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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예 Oct 25. 2019

아이의 모방 심리를 이용한 식사법

아이주도식사 솔루션#26


세 돌 즈음의 아이 인간관계는 단순합니다. 아이는 ‘아빠-엄마-나(본인)’가 우선이고 가장 중요한 관계입니다. 이때 아이들은 성별을 구분하게 되면서 ‘엄마는~’ ‘아빠는~’이라며 외형적인 질문들을 쏟아내지요. 그러다 보면 아이는 이성의 부모를 편중해서 더 사랑하게 되는 콤플렉스를 보이게 됩니다. 남자아이는 엄마를 사랑해서 아빠를 질투하게 되고(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여자아이는 아빠를 사랑해서 엄마를 질투하게 된다죠(엘렉트라 콤플렉스).      


동성의 부모를 질투한들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 없음을 알면 동성 부모를 닮으려 노력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성 부모에 대한 사랑을 얻으려 동성 부모를 모방하기 시작하는데요. 이 점을 활용해서 식사 분위기를 조성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나, 이성 부모가 칭찬하기

제 큰아이가 한창 밥투정을 하던 때에요. 제가 몸까지 아파서 식사를 챙길 수가 없던 날이 있었어요. 아이의 식사를 남편이 챙겨야만 했었습니다. 저와 함께할 때의 아이는 두 손은 놀고 있고 입은 다물어 있었어요. 그런데 아빠와 식사를 하던 며칠은 너무나 잘 먹는 거예요. 물론 남편이 먹여주는 상황이긴 했지만, 태도가 확연히 달랐습니다. 30개월 즈음이었는데요. 아이의 엘렉트라 콤플렉스 시기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에 그 모습이 참 야속하더라고요.     


남편은 밥 먹이는 게 뭐가 힘드냐며 자신만만했었던 시간이었네요. 아이는 아빠의 칭찬이 좋았던 거예요. 잘 먹으면 아빠의 사랑을 더 받을 거라 생각해서 열심히 먹었던 거고요.     

매운 음식 공포감 가진 첫째도, 아빠 따라 하려는 둘째도 생김치 먹는 모습을 멋지다며 칭찬해주고 있다.


우리 딸이 호박 반찬을 좋아하는구나.

먹는 모습이 예쁘네

그래서 네가 멋져! 빛이 나! 등등


자신이 좋아하는 이성 부모가 해주는 칭찬이라면 없던 밥맛도 살아나나 봅니다.     


저의 요즘은 몇 개월간 다소 식사량이 적은 시기를 보내는 둘째와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요 ‘닮은 곳이 있데요.’를 개사해서 불러주고 있어요. 식사 때만이 아니라 외출했을 때나 집안 놀이를 할 때도 곧잘 부르게 돼요.     


원 노랫말은 외형적인 모습을 닮은 것에 집중하잖아요. 저는 먹는 모습, 웃는 얼굴, 멋진 씩씩함이 아빠와 닮았다 노래해줍니다. 이어서 “엄마가 좋아하는 아빠의 모습을 닮았구나~ 어쩐지 난 네가 참 좋더라.”고 한껏 기분을 띄워줘요.     


식사 때 이성 부모가 좋아하는 아이의 모습을 관찰하고 칭찬해주세요. 아이의 동성 부모의 모습과 닮은 좋은 점도 일러주시고요. 아이를 위해 던지는 우리의 사소한 말의 힘을 믿어요. 그러기에 지적하고 싶은 오만 것들이 올라오더라도 허벅지 찔러가며, 혀 깨물어가며 삼키는 호흡이 필요합니다.     

돈까스를 자르는 아빠 모습을 이야기했다. 이 악물고 계란 후라이를 폭풍 칼질 중이다.


아이의 식사 모습에서 그나마 봐줄 만 한 점을 콕 집어내어 치켜세워 주세요. 아이의 더 나아지길 바라는 점도 살짝 덧붙여서 ‘내가 좋아하는 엄마(아빠)가 이런 것을 좋아하는구나!’라고 조금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둘, 동성 부모가 함께 식사하기

스스로 밥을 먹지 않는 아이, 밥투정을 하는 아이에게 ‘식사를 제대로 해야 해!’라는 식으로 엄포를 놓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부모의 엄한 말과 행동으로 아이의 문제가 당장 해결될 듯 보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괜찮은 식사를 위해서는 엄포를 놓는 것은 효과가 없어요. 식사뿐 아니라 아이의 발달에 있어서 교육적으로는 역효과가 날 뿐이죠.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동성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는 방법을 취하게 됩니다.     


아들 : 엄마가 좋아하는 아빠의 모습 모방 → 엄마가 그런 나를 사랑할 것이라 생각

 : 아빠가 좋아하는 엄마 모습 모방 → 아빠가 그런 나를 사랑할 것이라 생각     


부모는 아이가 자신을 모방하여 학습한다는 것을 인지하면 함부로 행동하지 못해요. 은연중에 바람직한 부모의 역할을 보여주기 위한 모범적인 행동을 하게 됩니다. 식사하는 모습도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역할 모델이 되어줍니다. 우리가 먹지 않는 음식을 아이에게 먹으라고 할 수 없어요. 우리가 취하지 않는 식사 태도를 아이에게 강요할 수 없습니다.      


남편도 챙겨주어야 먹는 생야채 무침을 했다.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고 먹는 모습 보이며 자극하기는 여전하다.


동성 부모가 편안한 모습으로 식사 시간에 밥을 먹는 자연스러움과 당연함을 자주 많이 보여주세요. 그러고 아이가 먹어주길 바라는 음식이나 재료가 있다면 먼저 맛있게 드시면서 권해보시고요. 동성 부모가 음식 맛을 평하고 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아이가 자주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식사 모습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때, 아이의 이성 부모는 동성 부모의 바른 식사 모습을 칭찬함으로 아이의 마음을 자극 할 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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