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면류학說]재택근무 일상 면식

아무거나 주워 먹는 일상 속 면식 모음

by Joo Jun

코로나 2차 창궐로 인해 저는 다시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또 집에서 아무거나 주워 먹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회사에 가는 걸 좋아합니다. 직주근접이기도 하거니와 쾌적하고 시원한 사무실, 잘 갖춰진 컴퓨터 그리고 무엇보다 동료들과 함께 먹는 맛있는 점심(오늘은 뭐 먹죠!? 를 즐겁게 고민하는 우리들)이 저를 회사 가고 싶게 만들죠. 이 망할 놈의 코로나.


집에 있다 보면 영양 불균형이 심화됩니다. 저는 주 영양소를 사 먹는 점심을 통해 충족시켜왔는데 집에 하루 종일 있다 보니 먹는 둥 마는 둥 필수 영양소 MSG 결핍이 매일 매일 느껴집니다. 뉴턴 님의 1법칙 관성의 법칙은 노동에도 적용되어 12시가 넘어가도 일을 멈추지 못하고 어영부영 냉장고에서 과일이나 두어 개 꺼내서 접시에 담아 다시 책상에 앉는 일상. 슬랙에서는 끊임없이 멘션이 오고, 멘션 되지 않은 스레드도 습관처럼 주의 깊게 보게 됩니다. 어느덧 쉬는 시간에도 일을 하면서 과일을 주워 먹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

''아 회사에 있었다면 동료들과 들기름 막국수 사 먹고 있었을 텐데...' 이 망할 놈의 코로나(2).


일과 일상이 분리되지 않는 이런 요즘. 아무거나 먹고살고 있는 저의 면식에 대해 짧게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찍어둔 사진이 몇 장 있을 뿐 딱히 글 하나로 소개하기 애매한 면류들을 모아서

올 초부터 지금까지의 코로나 시대의 점심 면식을 복기해보겠습니다.


추천할만한 집은 위치도 함께 올리겠습니다.



S__11214870.jpg 분식집 열무냉면

딱히 권할만한 집은 아닙니다만 사진이 있어 올립니다.

자취집 근처 분식집에서 초봄에 열무 냉면을 먹었습니다. 시판 육수에 열무와 오이 고명을 올린 공산품 맛이었지만, 분식 냉면은 또 그 분식 냉면만의 정취(?)가 있기 때문에 맛있게 완냉했습니다.



S__11214872.jpg 카레 우동. 파, 마늘 후레이크 많이, 거기에 치즈 추가

역시 집 근처에서 먹었던 아비꼬 카레 우동입니다.

여느 체인 맛 하고 다를 바 없습니다. 토핑 없이도 먹을만한 맛이라서 보통은 무료 토핑인 파와 마늘 많이 추가만 해서 먹곤 하는데, 저 날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치즈를 추가했네요. (왜지?)

다시 먹는다면 치즈 없이 먹으렵니다.



S__11214874.jpg 동경 규동의 돈카츠 김치나베우동


이 메뉴는 다른 포스팅에서도 밝혔듯이 저의 소울 푸드이기 때문에 어딜 가든 메뉴판에 이게 있다면 무조건 먹습니다.

다른 거 다 필요 없어.

돈카츠 김치나베우동이 있다면 무조건 그것을 먹어야 하는 것이다.

MSG 뒷맛 듬뿍, 칼칼한 매운맛, 풍부한 지방, 고탄수화물, 두툼한 고기고기, 찐한 염도까지 아무튼 몸에 안 좋은 것이 모두 모여 한 그릇 냄비 속에서 대환장 파티를 벌이는, 그야말로 스트레스 해소 면식의 대명사.

갤러리에 이 집 사진이 많은 걸 보니 점심때 빡쳐서 자주 나가서 먹었던 것 같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추천드립니다.

체인점이기 때문에 어딜 가셔도 맛은 비슷하겠습니다.



S__11214875.jpg 서현 소담 칼국수의 김치 수제비


오랜만에 회사에 나갔을 때 야근용 저녁으로 한 그릇 뚝딱한 소담 칼국수의 김치수제비입니다.

서현의 맛집이기 때문에 점심에는 자리 잡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지만 저렴한 가격, 어마 무시한 양( n -1인분 시켜도 남음), 애피타이저로 보리밥 + 열무김치를 주는 넉넉한 인심 때문에 기회만 있다면 언제나 들르고 싶은 집입니다.

저 날은 무슨 호기로 저거 한 그릇을 혼자 다 먹었을까요? (세상에나 마상에나 미쳤어. 정말. 저게 양이 얼만데)

서현역에서 수제비, 칼국수 드시고 싶으실 때 추천드릴만한 집입니다.

들깨 수제비+ 바지락 or 김치 수제비/칼국수를 시켜 함께 나눠먹으면 다양한 맛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S__11214861.jpg 포메인 익스프레스의 매운 해물 쌀국수


회사 근처에 생긴 쌀국수 체인의 익스프레스 보급형 점포인데, 전좌석이 모두 바형 좌석으로 되어있음에도 가격은 엄청 비싸서 만족도가 별로였습니다. 국물은 라면 수프+청양 고춧가루 맛입니다.

딱히 추천드리고 싶지 않네요.



S__11214862.jpg 자오찬 해물 짬뽕


이날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점심시간에 빡이 쳐서는 자전거를 타고 혼자 자오챤까지 가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해물짬뽕을 먹고, 또 땀을 뻘뻘 흘리며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와 다시 일을 했었습니다.

뭔가 엄청 화가 났었는데 왜인지는 모르겠고, 화 때문인지 몰라도 짬뽕은 그저 그랬습니다.

해물짬뽕이 다른 가게 대비 중박은 합니다만, 역시 자오챤은 짜장면이 원탑.

자세한 짜장면 칭찬은 이전 포스팅에서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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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금옥의 추어탕. 그리고 같이 나오는 노오란 치자면


이걸 면류학 범주에 넣어야 하나 잠깐 고민했지만, 전설의 무교동 추어탕집 용금옥의 특징인 이 치자면을 면식에 넣지 않을 수도 없다고 생각해서 추가했습니다. 용금옥은 맛있는 녀석들에도 나온 아주 오래된 추어탕집인데 육개장스러운 걸쭉한 국물이라서 초심자도 부담 없이 추어탕에 접근할 수 있으니, 근처에 가시게 되면 한 번쯤 시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부글부글 뜨거운 뚝배기에 나오는 추어탕에 생 대파를 취향껏 듬뿍 올리고 같이 나오는 노란 치자면을 먼저 투하해서 후루룩 먹습니다. 딱히 면 맛에서 치자가 느껴지진 않지만 중면 굵기이기 때문에 입안을 가득 채우는 식감이 좋습니다.

용금옥은 큰집, 작은집이 있는데, 제가 간 집은 을지로입구역 무교동에 있는 큰집입니다.



이외에도 애정 하는 회사 인근 막국수집, 집에서 직접 해먹은 괴면식 등이 있는데, 그건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우리 외로운 식사를 하더라도 면에 대한 사랑은 잃지 말기로 해요.
코로나로 힘들어도 절대 굶지 말고 끼니는 잘 챙기기로 해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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