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지(連理枝)

사랑나무

by 바른




영천 은해사 초입에 가면, 팔공산 둘레길이 시작되는 주차장이 있다.

둘레길을 따라 걷기 시작하면, 얼마 안 되어 신기한 나무를 발견하게 된다.

연리목(連理木)이라고 불리는 희귀한 나무이다. 각각 뿌리가 서로 다른 참 나무와 느티나무가 서로 부여안고 있는 형상으로, 하나의 나무로 합체한 느낌이다.

보통 연리지라 하면 참나무와 참나무 즉 같은 수종끼리 합쳐지는 모습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특이하게 수종이 서로 다른 나무끼리 합체되는 모습은 특별하다고 한다.

이 연리목에 사람들은 사랑나무라고 이름을 붙여 놓았다. 서로 다른 두 그루의 나무가 많이 사랑하였기 때문에 결합된 것이라고 한다.


사랑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사랑이야말로 인간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얼마 전 모 지인이 말하기를, 그의 딸이 곧 결혼할 것 같다고 하여 축하한다고 말해 주었다. 그런데 또 얼마 후에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는 결혼 직전에 모든 것이 취소되었다고 하였다. 예식장도 이미 예약이 되었고, 신혼여행 계획도 이미 예약되었다고 하는데 손해를 무릅쓰고 취소하였다고 하였다. 청첩장 인쇄도 마쳤다고 하는데 매우 안타깝다고 말해 주었다. 서로 무엇 때문인지 심하게 다투었다고 얘기를 들었다.


서로 다른 성격의 사람이 만나서 일을 하는데 충돌이 없을 수 있겠는가.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조언해 주었다.


인생을 살아보면 사람의 성격은 여간해서는 바뀌어지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간의 뇌는 5세 이전에 80프로가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도 이 시기에 DNA를 비롯한 개인 성격이 어느 정도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성격은 평생을 고착화한다.


그러니 현재 그대로의 상대방을 인정하고, 나의 특성이나 성격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체념이 아니다. 체념이라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는 관용이나 이해 혹은

사랑이라고 부르고 싶다.

내 마음에 들던 안 들던 상대방을 인정하면 된다. 비난하지만 않으면 된다.


사실 이 세상에 태어난 개체는 모든 상황에서 사랑받아야만 할 필연이 존재한다.

그 자체가 조물주의 완성품이다. 그러니 내 생각과 다르다고 상대방을 비난할 이유가 없다.


지구상에 똑같은 모양의 얼굴을 가진 사람은 하나도 없다. 일란성쌍둥이를 제외하고. 지구상에 80억 인구가 있지만 같은 모습의 얼굴은 한 명도 없다.

아니 일란성쌍둥이라도 서로 다르다고 한다. 외부인의 눈에는 똑같게 보이지만 부모의 눈으로는 차이가 구분된다고 한다.

즉 인간의 몸으로 완전한 일치는 없기 때문에, 우리가 개개인의 신분을 지문으로 확인한다는 법과 같은 이치이다.


인간을 창조한 조물주는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얼마나 지극한 관심을 가 지고 사랑하시었으면 이리도 오묘하게 만들었을까.

인간 개개인은 모두 존중받아야 할 존재임에 틀림없다.


종류가 서로 다른 물체가 하나로 합쳐진다는 것은 큰 사건이다.

단순한 만남으로 이루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가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

만약 내가 꽉 차있어서 들어올 공간이 부족하면 안 된다.

나의 욕심 자존심을 어느 정도는 버릴 각오가 필요하다.

이렇게 서로의 빈 공간을 더듬어 나가다 보면, 일치하는 공간을 만나고 이것이 계속되면서 사랑의 깊이가

넓어지고 확장되다 보면 연리목(連理木)처럼 하나의 아름다운 모습이 나오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