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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여행의 정석 - 음식 편

Eat Surf Tour

by 전주훈

'자칭' 미식가인 우리는 발리에서 음식에 대해서는 다음 사항을 꼭 지키자고 결의했다.


1) 로컬 음식을 찾아다니자.

2) 글로벌 프랜차이즈는 피하자.

3) 한국 음식은 먹지 말자.


로컬 인기 식당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현지인과의 교감이 필요했다. Uber 기사, 호텔 매니저, 노점상 등등. 습관적으로 괜찮은 식당을 물어봤다. 트립어드바이저 지역 1등인 식당 vs 현지인 추천 식당의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 우리는 항상 현지인의 추천을 따랐다. 왠지 그렇게 하는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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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며칠간은 local 식당에서 귀에 익숙한 나시고랭, 미고랭을 죽어라 먹었다.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잘 맞았고, 실패하기 쉽지 않았고 어딜 가나 평균 이상은 했다. 그런데 발리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나시고랭, 미고랭은 자카르타에서 발전한 중국식 음식이라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다음부터는 잘 주문하지 않았다. 아무튼 2천 원 남짓한 맵고, 짜고, 달달한 탄수화물 덩어리를 어찌 싫어할 수 있겠는가? 빈 땅 맥주 한병으면 한 그릇 뚝딱은 순식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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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는 호주 사람들이 많다. 가깝기도 하고, 해변과 술집만 있다면 Aussie들이 몰려온다고 현지인들이 귀띔해 줬다.(비꼬는 표현인 듯) 암튼 여러 경로를 통해 호주산 스테이크를 맛있게 하는 식당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방문했다. 그래도 고기 관련 책도 쓰고 연구도 많이 했는데, 고기만큼은 제대로 먹어보고 싶었다. 가볍게 안심, 와규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그다지 인상적인 맛은 아니었다. 평범한 호주산 고기 맛. 감칠맛이 없었다. (우가의 한우가 내 입맛을 너무 높여놓은 듯..) 그런데 계산할 때 보니 일인당 만원 남짓. 가성비만큼은 우주 최강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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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캠프 사장님의 추천을 받아서 방문한 아시아 음식점. 가격이 매우 비쌌다.(이태원 수준) 양도 매우 적었다. 그런데 Bao Bun을 한입 먹으니, 왜 이렇게 연일 줄을 서는지 알 것 같았다. 뉴욕의 Momofuku 보다도 훨씬 맛있었다. 부드러운 캐러멜라이즈드 된 고기, 간은 기가 막히게 잘 배었고 밸런스도 훌륭. 스미냑에서 아시아 음식이 먹고 싶다면 꼭 방문해야 할 곳으로 인정. Pho를 못 먹어본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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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 짬뿌르'를 소개합니다. 나시 = 밥 , 짬뿌르 = 여러 가지 섞다. 즉 밥에 여러 가지 반찬을 한 접시에 담아내는 인도네시아 가정식이라고 보면 된다. 시장이나 길거리에서도 밥과 반찬을 담아서 먹고 있는 현지인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암튼 꾸따 비치에서는 여행객들에게 꽤나 유명한 밥집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찾아갔다. 주인은 일본인과 결혼한 현지인이라고 했다. 아직 주변 가게는 한산했는데 이 집은 여행객들이 바글바글했다. 역시나 발리에서 먹었던 나시 짬뿌르 중에서 가장 맛있었다. 나시 짬뿌르의 반찬은 진열대에서 내가 먹고 싶은 반찬을 내가 고르고 , 내가 고른 메뉴에 따라서 가격표를 뽑아주는 시스템이다. 사진의 나시 짬뿌르는 3천 원 정도. 미고랭도 함께 시켰는데 발리에서 먹었던 미고랭 중에서 가장 맛있었다. 꾸따 비치에서 저렴하고 맛있는 현지식을 먹으려면 이곳을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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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근처에 구경 나왔다가 발견한 노점. 메뉴를 보니 Martabak이라고 함. 만드는 과정을 보니 팬케익과 계란찜을 섞은 것 같음. 무슬림 요리라고 한다. 숙소에 돌아와서 신라면과 빈땅한병으로 뚝딱.


Martabak 만드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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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프랜차이즈는 피하자고 했지만, 인도네시아 전용 메뉴가 너무 궁금해서 시켜본 Nasi 메뉴. 밥한 덩이 치킨 한 조각, 스크램블드 에그가 배달 왔다. 3천 원 내외. 맛은 없었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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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란에서 여행객들은 보통 씨푸드를 먹는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현지 드라이버를 달달 볶아서 시내에서 유명한 현지 식당을 추천받아서 찾아 왔다. 현지인과 여행객들 모두에게 인기가 좋은 듯. 코코넛 가루에 엎힌 치킨 튀김, 피넛 소스에 버무린 샐러드가 정말 일품이었다. 존맛!! 쥐포튀김과 비슷한 생선튀김과 바나나잎 에 싸여 나오는 밥 그리고 매운 칠리 소스 이렇게 해서 3천원 수준. 옆에 서양 여행객들은 그릴드 치킨을 먹고 있었다. 다음날 다시 와서 먹고 싶었는데 스케줄상 방문하지 못한곳. 너무너무 맛있음. 꼭 다시 올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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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아메드 지역의 한 해변가에 있는 식당에서 나는 인생 최고의 커리를 먹었다. 커리집 사장님이 었던 적도 있어서 커리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흠잡을곳 없는 커리를 먹었다. Tumeric과 부드러운 코코넛 밀크의 조화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완벽함 그자체. 발리 최고의 커리집으로 인정. 그런데 여긴 생선요리도 유명한 곳이었다. 트립어드바이저도 찾아보니 훌륭한 평가 일색이었다. 매니저도 영어를 잘하고 꼭 다음날 점심에도 찾아오라고 신신당부했는데... 미안하게도 다음날 점심에는 근처 더 유명한 곳을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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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매니저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방문한 유명한 곳. 사실 전날도 여기 왔는데 놀랍게도 모든 테이블이 예약이 되어 있어서 허탕친 곳이다. 악착같이 스노클링하고 옷도 안갈아입고 방문했다. 저녁에는 일주일치 예약이 꽉 차있지만 점심에는 한산했다. 3개의 메뉴를 주문했다. 채식 햄버거, 치킨 커리, fish wrap. 치킨 커리는 어제 인생 커리집 때문에 큰 감명이 없었지만 채식 햄버거와 fish wrap은 훌륭했다. 아메드는 프랑스 관광객이 체감상 80% 정도 되는곳이다. 그래서 인지 전반적으로 레스토랑들이 전반적으로 프랑스식 터치가 진득하게 묻어있다. 이곳의 트립어드바이저 리뷰를 보면 Best French-Indonesian 음식이라는 평가가 수두룩. 디저트로 먹은 홈메이드 아이스크림도 꿀맛. 훌륭한 음식 경험이었다. 아메드 다시가면 재방문 할곳 두군데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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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드에서 놀라운 경험을 하고 우붓으로 넘어왔는데 쫌 그냥 그랬다. 성의없는 음식들... 그러다가 에어비앤비 호스트의 추천을 받아서 방문한 곳에서 보석같은 곳을 찾았다. 우붓 숙소에서 논길따라 5분을 깊숙히 들어가면 여기를 누가, 어떻게 찾아올까 싶을 정도의 구석지고 깊숙히 파묻혀있는 Cafe 겸 레스토랑이 생뚱맞게 나타난다. 큰 기대가 없었는데 메뉴 구성이 훌륭했고, 음식은 흠잡을 곳 없었다. 그래서 3개 시킴. 나시 짬뿌르, 스프링롤, Gado-Gado(치킨, 야채에 피넛 소스 버무린 요리)를 시켰다. 채식 메뉴가 훌륭했고, 치킨은 organic 치킨이라고 했다. 가격은 비쌌지만 주방관리 상태가 훌륭했고, 심지어 물도 무료로 한잔씩 줬다. 메뉴도 모두 대만족. 배가 불러서 엄청나 보이는 디저트를 못시킨게 지금까지 후회된다. 이날 비가 억수로 많이 왔는데 근처 손님들이 맨발에 야자수잎을 꺾어서 우산삼아서 방문했다. 뭔가 이곳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다시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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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가 2주 이상 현지식을 먹으니 서양식이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트립어드바이저를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발리 최고의 립이라는 리뷰만 믿고 스쿠터를 타고 한참을 달려서 방문했다. 논두렁 바로 옆에 자리잡은 Warung.

뼈가 5개 나오는 라지사이즈 립이 한국돈으로 6천원 남짓. 뜻밖의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육식을 하게 되어서 기분이 너무 좋아짐. 우붓에서 폭립을 먹으러 간다면 당연히 추천하고 싶은곳. 소스에 마리네이트 된 립을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굽기 시작한다. (화장실 가면서 직접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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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떠나기 전날 밤 그래도 좀 비 싼 곳에서 먹어볼까? 하고 찾아간 Japanese x Latin fusion 레스토랑. 결론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바비굴링 롤, 새우 아보카도 롤, fish 크로켓과 음료를 먹었는데 무척이나 독특하고 음식의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이 느껴졌다. 우리가 발리에 와서 먹은 음식 중에 가장 비싼 음식이었다. 5만원 정도. 발리에서 파인다이닝 느낌을 내보고 싶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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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떠나는 마지막 날 우붓에서 발리 cooking class를 듣기로 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정말 괜찮은 경험이었다. 아침 8시에 발리 시장에 방문해서 발리 식재료에 대한 설명을 몸좋고 영어를 참 잘하는 가이드가 해준다. 관광객은 단 1명도 없는 진짜 로컬 시장이다. 음식에 들어가는 이런저런 향신료를 설명해주고 기본적인 발리 음식에 들어가는 식재료에 대해서 2시간에 걸쳐서 상세하게 설명해 줬다.

그리고 발리 전통 집으로 가서 직접 우리가 요리를 한다. 요리를 가르쳐 주시는 분은 발리 유명 호텔에서 22년간 주방장으로 일하셨던 실력자. 디저트까지 총 7가지 요리를 만들었다. 만들면서 발리 요리의 특징과 디테일한 테크닉에 대한 설명이 참 좋았다. 외식업에 종사하는 분이 발리에 온다면 꼭꼭 추천해 주고 싶은 클래스이다. 새로운 메뉴 구성할때 영감을 많이 받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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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는 우리가 만든 음식을 긴 테이블에 앉아서 맛있게 먹었다. 우와.. 존맛. 우리를 빼놓고는 모두 유럽인 (영국, 아일랜드 , 스코틀랜드 , 벨기에). 다 먹고 나면 수업하면서 설명했던 내용이 잘 정리된 레시피 책과 코코넛 오일을 챙겨 준다. 우리나라 돈으로 1인당 3만 5천 원 정도. 아침 8시부터 7시간 동안 발리 음식의 전통과 세세한 디테일에 대해서 매우 상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발리 음식에 대해서는 그래도 웬만큼은 알게 됨. 잊지 못할 경험. 너무 좋았다.




지인들이 언급한 레스토랑 이름을 알려달라고 한다.

공유수 100개 넘어가면 상세하게 공개할 예정. ㅎㅎ


발리 여행의 정석 (1.서핑 편 - https://brunch.co.kr/@joohoonjake/38)

발리 여행의 정석 (2.음식 편 - https://brunch.co.kr/@joohoonjake/39)

발리 여행의 정석 (3.투어 편 - https://brunch.co.kr/@joohoonjake/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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