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시황의 간식
조고의 흔적을 지우는 데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인성과는 별개로, 그의 업무 능력만큼은 뛰어났으니.
허나, 그리 해야만 했다. 그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나와 재상 이사는 몸을 갈아 넣다시피 했고, 내 아들, 부소태자와 몽염장군도 적극 도와주었다.
다행히 무명에게 당한, 어깨부상도 심하지 않아, 자그마한 흉터만 남기고 말끔히 나았다. 그것보다는,
"입이 심심하다."
격무가 쌓이자 스트레스를 받아, 군것질이 당겼다. 그래서, 과일과 견과류를 주로 먹었다. 특히, 견과류는 식이섬유와, 비타민, 불포화지방산등이 있어 좋은 간식이다. 체내 LDL콜레스테롤 비율을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 비율을 높이며, 활성산소를 억제해 노화 예방효과까지 있으니.
"꿀꽈배기를 내어 오너...... 아니다!"
그래도, 가끔은 조고가 만든 꿀꽈배기를 찾게 되었다. 그가, 아부의 힘으로 만들어 낸, 현대의 단순당 간식이니.
"폐하. 부소태자이옵니다."
그날도 꿀꽈배기를 먹을까, 고민하던 와중, 부소태자가 내게 와서 어떤 음식을 건넸다.
"이게, 무엇이냐?"
"만리장성을 쌓던 곳에서 유행하는 간식이온데, 입이 심심할 때 먹으면 좋습니다. '검은 줄기'라는 나무의 씨앗을 발효시켜, 건조한 간식입니다."
쟁반에 담긴 검은 알갱이. 먹어 보니, 쓴맛과 고소한 풍미가 느껴졌다. 익숙한 맛. 몇 개를 더 씹어보니, 기억이 났다.
"이것은...... 카카오닙스!"
그렇다. 이것은 카카오나무의 열매를 발효, 건조한 카카오닙스였다.
"그 지역 사람들은 '검은 줄기'라고 부르던데, 이름이 카카오닙스였습니까. 역시 폐하께서는 모르는 것이 없으십니다."
-우드득. 우드득.-
"폐하?"
-우득. 우드득.-
내 귀에 태자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카카오 99퍼센트 초콜릿의 풍미가 조금 느껴졌고, 그 풍미는, 나를 그리운 현대 시대로 데려다주었기에.
"맛있게 드십시오. 폐하.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검은 줄기 열매는...... 아니, 카카오닙스는, 어선방에 말해두어, 더 확보케 하겠습니다."
내가 정신없이 먹는 모습을 본, 부소 태자는 웃으며 물러나려 했다. 나는 그를 불렀다.
"잠깐. 어선방에 말해서, 이 카카오닙스를 갈아, 꿀과 물을 넣고, 액체로 만들어 굳혀서 가져오게 하라!"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다크초콜릿을 만들어 먹자.
"예?"
얼빠진 대답. 그도 그럴 것이, 그렇게 먹는 방법은 처음 들어볼 테니.
"잠깐, 내가 그림을 그려주마."
나는 비단에 초콜릿 모양을 그린 후, 대략적인 성분과 비율을 적어주었다.
"이것은......"
"90퍼센트 카카오 초콜릿이니라. 황제의 간식이지. 한 시가 급하니, 어선방에 빨리 갖다 주거라!"
"알겠습니다!"
부소태자는 허겁지겁 물러났다. 카카오 90%의 다크초콜릿. GI지수도 낮고,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가 많아, 항산화에 도움을 준다. 또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도 낮춰주기에, 지금 조고로 인해 발생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아. 커피도 먹고 싶다."
이러한 다크 초콜릿과 궁합이 좋은 음식은, 바로 커피. 다크 초콜릿 한 조각과 따뜻한 커피 한 잔은, 내가 어디 있든 행복의 세계에 발을 담그게 해 줄 테니.
그래서, 재상 이사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나는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을 만큼 커피에, 진심이었다. 물론, 달달한 나만의 시그니쳐 커피를 위해서였지만. 어쨌든, 커피나무가 어느 기후, 어떤 특징을 가진 지역에서 잘 자라는지 알고 있다.
"이거 내가 그린 건데...... 가져가서, 여러 장 복사...... 아니, 따라 그리고, 똑같은 나무 찾아오라고 해."
"이것은?"
나는 비단에 커피나무를 묘사해서 그린 후, 특징과 자생할만한 기후 등을 적어놓았다.
"내 간식이야. 이 넓은 땅에 없을 리가 없으니, 반드시 찾아와."
"알겠습니다. 최고의 수색꾼들로 하여금, 찾게 하겠습니다."
커피의 클로로겐산은 인슐린 분비와 혈당조절에 도움을 주고, 항산화 효과까지 있다. 더하여, 간세포가 딱딱해지는 간 섬유화 증상과 암세포 전이도 예방한다.
물론, 디카페인 커피가 있다면 더 좋겠지만, 이 시대에 커피콩과 카페인을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 하여, 하루에 한, 두 잔 정도만 마시면 적당할 듯 싶다.
그러면, 내게 CYP1A2 변이 유전자가 있어, 카페인 분해를 잘 못하더라도, 카페인 섭취량이 하루 300mg 이하라면, 그 어떤 부작용도 없으리라.
물론, 약 5시간 정도의 반감기를 고려하여, 오전에 마셔야겠지. 숙면을 위해서.
"휴. 이제야 내 간식 삼총사가 다 모이겠구먼."
내 간식 삼총사는, 견과류, 다크초콜릿, 디카페인 커피였다.
"디카페인 커피는 아쉽지만 할 수 없지."
생각만으로도 지금껏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시간문제였다. 결국, 조고의 흔적은 모두 지워질 테고, 태자 부소는, 곧, 황태자로 임명될 것이니, 더 이상 큰 걱정은 없었다.
재상 이사는 업무에 더욱 매진하고 있으며,
태자는 그런 이사 옆에서, 황태자가 알아야 할, 정치 감각을 익혔다.
그리고,
나는 더욱더 내 건강에 신경 쓰게 되었다.
그때, 내 뺨을 스친 화살 한 발,
쇄도하는 철퇴에서,
목숨을 살린 것은,
정말, 찰나의 움직임 덕분이었으니.
만약, 무거운 뱃살이 출렁이던 몸이었다면,
만약, 살을 조금만 더 느리게 뺐다면,
만약, 컨디션이 좋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죽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역사대로, 조고는 부소를 자결시키고, 호해를 즉위시켜 권세를 누렸겠지.
머지않아, 재상 이사도 조고에게 맞서다 죽었을 테고.
그러나, 이제 역사는 바뀌었다.
2. 건강에 좋은 간식 세 가지.
맛있는 간식들은 많다. 허나, 건강에 좋으면서까지 맛있는 간식들은, 안타깝게도 많지 않다.
사실, 먹던 간식을 줄이거나 안 먹기는 힘들다. 무리하게 참다가, 폭발하여 더 먹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간헐적 단식을 하다가, 간헐적 폭식을 하게 돼버린다. 그러니 대체품을 찾아야 한다. 건강에도 좋고, 맛도 있는 간식으로. 그 중, 필자가 도움받았던 세 가지 간식을 추천하겠다.
실제로 필자가 직접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여 확인 한 바, 이 세 가지 간식들은 혈당도 10mg/dl~20mg/dl 정도밖에 올리지 않았다.
1) 견과류.
견과류는 식이섬유가 있어,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 등이 풍부해 건강에 좋은 간식이다. 잣, 호두, 땅콩, 아몬드, 캐슈너트 등 세부적인 성분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되어 있다.
불포화지방산은 필수 지방산이라고도 하는 데, 체내 합성이 부족하여 따로 섭취가 필요하다.
이것은 체내 LDL콜레스테롤 비율을 낮추고, HDL콜레스테롤 비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E도 풍부하다.
이것은, 활성산소 생성을 억제하고 세포 산화와 노화 예방효과가 있다.
더하여,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의 라우리 비어리 교수는, 견과류 섭취는 장내미생물에도 유익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런 다양한 이점 못지않게, 아니,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맛있다는 사실. 간식으로 섭취하려 찾았건만, 맛이 없다면 다른 간식을 원하지 않겠는가. 간식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는 맛이니까.
필자는 식후에, 봉지로 소분되어 있는 견과류를 한 봉지씩 먹었다. 그것만으로도 군것질에 대한 갈망은 충분히 해소되었다.
2) 다크 초콜릿.
다크초콜릿은 카카오닙스에 설탕이나 감미료를 넣어 만든, 건강한 효능이 많은 간식이다. GI지수도 20~30 정도이다.
일단,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가 많다.
특히, 폴리페놀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세포 DNA를 보호하고, 세포막 산화를 억제하며, 플라보노이드는 비타민P라고도 불리는 데, 항산화, 항바이러스, 항히스타민 작용을 한다.
또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도 낮추며, 인지능력도 보호하며, 치매 위험까지 낮춰준다. 더불어, 피부 밀도 증가로 피부 건강에 도움을 주고, 운동능력 증진 및 만성 염증 감소 효과도 있다.
필자는 이 또한 견과류와 함께, 식후에 한두 조각씩 먹었다.
90% 이상의 다크초콜릿을 추천하며, 카카오 함량이 높을수록 건강에 좋다.
3) 디카페인 블랙커피.
블랙커피. 위장 문제만 없다면, 간헐적 단식 중 공복에도 섭취할 수 있는 음료이다.
보통 커피의 부작용이라고 하면, 커피 속 카페인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불면, 긴장, 빠른 심장박동 및 잦은 배뇨 등이 그 증상인데, 디카페인은 이런 커피의 부작용을 배제하면서 커피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커피의 효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단, 커피의 클로로겐산은 우리 체내 인슐린 분비와 혈당조절에 기여하고, 항산화 효과까지 있다.
경북대 식품공학부의 김남주 교수팀이, 쥐에 대장암 샘플을 주입하고 커피와 클로로겐산을 이용해, 연구했다.
결과를 보니, 간과 폐로 가장 많은 전이가 있었는데, 카페인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 그리고 클로로겐산을 투여한 쥐는 암세포 전이가 비슷한 수치로 억제되었다고 한다.
또한, 계명대 동산병원의 장병국 교수는 커피의 카와웰 성분이 간 섬유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였다. 간 섬유화는 간세포가 손상되며 딱딱하게 변해가는 증상으로써, 방치하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그냥 카페인 커피를 마셔도 되지 않느냐? 고 할 수도 있겠다. 만약, 앞서 말한 카페인 부작용 증상이 없다면, 그리해도 된다.
다만, 이탈리아 파도바대 의대 연구팀이 약 16년간 연구한바, CYP1A2 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카페인을 하루에 300mg 이상 마실 경우, 신장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참고로, 우리나라 카페인 섭취 권장량은 성인 400mg, 임산부는 300mg 이하, 어린이 및 청소년은 1kg당 2.5mg 이하이다.
병원 검사를 통해, CYP1A2 변이 유전자 유무를 알 수 있으나, 번거롭다면 카페인 섭취 기준을, 하루 300mg 이하로 맞추면 안전하다.
다만, 카페인 반감기 등을 고려했을 때, 오후의 커피 섭취는 수면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커피의 반감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약 5시간 정도이다.
예를 들어, 아침 8시에 카페인 100mg이 들어있는 커피를 마신다면, 오후 1시에는 몸에 카페인이 50mg이 남아있게 되고, 오후 6시에는 카페인이 25mg정도, 밤 11시에는 약 12.5mg이 남아있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편안한 수면을 위해서는 카페인 농도가 최소, 50mg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
명심해야 할 사실은, 디카페인 커피도 분명 소량의 카페인이 들어있으니, 취침 전에는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그렇다면 자주 마시는 커피에 카페인은 얼마나 들어있을까?
카누 아메리카노 다크는, 약 73, 2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는 반면,
카누 디카페인은, 약 7, 2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tall 크기는, 약 150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는 반면, 디카페인은 약 10mg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카페인 커피에 비해, 디 카페인 커피의 카페인 함량은, 10분의 1 수준도 안 된다.
이것이 필자가 디카페인 커피를 추천하는 이유다.
다크초콜릿과 함께 따뜻한 디카페인 커피 한 잔을 드셔보면, 환상적인 궁합이라고 미각이 말해준다.
주의할 점 한가지는, 카페의 풍미를 더 해주는 크레마이다.
크레마는 커피 표면에 생기는 거품으로써, 대부분 성분이 카페스톨로 구성되어 있다. 이 카페스톨은 커피콩의 기름 성분인데, 우리 몸에 흡수가 되면, 간에서 콜레스테롤로 전환되어,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네덜란드 보건과학연구소에서는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4주간 하루 5잔의 커피를 마시게 했는데, 남자는 8%, 여자는 10%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했다고 한다.
다만, 이런 카페스톨도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닌데,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프레드릭 엘뷔에 박사가 연구한바, 카페스톨은 당뇨병 예방 및 신생혈관 억제에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콜레스테롤 수치와 간 효소 수치를 높이고, 매일 3잔 이상의 커피를 마셨을 때는 녹내장 발병률도 올라갔다고 발표했다.
하여,
가정용 커피머신이나, 에스프레소 커피머신등을 이용한 커피는 한, 두잔 정도만 마시고, 카페스톨이 거의 없는, 종이 여과지를 사용하는 드립커피나, 세라믹 필터를 사용하는 더치 커피 또는 동결건조를 하는 인스턴트 블랙커피를 마시도록 하자. 가능하다면, 디카페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