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노답 시리즈 CS] 서비스의 욕망이 살그머니 드러나는 지점
여러분이 댓글을 달아 주시면 저는 유심히 봅니다. 격려를 담은 목소리, 다양한 의견들이 큰 힘이 되거든요.
저는 너무나 게으른 인간인데 즐거워해 주시는 댓글을 보면, 또 이번 주 쌉소리 분량을 열심히 채우고 싶어집니다. 감사한 댓글에는 그랜절 대댓글도 달고 싶지만, 너무 질척거리는 것 같아서 다소간 참고 있어요.
지난글 UX writing 개노답 삼형제 (1): CTA '-하기'의 폐해에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그중에 델문도카레님의 댓글을 읽고, 이 주제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CS 번외편으로 개노답 삼형제의 큰형, '-하기' 형에 대해서 더 써보려고 해요.
사실 이 '-하기' 형은 이어서 소개할 삼형제의 막내와도 꽤나 연관이 되어 있어서, 짧게라도 먼저 짚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기도 했습니다.(사실 개노답 삼형제는 내용적으로 서로 연관되어 있는데,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는 마지막에 정리하도록 할게요.)
개노답 삼형제 첫 번째 글에서 저는 '-하기' 좀 그만 쓰자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화면 간결성과 변별성 저하에 대해서 논하고, 좌우 남는 공간에 대한 불안을 떨쳐버리자! 4.4조의 민족성을 이겨내자!고 말씀드렸죠. 이런 제 주장에 대해 아무래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기'에는 뭔가가 있어서 계속 쓰고 싶다고 말씀하신 분들이 꽤 있었어요.
그분들께는 페이지 하단의 1 버튼일 경우, 또 강력한 마케팅 용도로 사용될 경우(확 땡겨야할 때)에 선별적으로, 불량식품 먹듯 아껴서 쓰셔도 된다고 댓글과 그 다음 글에서 말씀드렸는데요, 오늘은 왜 그런 말씀을 드렸는지를, 배운 지 너무나 오래되어서 가물가물한 국어학 지식을 빌어 설명을 해볼까 합니다.(국어학개론을 열심히 듣지 않은 1인) '-하기'를 애정하시는 분들, 또 내심 '-하기'를 계속 쓰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오늘 글을 쭉 같이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난 시간에 동사(용언)를 명사로 만드는 '명사형 전성 어미' 2종, '-음'과 '-기'에 대해 짧게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때 다 설명드리지 않은 두 어미의 특징은 다음과 같아요.
명사형 전성 어미 '-음'과 '-기'의 가장 큰 차이는 이미 정해진 과거를 말할 수 있느냐, 아직 정해지지 않은 현재나 미래를 말할 수 있느냐입니다. 오직 '-기'만이 현재 또는 미래의 정해지지 않은 사실에 대해 표현할 수 있습니다. 중세국어에 비해 현대국어에서는 이 같이 미정성을 내포하는 어미들을 비교적 엄격하게 분리해서 사용하고 있고, 특히 '-기'는 계획이나 결심, 지침과 같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실을 짧게 기술할 때 주로 사용됩니다.
좀 어려우신가요? 아우 저도 어려워요 증말.
그렇지만 여러분들은 모두 훌륭한 한국어 네이티브이시니까, 용례를 통해 이런 '-기' 성격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하기' 형을 쓰면 '하다'라는 동사 때문에 용언의 동작성과 미래성이 다소간 강조되게 되고, 동시에 동작을 하는 주체의 존재도 함께 도드라지게 됩니다. 즉 작성 주체인 내가 미래에 저 일을 하기로 예정, 기원, 다짐하였다는 의미가 표현되는 것이지요.
저는 보통 서술성 명사로만 to do list를 작성하지만, 아주 가끔 의지와 다짐을 반영하고 싶을 때에는 오른쪽처럼 '-기', '-하기' 형으로 쓰곤 합니다. 학생 때는 '토익 공부'라고 쓰지 않고 주로 '토익 공부(쫌!)하기'라고 많이 썼던 거 같아요. (어휴 이 인간아....)
아무튼, 학생들이 자신의 책상에 붙여 둘 계획표를 쓸 때에도, 직장인들이 카페인을 수혈하며 아침마다 to do list를 쓸 때에도, '-하기' 형으로 우리 자신의 다짐을 서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래에 시행할 행위를 개조식으로 항목화할 때 가장 쓰기 좋은 도구가 이 '-기', '-하기'이기 때문입니다.
CTA에 'OO하기'를 쓰는 이유를 단순하게 동명사를 사용해 동작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거나, '보내기'처럼 '-기'형 명사밖에 없는 다른 CTA와의 형태적 유사성을 맞추기 위함이다라고도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좀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버튼은 사용자 보이스가 드러나는 영역이기 때문에, 버튼 텍스트에 염원, 기원, 다짐, 미래 예정의 의미를 담은 '-하기'를 쓰면, 마치 사용자 스스로가 해당 액션을 다짐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즉 '-하기'를 쓰면 버튼을 속으로 되뇌는 사용자가, 마치 스스로가 설정하고 발화한 것 같은 일종의 셀프 미션의 분위기를, 아주 순간적으로 연상하게 된다는 거죠.
(내가) 가입하기, 시작하기, 결제하기, 구매하기, 구독하기, 기부하기...
위 단어들을 눈으로 한 번 보고, 입으로도 한 번 읽어보셔요. 이렇게 쭉 나열해서 읽어 보니 어떠신가요? 자연스럽게 서비스가 내게 원하는 과업들과'-하기'가 아주 잘 어울리고, 또 이 결합들이 많이 눈에 익으시지요? 막 내가 다짐한 것 같지 않습니까? (사실은 서비스가 대신 다짐한 건데요)
아니, 뭐 이런 미묘한 걸 느끼는 사람이 있단 말이야...?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런 은근 은근한 뉘앙스를 느끼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훌륭한 한국어 네이티브이고, 네이티브들은 정말이지 복잡한 어학 지식을 본능적으로 체화하고 있으니까요.
자, 그럼 이런 셀프 미션, 자기 다짐의 '-하기'를 적절히 사용한 사례로 마켓컬리의 구매, 결제 프로세스 레이블을 살펴봅시다.
마켓컬리 앱은 UI 텍스트가 많은 편이 아닌 데다가, 있는 텍스트도 정리가 잘 되어있어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앱입니다. 군더더기가 별로 없달까요. 여담이지만 UX writer들은 텍스트가 없는 앱을 사랑합니다. 60억 인류 중에 UI text를 제일 싫어하는 사람들을 뽑으라면 반드시 UX writer 그룹이 선발될 걸요. 정말이지 말 없는 서비스가 너무 좋아요!
마켓컬리의 구매 프로세스에서는 2가지 다른 종류의 버튼이 등장하는데 1) 컨트롤러로써 동작하는 기능적인 버튼 2) 사용자의 액션을 강력하게 끌어와야 하는 버튼입니다.
1)은 우측 상단 '선택 삭제' 텍스트 버튼, 컨펌 팝업의 '취소', '삭제' 등입니다.
이들에는 '-하기'가 붙어있지 않습니다. 공간이 좁아서이기보다는 이 버튼들이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할 필요가 없는 일종의 컨트롤러로서 기능하기 때문입니다. 미래 행위에 대한 의지나 다짐을 상기시킬 필요가 없어요. 굳이 사용자에게 뭔가를 하라고 시킬 필요 없는 덤덤한 액션입니다. 이것은 마치 에어컨 리모컨 버튼처럼 그저 쓰여있는 대로 작동만 잘하면 되는 거죠.
혹시 기억하시나요? 지난 글 버튼만 읽는 **한 세상! 마지막 부분에서 버튼은 사용자의 보이스를 담는 영역이고, 버튼 레이블을 '취소' '확인' '삭제' '저장'과 같이 건조한 서술성 명사로 쓰면 해당 버튼은 컨트롤러의 역할을 무난무난하게 수행한다고 설명드렸습니다. 사용자가 버튼에 자신의 보이스가 담겨있다고 인지하지 못하고 그냥 넘어간다는 거죠.
2)는 '구매하기' '주문하기' 같은 강력한 액션 소구용 CTA입니다.
화면 최하단의 버튼, 그러니까 구매와 주문을 끌어오는 이 단일 버튼은 UI 요소로써 무게와 중요성이 굉장히 큰 존재입니다. 사실상 이 버튼을 통해 지표의 승패가 나기 때문에 서비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뭐라고 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좌우 여백도 길게 남겠다, 지금 이 CTA에 뭔가 좀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절로 드는 바로 그때, 여기에 첨가하는 MSG가 바로 이 '-하기'형입니다.
위에서 설명드렸지만 '-하기'를 붙이면 미래 행위와 다짐이 사용자 마음속에 약하게 연상되고, 그 행위 주체인 사용자 자신의 존재가 비로소 지각되게 되니까요. '(사용자인 내가) OO하기'인 것이지요.
그런데 그 다짐은 당연하게도 실제 사용자 본인이 작성한 것이 아닙니다. 서비스 제공자가 사용자의 목소리를 흉내내서 다짐한, '서비스가 사용자 인 척하는 상황'을 만들어 낸 것인 걸요. 이는 사실상 서비스가 사용자의 영역을 빌려서 서비스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 '-하기'형은 버튼을 읽는 사용자로 하여금 미묘한 혼란을 느끼게 합니다.
사용자는 '구매하기' 버튼을 보면서 본능적으로 본인이 그러기로 한 것 같기도 하고, 안 한 것 같기도 한 은근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아주 예민한 사용자라면 어째 여기를 눌러서 구매를 해야 할 것만 같은 약한 수준의 셀프 미션 압박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아, 물론 구매할 생각이 전혀 없는 사용자이거나 그렇게까지 예민하지 않은 사용자인 경우에는 별 감정 없이 스윽- 버튼을 지나치겠죠. 아니지, 어쩌면 '... 흥!'과 같은 일상적인 무시가 마음속에 잠깐 떠올랐다가 사라졌을 수도 있겠네요.
사실 사용자 보이스의 영역인 버튼에서의 '-하기'는 다음 편에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릴 Robert Cialdini의 Commitment and Consistency 법칙, 그중에서도 commitment(약속)와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하기'가 약속의 성격을 갖고 있고, 그 때문에 사용자가 아주 약하게나마 행위에 대한 의무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거죠.
오늘은 일단 이렇게만 살짝 언급하고,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 다시 할게요.
너무 어렵고 은근한 내용이라 두서없이 설명하게 되었지만, 요약해 보면
1) 버튼에 동사 형태가 두드러지면 버튼 보이스의 주인인 사용자의 존재도 도드라지게 됩니다.
2) 버튼 동사에 '-하기'가 결합하면 마치 동사의 주어인 사용자가 동사 행위를 미래에 하기로 다짐하는 듯한 약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매하기' '결제하기'와 같은 형태로 CTA가 제공되면, 예민한 사용자들은 마치 스스로가 다짐하거나 약속(commitment)하는 것 같은 느낌을 아주 미묘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아주 중요한 CTA에 '-하기'를 붙이는 것에 크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기'는 워낙 은근한 장치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사용자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또 UI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언 중에 '-기'형으로만 명사를 만들 수 있는 액션 워드가 워낙 많기 때문에 (보내기, 자르기, 숨기기, 나가기 등), 어차피 '-기'형을 아예 안쓸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하기' 극혐! 절대 기피! 이러자고 할만한 거리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가능하면 구매, 구독, 결제와 같이 서비스 입장에서 중요한 버튼, 그러니까 어떻게든 어필하고 싶은 버튼에만 드물게 '-하기'를 붙이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상품을 좀 사줬으면, 공들여 준비한 마케팅 페이지 한 번 방문해줬으면, 다음 화면 진짜 잘 만들어 놨는데 온보딩 해서 쭉 봐줬으면 하는 애틋한 마음을 '-하기'에 붙여서 표현하는 것쯤은 뭐 괜찮지 않겠습니까? 4.4조 민족의 입에 촥촥 감기는 '-하기'를 중요한 버튼에 한 두 개 쓴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건 없으니까요.
그래요 우리의 욕망이 요런 작은 어미에 살그머니 드러나면 좀 뭐 어때요?
구매, 주문 버튼을 누르게 만들 수만 있다면 대표님 디자이너의 영혼을 팔고 싶은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그 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냥 만드는 사람 마음 편하자고 쓴다고 생각합니다만 : 마치 '야, 내가 클릭률 높이려고 진짜 하는 데까지 다 해봤다!' 이런 마음?)
그러나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모든 버튼에 생각없이 '-하기'를 붙이는 것은 역시나 지양하는 것이 좋다는 겁니다. 제가 개노답 삼형제 1편에서 비판한 문제는 위에서 말한 기능성 버튼(UI 텍스트에 대부분을 차지하는)에도 생각없이 '-하기'를 붙이는 과도한 행태였습니다. 서비스에 수백수천 개의 버튼이 있는데 거기에 다 '-하기'를 붙이면 더 이상 '-하기' 자체가 역할을 못하니까요.
이는 모든 음식에 MSG를 넣으면 다 느끼해져서 뭐가 감칠맛 있는지 알지 못하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중요한 거 안 중요한 거 가리지 않고 모두 사용자를 다짐시키면, 사용자는 굉장한 피로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서비스는 왜 이렇게 나한테 뭘 자꾸 하라고 해? 별것도 아닌 거에 '-하기', '-하기' 이러면서 계속 뭔가를 시키려고 들어? 버튼도 길어서 화면도 복잡하고(어근 2자+하기 2자) 아우, 피곤해'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는 거죠. 모든 버튼이, 특히 팝업 버튼이 아래와 같이 4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버튼 공간도 터지고, GUI 디자이너 마음도 터지고 , 사용자 안구 핏줄도 터지게 되어 있습니다.
사용자를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다짐시키실 겁니까....?
삭제하기, 확인하기, 구매하기, 초대하기, 추가하기, 선택하기, 변경하기, 저장하기, 제거하기, 탈퇴하기, 가입하기, 포기하기, 설정하기
삭제, 확인, 구매, 초대, 추가, 선택, 변경, 저장, 제거, 탈퇴, 가입, 포기, 설정
(전에도 말했지만 '포기' 같은 건 UI에 쓰지 맙시다.)
그러니 부디 '우리 서비스의 모든 버튼은 '-하기'로 끝난다'라고 버튼 텍스트 가이드를 잡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런 가이드는 사용자를 성가시게 할 뿐만 아니라, 여러분이 그토록 원하셨던 그 일말의 '-하기' 빨이 떨어지게 만들 것이어요.
UX writer로서 제가 가장 권장드리는 스타일은 서술성 명사를 기본형으로 쓰되, 필요에 따라 아주 간혹 '-하기'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저는 아주 개인적인 writing 원칙(사용자의 이성적인 선택을 돕는다)을 지키기 위해 모든 레이블에서 '-하기'를 되도록 안 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어휴, 사람 일이 어디 그런가요. 다 각자의 사정이 있기 마련이지요.
가끔 신규 피처를 들고 온 기획자님의 열정을 보면, '-하기'가 아니라 '-하기' 할아버지라도 모셔와서 써드리고 싶어지는 걸요 : )
명사형 전성 어미 '-기'는 미정인 현재, 미래의 행위를 기술할 때 쓰입니다. 용례적으로는 서술 주체가 미래에 할 행위를 다짐, 기원, 예정할 때 자주 쓰입니다.
버튼 레이블이 어미가 없는 건조한 서술성 명사인 경우 버튼 보이스의 주인으로서 사용자의 존재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동사에 '-하기'를 붙여 쓰면 동사를 수행하는 행위의 주체, 즉 사용자의 존재가 드러나게 됩니다.
용례적으로 '-하기'는 다짐의 의미로 자주 사용되기 때문에, 사용자로 하여금 마치 본인이 그 행위를 약속한 것처럼 느끼게 해서, 해당 액션에 대한 (아주 미약한) 의무감을 가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억지 부여된 셀프 미션을 가볍게 무시하는 사용자도 많습니다.
서비스의 결정적인 CTA 버튼에 '-하기' 형을 사용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다수의 버튼에 '-하기'를 쓰는 것은 지양합시다. 사용자의 피로도를 높이고 화면 간결성과 의미 변별성을 해칩니다. 가장 무난한 스타일은 서술성 명사를 기본형으로 하여 간결하게 쓰되, 필요에 따라 아주 가끔 '-하기'를 쓰는 것입니다.
덧 1: 저희 앱도 아주 오래전, 가이드 없었을 때에는 '-하기'를 썼던 적이 있었습니다. 가이드가 잘 정립된 이후로 구석구석에 숨겨진 옛 유물(?)을 보이는 대로 박멸하였고, 저는 이제 다 뽑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덧 2: 여담으로 제가 제일 웃프게 생각하는 버튼 레이블은 '탈퇴하기'와 '해지하기'입니다.
사용자가 탈퇴, 해지하는 게 그렇게 싫은데도, '-하기'를 붙인 형태가 관용적으로 쓰이고 있다 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쓰시는게 아닐까 싶어요.
아무리 '-하기'가 사용자에게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메뉴나 단독 텍스트 버튼에 덜렁 '탈퇴', '해지' 2자만 쓰기엔 허전하고 좀 뭐하시다면 '서비스 해지', '계정 탈퇴', '멤버십 해지', 'OOOO 탈퇴'와 같이 '대상+서술성 명사'를 같이 표기하는 방식을 써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정보 전달성도 높아지고, 형태도 안정적이라서 꽤 쓸만할 겁니다.
'-하기'에 대한 이야기는 이 글에서 시작되었고
이 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