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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현모 Sep 13. 2017

@: 미디어 스타트업 관련 메모

전제 : 최대한 살아남기

거두절미하고 뉴미디어가 기존 매체와 차이를 보이기 위해선 3가지가 필요하다.


1) 시각이 달라야 하고
2) 내용이 좀 더 길고 탄탄해야 하고
3) 최대한 소재도 달라야 한다.


1번 같은 경우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필자를 채용해 구현 가능하며 2번 같은 경우 각 분야의 전문가의 글을 가져오면 된다. 즉, 광고, 데스킹, 정치적 압력, 지면의 한계 등등 다양한 원인으로 담지 못하는 이야기를 담아내 독자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한 전략이다. 여기에 하나 추가된 것이 버티컬한 소재. 이게 바로 3번이다. 1 더하기 2더하기 3을 해야 아래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할 껀덕지가 생긴다.


관련 글 : https://brunch.co.kr/@jonnaalive/113



동시에 뉴미디어든 올드미디어든 퍼블리셔 (해외에선 페이스북 등 플랫폼에 콘텐츠를 송출하는 애들을 퍼블리셔라고 부르더라) 의 비즈니스 방법은 3개다.


1) 광고
2) 콘텐츠 판매
3) 커머스 (중개 내지 직접 판매).


뉴스타파와 오마이뉴스의 10만인 클럽 같은 경우는 예외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후원은 퍼블리셔에게 독이 든 성배다.


1과 2와 3의 핵심은 독자층이다. 뉴미디어 퍼블리셔들은 당연히 밀레니얼이나 아직까지 발굴되지 않은 새로운 독자층을 찾아내야만 한다. 2번인 콘텐츠 판매 역시 마찬가지다. 3번도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고. 여기서 어떤 독자를 찾아내야만 하는가? 내지 어떤 독자가 돈이 되는가? 는 말하지 않겠다. 나도 잘 모른다.


그런데 대부분 뉴미디어 퍼블리셔들은 비즈니스 모델에서 1도 안되고 2도 안되고 3은 될까 말까 한다. 1이 안되는 이유는 페이스북에서 바이럴이 잘 터지는 건 다양성 등 전반적으로 진보적인 소재다. 그런 소재를 다루다보니, 그리고 이런 퍼블리셔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이 대개 언시 바닥에 있던 분이다보니까 생각이 세다. 얼마나 세냐면, 최소 정의당이다.


하지만 서울시 등 특정 지자체를 제외하고 광고주 입장에선 그 매체의 독자 타깃층이 명확해야 하고, 그 타깃층이 본인 제품을 소비할 가능성이 높아야 한다. 근데 정치적인 매체에 광고를 올리고 싶진 않아한다. 그렇다더라. 광고하는 형이 그렇던데? “야 현모야 너네 쪽 사람들한테 주고 싶은데 좀 그렇다..”


콘텐츠 판매인 2번 전략을 취한 매체는 플랫폼 등에 유료 납품을 꿈꾸면 솔직히 큰돈이 되기는 어렵다. 물론, 푼돈은 아니다. 납품 전략은 두 가지가 있다.


1)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가운데 플랫폼용 새로운 콘텐츠 제작
2) 정기적으로 발행된 콘텐츠를 적당히 가공해서 납품.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선 두 전략을 통해 벌 수 있는 수익과 그걸 하는 데에 들어가는 인풋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제작자라는 사람들이 대부분 가오덩어리라서 대충 하고 싶지도 않고, 대충 만들면 그 매체의 명성이 떨어지기 때문. 품 대비 삽질할 확률도 높다.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 건 어떠냐고?


안타깝게도 소비자는 콘텐츠에 돈 쓸 생각이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없는 듯하다. 당장 콘텐츠에 돈 쓴 건 영화밖에 없을 거다. 영화, 게임, 웹툰 끝. 혹자는 음악 스트리밍 등으로 대표되는 구독모델에 익숙해진 독자가 사회의 중위계층이 되면 저널리즘 내지 글 매체를 구독하지 않을까? 라고 묻는데, 자 여기서 글 매체 정기적으로 소비하는 사람 손 들자. 없다. 아무리 기성미디어가 기레기라고 까여도, 대부분 거기 기자들이 (특정 소재를 제외하면) 글 더 잘 쓰고 그렇다.


그나마 가능하고, 가능하다고 증명된 건 3번뿐이다. 중개 모델 (affiliate) 로 가든지, 직접 제품을 판매하든지 둘 중 하나다. 서비스 저널리즘이 괜히 나왔겠냐.


엣헴. 다시 숨 좀 고르자. 너무 빨리 글썼다.


잠깐, 다시 생각하자.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매체를 꾸릴 수 있을까?


지극히 현실적으로, 치사하고 더러워도, 아무리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본인의 매체를 ‘마케팅 채널’로 작게 잡는 게 좋을 거다. 지속가능한 미디어를 만들기 위해선, 시청자와 시청자의 욕망의 거리를 좁혀야만 한다. 시청자와 그 시청자의 욕망 사이에 내가 소개하고자 혹은 설명하고자 하는 사물을 두어서, 시청자를 살살 꼬득이는 거다. 이리로 오라고.


엥? 이거 완전 광고 아니냐? 라고 하는데, 어쩔 수 없다. 그리고 광고보다 제품판매가 헤헤 더 큰 돈 된다. 헤헤.


지속가능한 뉴미디어 퍼블리셔를 꾸리기 위해선 서브채널 전략이 필수다. 이 전략의 핵심은 그 서브채널을 먼저 하는 거다. 여태껏 많은 매체들은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매체를 메인으로 두고, 다른 돈되는 채널을 서브로 두려고 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반대로 해야 한다. 본인의 문제의식과 돈이 될만한 제품을 엮어서 그걸 소개하는 마케팅 채널을 꾸리고, 문제의식을 세련되게 말하는 채널을 하나 더 차리자.


어쨌거나 돈을 벌고, 지속가능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매체를 꾸리기 위해선 그래야만 한다. 물론, 저 매체의 비즈니스 모델은 1) 광고 3) 커머스 중개 내지 직접 제품 판매다.


그렇다면 초기 전략은 어때야 할까? 매체는 타깃 오디언스 (TA)와 대화해야 하고, TA의 욕망을 자극해야 한다. 동시에 매체의 ‘격’ 내지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 그 매체에서만 볼 수 있는 어조라든지, 인물이 있어야 매체와 시청자가 관계를 맺는다. 비즈니스 모델 1부터 3까지 모두 관계를 파는 일이다.


매체의 그럴싸한 비전 밑에 TA의 욕망을 자극해 TA와 제품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마케팅 채널이라는 실용적 문구가 깔려 있어야 살 만 하다. 비전을 줄이고 줄이고 줄이면, 결국 먹고사니즘과 매체의 결합은 좋은 제품을 알려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것 하나다.


아무리 먹고사니즘이 중요해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매체의 격과 큐레이션 기능이다. TA는 그 매체의 격을 좋아하고, 그 매체가 본인을 위해 추천하는 큐레이션을 신뢰한다. 그 큐레이션이 광고라는 것을 알게 되면 넘나 실망할 수밖에 없는 것.


자, 그러면 하고 싶은 말이나 찍고 싶은 영상은 어떻게 하냐고? 서브채널을 만들거나, 돈 번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 너무 무책임하다고? 아니 가장 현실성있고 책임감 가득한 말이다.


말만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제시해보라고? 대충 프로세스는 이럴 거다


사전준비단계

1) 파고 싶은 소재 및 문제의식 잡아내기 + 사람찾기
2) 그 소재와 관련해서 기존에 없는 문법, 색깔, 매체 캐릭터 찾아내기
3) 2번 리서치를 바탕으로 + 본인의 문제의식을 결부해 색깔 잡기
4) 사람찾기(…)


매체전략 : 먹고사니즘 - 버즈피드 테이스티, 인사이더 뷰티 등등 다양한 매체를 보시면 압니다.


1) 고민한 매체의 색깔을 결부시켜 입닥치고 하루에 2 - 3개씩 바이럴 영상 만들어내기
2) 입닥치고 좋아요 몇 만 될 때까지 만들어내기
3) 그 이후부터 매체의 대표가 될 캐릭터 만들어내기 - 고정 인물이면 좋다.
4) 단순 기계적 바이럴 영상 이외의 콘텐츠도 뽑아내기
5) 제품 중개하기


왜 인물이 좋냐면 아래 글 참고하기.

https://www.facebook.com/hyunmozzangbiggood/posts/1388080277952936

https://brunch.co.kr/@jonnaalive/10



매체전략 : 야부리털기

1) 그 문제의식을 풀 만한 but 공격적이지 않은 매체 캐릭터 잡기
2) 글 내지 부드러운 영상으로 풀어내기


- Eater는 음식비교영상만 줜나게 만들어내다가 가끔 진지한 영상만들어냅니다.

https://www.facebook.com/Vox/videos/1839362669423377/



마지막 문단.


지속가능성이 있는 매체를 꾸리기 위해선 1) 사람 2) 버티컬 소재 3) 문제의식 4) 마케팅 마인드 네 가지가 필요합니다. 제 생각에 제가 그동안 그러한 매체를 꾸리지 못한 이유는 3번이 너무나 경영에 있어 해가 되는 (….) 문제의식이었고 4번에 대한 생각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2번에 대한 고민도 별로 없었죠. 결과적으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지만, 제대로 기획과 방향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듯합니다.


아마, 저는 그러한 매체활동을 너무 나이브할 때 한 것 같습니다. 만약에 다시 하라 그러면 좀 더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하고 그럴텐데 그러니까 자꾸 옛날 생각이 나서 뭔가 피가 끓네요. 함께 했던 분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할뿐입니다. 저는 그때 치열하지 못했고, 열심히 하지 못했고, 생각이 깊지 못했습니다. 누구나 배우는 시기가 있지만, 경험이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에서 경험을 쌓으니 속이 쓰리네요. 갑자기 진지해졌네요.


저에게 미스핏츠는 매체활동을 알려주고, 사람을 만나게 해주었습니다. 청춘씨:발아는 문제의식을 바이럴로 만드는 경험을 하게 해주었죠. 필리즘은 (지금도 생각하면 아련하고 그렇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말하자면, 정말 그때 멤버들은 최고였습니다) 어떻게 해야 매체로 돈을 벌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 공간입니다. 한 때 사랑했고, 지금은 그리운 뭐랄까 아련한 곳이죠. 알트는 그 돈을 벌 수 있는 실험을 하게 해준, 부대끼며 일하는 경험을 하게 해준 공간입니다.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하고 그렇습니다.


여튼 결론은 하나입니다.


뉴미디어 퍼블리셔일에 관심 있는 분들은 꼭 마케팅 채널을 먼저 개설하세요.


+ 정리하는 데에 도움 준 R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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