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충분히 애쓰면 삽니다
아침의 기분 좋은 소란
by
지예
Aug 29. 2024
#큰 아이
반 아이와의 트러블을 마구 쏟던 아침.
어젯밤 정해준 아침 메뉴를 열심히 먹으면서
다양한 인상을 보여준다.
맛있어서 웃다가, 반 아이 때문에 찡그렸다가.
아이가 겪은 일이고 학교 내에서의 상황이라 다 받아주었다.
그랬구나, 아~ 와 같은 추임새로 공감해 주며 경청했다.
며칠 동안 들었던 이야기다. 지루해도 듣는다.
수위가 높아진다 싶어서 뱉는 게 다 옳지 않음을 말했다.
집에 다 뱉어내는 네 심정은 알겠다며 중지시켰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쓸어 담을 수도 없는 불쾌함을 쏟아내고 가면
나도 감당이 안 될 거 같다며 마음을 전했다.
그제야 아이는 아차! 하며 수긍해 주었고 오히려 고마웠다.
체육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모습을 칭찬했다.
자전거 안전 운행을 당부하며 사랑한다는 말로 배웅했다.
#작은 아이
지각은 알지만 불안해서 해본 적도 없으면서
지각하지 않기 위해 늦지 않았느냐 계속 묻는다.
그러면서 시계는 볼 줄 모른다.
거의 교복 수준으로 운동복 두 벌을 번갈아 입는다.
옷 입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편하고 고맙다.
어제저녁에 같이 가방을 챙겼으면서
아침마다 묻는다.
챙길 거 다 챙겼느냐고.
알림장에 사인했느냐고.
늦지 않아서 걸어가도 되는지
시간을 볼 생각은 하지 않고
익숙한 공기의 흐름만 가늠하며 묻는다.
현관에서의 질문 루틴에 이어
창으로 손을 흔들어 주어야 등교 배웅이 끝난다.
#나
아이들의 행동과 말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언제나 안정감을 찾으려는 마음을 알게 된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생활이 어떠했는지 알기 위해
별일 없었어?라고 딱 한 번만 묻는다.
기꺼이 심리적인 비빌 언덕이 되어주려
등교를 시키고 나면 머리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아이들을 위해 어떤 언행을 전해야 할지
준비한다.
잘 먹이고 마음까지 챙겨 기분 좋게 등교시켰다.
사람들과 잘 지내는 하루는
그날
가정내
아침이 결정한다는
생각으로
아침의 기분 좋은 소란을 환영한다.
keyword
육아이야기
아침
아이
17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멤버쉽
지예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
아이의 성적보다 정서 함량에 초점을 맞추는 육아인. 성향 다른 남매 사이에서 적절함을 찾는 양육인. 적당함과 게으름의 균형을 즐기는 지구인. 마음을 텍스트로 옮기는 발행인.
구독자
348
구독
월간 멤버십 가입
월간 멤버십 가입
매거진의 이전글
매미가 혼자 운다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존재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