없는 영양제 들이다.


필자는 이 영양제들 중, 비타민 C, D, K와 마그네슘, 코큐텐, 알파리포산을 섭취하였다.


특히, 비타민C는 공복에 섭취해도 괜찮으나, 위가 좋지 않은 분들은 속이 쓰리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것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리포솜 제품으로 섭취하였다.


리포솜은 우리 세포와 유사한 이중 인지질의 구조이기에, 효과적으로 흡수되어 소화기관에서 소실 되는 부분이 경감된다.


하여, 속쓰림도 없다. 필자도 위가 안 좋아, 비타민C를 꼭 식후에 복용하였으나, 리포솜 비타민C로 바꾸고 난 이후에는 공복에 먹는다. 비타민C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비타민C 메가도스’부분에서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다.


제품을 고를 때, 어떤 영양제는 그 함량을 속일수도 있으니,

컨슈머랩 (https://www.consumerlab.com) 이라는 사이트를 이용하면, 표기한 사항과 실제 함량 동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3. 비타민D 수치의 중요성.

비타민D는 칼슘 흡수를 증가시켜, 우리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당뇨병 위험성을 낮춰주며, 혈압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HDL콜레스테롤을 높여주고, LDL을 낮춰준다는 결과도 있다.

이런 다양한 효과뿐만 아니라, 노화와 관련된 사이토카인이라는 염증 조절 물질을 조절 관리하여, 감기, 천식, 아토피 및 자가면역질환에도 긍정적 역할을 한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노화 쥐에 충분한 양의 비타민D를 보충하면 지방간 생성을 억제함을 발표했다.


즉, 충분한 비타민D 수치가 노화로 인한 지방간 생성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소리이다. 참고로 지방간은 간경변 및 간암, 2형 당뇨병, 심뇌혈관 같은 만성질환의 원인이기도 하다.

비타민D 혈중 농도 정상 수치는 30ng/ml~100ng/ml 사이인데,

한국 사람은 평균 20ng/ml이 안된다.

하여, 비타민D 혈중 농도를 30ng/ml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효율적으로 올리는 것은 주사지만, 영양제가 간편하다.


의학저널 렌싯, (2021. 8. 27.)에 발표된 논문도 비타민D 농도가 30ng/ml부터 심혈관질환 및 관상동맥심장질환, 암 사망률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농도를 확인 할 수 있을까?

병원에서 혈액검사로 쉽게 확인 가능하다. 가격은 만원 내외정도.

이론상 매일 1000iu를 섭취하면 6~12개월 사이에, 혈중 비타민D 농도가 10ng/ml 증가한다. 그러니까, 혈중 비타민D 농도가 20ng/ml가 나왔다면, 약 6개월 정도 매일 1000iu를 섭취 후 검진을 받으면 된다.

만약 한 번도 비타민D를 섭취하지 않았다면, 6~12개월 동안 4000iu를 섭취 후, 혈중 비타민D 농도를 확인하고, 30ng/ml이 나왔다면 유지용량인 1000iu정도만 섭취하면 된다.


필자는 매년 건강검진을 하는 데, 비타민D 수치를 60ng/ml~80ng/ml로 맞추는 것이 목표다.

다만, 이는 필자 개인적으로 판단하여 시행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혈중 비타민D 농도가 60ng/ml~80ng/ml 유지할 때 가장 좋다는 주장을 하시는 박사분들도 많고, 반대로 그렇게까지 높을 필요는 없다는 입장도 있으니.

하여,

이견이 없는 30ng/ml~40ng/ml로 맞추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혈중 비타민D 농도 정상 수치는 30ng/ml~100ng/ml이다.

필자의 22년, 23년 비타민D 농도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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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 비타민D 농도(2022년, 2023년)



약 1년간 5000IU를 섭취했고, 이론상 혈중 농도가 50이 올라야 하지만, 10 정도가 올랐다.

(43.9ng/ml → 51.2ng/ml)

다음은 24년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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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 비타민D 농도(2024년)


마찬가지로, 5000IU를 섭취했을 때, 약 6 정도가 올랐다.

(51.2ng/ml → 57.80ng/ml)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정상범위 이상에서는, 생각보다 수치가 잘 안 오른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좋겠다.

필자는 언급했듯, 혈중 비타민D 농도, 60ng/ml~80ng/ml 사이를 맞춘 후, 유지용량 1000IU~ 2000IU 정도를 섭취할 계획이다.



4. 수면의 중요성.


사람은 잘 때, 깊은 잠을 자는 논렘(NREM, Non-Rapid Eye Movement 수면과, 얕은 잠을 자는 렘수면(REM, Rapid Eye Movement)을 번갈아 경험한다.

일반적으로 이 수면 주기는 90분이 소요되므로, 수면시간을 90분 배수로 맞추어, 얕은 잠인 렘수면 상태에서 일어나면 개운하다. 적정 수면시간, 6시간에서 9시간을 고려했을 때, 6(90분 ✕ 4사이클)시간 또는, 7시간 반(90분 ✕ 5사이클), 9시간(90분 ✕ 6사이클)이 적당하다는 의미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번째, 논렘수면 단계이다. 이때가, 가장 깊은 잠을 자는 시기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수면 생체리듬 연구소 니시노 세이지 교수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수면 골든타임때의 숙면이 피로감을 해소하는 열쇠다. 첫 번째 논렘수면을 방해하면 다음 수면 단계들이 불안정해졌다.”라고.


첫 번째 논렘수면에서,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나오는 데, 성인의 성장호르몬은 항노화, 즉 몸을 새로 만들어주는 호르몬이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이 줄고, 식욕 자극 호르몬 그렐린이 분비되어 비만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혈당도 올라가 당뇨병 위험도 커지며, 뇌척수액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해, 치매 유발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도 청소를 못한다.

더불어, 전두엽 기능도 저하되고 편도체도 과활성화된다.


그러면 앞서 언급했듯이,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고, 짜고 단 음식이 당긴다.


그런 음식들은, 혈압과 혈당을 올리고, 수면의 질도 안 좋게 하여,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결론을 내리면, 수면 주기는 90분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처음 논렘수면 90분이 가장 중요하다. 기상 시간은 6시간 또는 7시간 30분을 추천하고, 수면 부족은 안 좋은 연쇄반응을 일으켜 노화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5. 선크림을 발라야 하는 이유.


자외선을 차단하지 않으면, 광노화가 일어나는 데, 광노화가 일어나면, 피부 상태가 안 좋아진다. 구체적으로는, 불규칙한 색소침착이나, 피부암 확률이 증가하며, 검버섯도 생기고, 피부가 거칠어지며, 얇게 된다.

더하여, 굵고 깊은 주름과 탄력 저하 현상과 함께, 콜라겐까지 파괴한다.

자외선에 기인한 노화인, 광노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선크림밖에 없다. 선크림은 UVA(Ultraviolet A)와 UVB(Ultraviolet B)를 막아주는 데, SPF(Sun protection factor)가 UVB를 막는 차단 지수이고, PA(Protection grade of UV-A)가 UVA를 막아주는 차단 지수이다.


UVA는 에너지가 낮지만, 파장이 길어, 그늘에 있어도 영향을 주고,

UAB는 에너지가 높지만, 파장이 짧아, 그늘에서는 잘 차단되지만, 바닷가 같은 곳에서 살갗을 붉게 익게 만들어 버린다. 즉, 화상의 우려가 있는 것이다.

SPF는 수치가 30, 50, 100이지만,

50 이상이면, 50+로 쓰고, PA는 PA+, PA++, PA+++, PA++++, 네 개로 나뉜다. 하여, 선크림을 고를 때, 가장 차단율이 좋은 제품은 SPF50+, PA++++가 되겠다.

그렇다면, 무기자차, 유기자차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면, 무기자차는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의 줄임말이고, 유기자차는 화학적 차단제를 말한다. 무기자차는 피부 표면에 흡수되지 않는 얇은 막을 만들어,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고, 유기자차는 자외선 차단제 성분이 피부 안쪽에 흡수되어 자외선을 열에너지로 변환 후, 방출시킨다.

무기자차는 징크옥사이드와 티타늄디옥사이드라는 성분으로 막을 형성하기에,

백탁현상이 생기지만, 유기자차는 백탄 현상이 거의 없다.


다만, 유기자차는 그 성분이 피부 안쪽에 흡수되기에, 알레르기나 피부 트러블등에 더 취약할 수 있겠다.

따라서, 어린이, 임산부, 예민한 피부는 무기자차가 더 적합하다.

참고로, 3~4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좋고, 이때는 선스틱 제품을 이용하면 편하다. 덧바르기 위해서, 손을 씻거나 하는 행동은 번거롭기 때문이다.


더하여,

선크림을 바르고는 세안이 필수다. 세안을 하지 않으면, 선크림 입자가 모공을 막아 피지들이 배출되지 못하고,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필자는 야외에 오래 있을 경우는 무기자차를 바르고, 실내에 있을 경우는 유기자차를 바른다. 요즘은 유기자차와 무기자차를 혼합한, 혼합자차도 있으니 참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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