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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08 홍콩 맥도날드 커피의 비밀?

저는 몇 년 전부터 커피 알레르기로 인해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고 있습니다. 카페인 알레르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카페인을 함유한 녹차나 콜라(!) 등을 마실 때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고강도의 카페인을 함유한 에너지 음료를 마시면 또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어떤 종류의 카페인을 섭취하는가가 더욱 중요한 이슈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몸에 맞는 카페인을 찾기 위해 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것보다는 차라리 커피를 마시지 않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디카페인 커피에도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이므로, 마시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전에 워낙 커피를 좋아했던터라, 미치도록 마시고 싶을 때에는 알레르기 부작용을 각오하고 커피를 사서 몇 모금만 마십니다. 개인적으로는 카페 라떼를 좋아하는데, 스타벅스에 가면 오직 숏사이즈만 주문합니다. 사실 숏사이즈보다 더 작은 슈퍼숏사이즈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불가능하지도 않은게, "오늘의 커피" 등은 참새 모이 정도 되는 조그마한 잔에 내주지 않습니까? 참고로 스타벅스에서 시음용으로 내놓는 조그마한 테이크아웃 컵이 제게는 딱 좋습니다. 하지만 스타벅스도 먹고 살아야하는데 저를 위해서 그런 메뉴를 따로 출시할 필요는 없겠지요.    


제가 근무중인 홍콩시티대학은 페스티벌워크라는 쇼핑몰과 연결되어 있는데, 그곳에는 맥도날드가 있습니다. 그곳에는 맥카페가 따로 설치되어 있는데, 요즘 아메리카노와 라떼 숏사이즈를 특별할인하고 있습니다. HKD18인데 2500원 정도 되니 한국 맥카페의 카페라떼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4번 구매하면 1번은 무료로 음료가 제공되니 가성비가 괜찮습니다. 며칠 전 카페 라떼가 너무나도 당겨서 이 곳을 방문했습니다. 퍼시픽 커피나 스타벅스의 커피는 카페인 함유비율이 높아서 제 몸에 무리를 줍니다. 맥도날드 카페 라떼는 아직 마셔보지 않았으니, 이번 기회에 도전해보았지요. 물론 알레르기 반응은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제게 꼭 맞는 아담한 사이즈에 라떼를 담아서 친절하게 내놓더군요. 저는 일하시는 분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말이 길어지니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이 아닌) 홍콩의 카페 라떼 숏사이즈의 경우, 제 몸에 알레르기 반응이 거의 없었습니다. 저로서는 매우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신기해서 3일 연속 테이크아웃해서 마시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별 부작용이 없습니다. 부작용 반응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분명히 알레르기 반응이 아주 조금 느껴지기는 합니다만, 그로 인해 제가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거나 하는 정도는 아닙니다. 적어도 스타벅스나 퍼시픽 커피, 응(%) 커피 등 기타 프랜차이즈 커피의 카페인이 제게 주는 충격에는 비할 바가 아닙니다. 


 저로서는 딱히 원인을 모르겠습니다. 일단 마셔보았을 때 카페인 함량이 낮지는 않은 듯합니다. 왜냐하면 디카페인 커피 특유의 심드렁함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다른 프랜차이즈 제품 정도는 카페인이 들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다른 프랜차이즈와 다른 종류의 원두를 쓰며 그 원두가 함유한 카페인이 그나마 다른 프랜차이즈가 사용하는 원두의 카페인에 비해 제 몸에 충격을 덜 준다는 결론이 나오겠지요. 사실 "방탄커피"의 창시자인 데이브 아스프리가 이런 주장을 했습니다. <최강의 식사>의 저자인 데이브 아스프리가 창조한 방탄 커피는 방탄 소년단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가 주장하는 방탄 커피의 효용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는 사람들이 커피 알레르기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원두에 기생하는 곰팡이균 때문이며, 그 곰팡이균이 없는 환경에서 재배한 최고의 원두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커피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방탄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마실 생각이 없지만, <최강의 식사>를 떠올리며 혹여 홍콩 맥도날드 카페 라떼에 사용된 원두에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이 없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맥도날드가 스타벅스보다 고급 원두를 사용해서 커피를 내리지는 않을 것 같고, 또 다른 원인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로서는 그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를 할 생각은 없고, 여하튼 (한국이 아닌) 홍콩 맥도날드 카페 라떼는 제게 커피 알레르기 반응을 거의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을 제 몸을 통해서 점검했을 따름입니다. 커피를 너무나 좋아하는데 각종 부작용 때문에 식음을 망설이는 분들이 생각보다 적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홍콩 거주자 중에 커피를 마시자마자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쓰러지실 정도로 심각한 분이 아니라면, 맥도날드 커피에 한 번 도전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가격이 저렴하고 양도 적으니, 한 번 도전하는데 부담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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